디아이동일,
오래된 섬유회사가 배터리 알루미늄박에 미래를 건다
by ReadingStock's Analyst
- 디아이동일은 섬유와 알루미늄, 플랜트를 함께 하는 회사인데, 지금은 배터리용 알루미늄박에 회사의 미래를 걸고 있어요.
- 2025년 매출은 6,014억원,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5억원으로 2012년 이후 14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어요.
- 영업현금흐름은 2025년 39억원으로 전년(386억원)의 10분의 1 수준까지 줄었지만, 자사주 매입은 오히려 248억원으로 늘며 최근 10년 중 가장 큰 주주환원을 기록했어요.
- 부채비율이 96.9%까지 오르고 유동비율은 74.1%로 100%를 밑돌아, 재무 여유가 예전만큼 넉넉하지 않아요.
- 오늘 기준 PSR은 0.85배, PBR은 0.99배로, 지금 주가는 순자산 수준의 값만 쳐주고 있을 뿐 아직 회복 기대를 크게 얹어주지는 않은 모습이에요.
1. 디아이동일, 무엇으로 돈을 버나요?
디아이동일은 원래 재봉실과 면사를 만들던 섬유회사예요. 지금도 매출의 46% 정도는 면사, 혼방사, 편직물 같은 섬유소재에서 나와요. 그런데 이 회사를 한 문장으로 설명하려면 섬유만 봐서는 안 돼요. 매출의 42% 정도는 2차전지 배터리에 들어가는 알루미늄박과 에어컨용 열교환기 같은 알루미늄 제품에서 나오고, 나머지 8% 정도는 기체여과기와 환경오염방지시설을 만드는 플랜트 사업, 그리고 가구와 화장품을 파는 작은 사업들이 채우고 있어요.
이 중에서 지금 회사가 힘을 싣고 있는 축은 알루미늄, 그중에서도 배터리용 알루미늄박이에요. 배터리 양극재를 감싸는 이 얇은 금속박을 디아이동일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라는 국내 배터리 3사에 모두 납품하고 있어요. 원래는 동일알루미늄이라는 별도로 상장된 자회사가 이 사업을 맡고 있었는데, 2025년 8월에 디아이동일이 이 자회사를 흡수합병하면서 알루미늄박을 회사의 몸통에 직접 붙였어요.
그러니까 디아이동일은 오래된 섬유회사의 몸에 배터리 소재회사의 심장을 이식하는 중인 회사라고 볼 수 있어요. 겉모습은 여전히 섬유부터 가구, 화장품까지 파는 종합상사처럼 보이지만, 회사가 미래를 걸고 있는 건 명확히 배터리용 알루미늄박 하나예요.
2. 실적, 그래서 얼마나 잘 벌고 있나요?
매출 · 영업이익
2025년 디아이동일의 매출은 6,014억원으로 전년보다 7.7% 줄었어요.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5억원, 순이익은 마이너스 100억원을 내면서 2012년 이후 14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어요.
이 적자는 한 가지 이유가 아니라 세 가지가 동시에 겹친 결과예요. 첫째, 동일알루미늄을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취득세 같은 명목으로 20억에서 30억원 정도가 일회성 비용으로 잡혔어요. 둘째, 섬유소재 사업의 핵심 수출 시장인 유럽 수요가 부진했고, 여기에 미국 관세와 중국산 저가 제품까지 겹치면서 판매량이 줄었어요. 베트남 법인은 물량이 줄어도 공장 돌리는 고정비는 그대로라 손실이 더 커졌고요. 셋째, 플랜트·환경 사업 매출이 246억원으로 전년보다 51.2%나 줄면서 이 사업까지 적자로 돌아섰어요.
반대로 알루미늄 사업은 선방했어요. 매출 2,262억원에 영업이익 47억원을 내면서, 전년(100억원)보다는 줄었어도 흑자는 지켰거든요. 그러니까 2025년 적자는 회사가 미래를 걸고 있는 알루미늄박 사업이 무너져서가 아니라, 섬유와 플랜트라는 다른 두 사업이 동시에 흔들렸고 여기에 합병 비용까지 겹친 결과라고 보는 게 맞아요.
매출총이익률 · 영업이익률 · 순이익률
매출총이익률은 2025년 9.9%로, 2019년 26.5%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까지 낮아졌어요. 섬유·알루미늄 도소매·제조업 비중이 커지면서 원래도 마진이 얇아지는 흐름이었는데, 2025년엔 섬유 판매량 감소로 고정비를 나눌 매출 자체가 줄면서 마진이 한 번 더 눌렸어요.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마이너스 0.3%, 마이너스 1.7%로 매출총이익률보다 더 깊게 내려갔는데, 이건 합병 일회성 비용과 플랜트 부문 손실이 영업이익 아래 단계에서 추가로 반영된 영향이에요.
가장 최근 4개 분기(2026년 1분기 기준)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0.4%, 순이익률은 마이너스 0.93%로, 여전히 적자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ROE (자기자본이익률)
ROE는 2025년 마이너스 1.9%예요. 2022년만 해도 9.3%였던 걸 생각하면 짧은 시간에 크게 꺾인 셈이에요. 디아이동일은 부채비율이 낮지 않은 회사라, 이익이 흔들리면 ROE도 함께 크게 흔들리는 편이에요. 이익이 늘어날 땐 ROE가 빠르게 좋아지지만, 반대로 지금처럼 이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ROE도 그만큼 빠르게 나빠지는 구조라고 보면 돼요.
3. 현금흐름,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요?
영업현금흐름 · FCF
디아이동일이 2025년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은 39억원으로, 전년(386억원)의 10분의 1 수준까지 쪼그라들었어요. 매출이 줄면서 재고와 매출채권 같은 운전자본이 예년만큼 원활하게 현금으로 돌아오지 못한 영향이 커요.
여기에 청주 알루미늄박 공장 증설처럼 큰돈이 들어가는 투자까지 겹치면서, 2025년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로 돌아섰어요. 벌어들이는 현금은 줄었는데 써야 할 투자금은 늘어난 시기라, 지금은 곳간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국면이라고 보면 돼요.
다만 이 투자가 헛되이 쓰이는 돈은 아니라는 점은 짚어야 해요. 배터리 알루미늄박 생산라인을 늘리는 투자가 끝나고 나면, 그 라인에서 나오는 매출이 다시 현금으로 돌아와야 하는 구조거든요. 지금의 현금 압박이 일시적인 투자 국면인지, 아니면 더 오래갈 문제인지는 이 투자가 매출로 이어지는 속도에 달려 있어요.
4. 배당과 투자, 번 돈을 어디에 쓰나요?
디아이동일의 배당금은 2018년 215억원을 정점으로 오히려 줄어서, 2025년엔 50억원 안팎에서 유지되고 있어요. 대신 최근 몇 년은 자사주 매입 쪽에 힘이 실렸어요. 2023년 84억원, 2024년 106억원, 2025년 248억원으로 자사주 매입 규모가 해마다 커졌고, 그 결과 2025년 전체 환원 규모(배당과 자사주를 합친 금액)는 298억원으로 최근 10년 중 가장 컸어요.
영업이 적자를 낸 해에 오히려 주주환원 규모가 가장 컸다는 게 흥미로운 대목이에요. 회사는 최근 3년에 걸쳐 약 3,1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자사주를 사서 아예 없애버리면 남은 주주들이 나눠 가질 몫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어요. 동일알루미늄을 흡수합병하면서 새로 주식이 발행돼 늘어난 주식 수를, 이 소각 프로그램으로 상쇄하려는 성격도 있어 보여요. 즉 디아이동일은 지금 벌어들이는 이익보다는, 합병이라는 큰 이벤트를 치르면서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옅어지지 않도록 지키는 데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걸로 보여요.
5.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디아이동일은 LFP, 나트륨이온, 전고체처럼 다음 세대 배터리에 필요한 카본코팅 알루미늄박 사업에 새로 뛰어들면서, 약 1,100억원을 투자해 청주공장 생산라인을 5개에서 8개로 늘리는 증설을 진행하고 있어요. 이 증설이 끝나면 생산능력이 지금보다 60%가량 늘어날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어요.
전기차 수요가 주춤한 캐즘 구간이라는 게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긴 하지만, 배터리 업체들이 원가와 안전성을 잡으려고 LFP나 나트륨 같은 대안 화학으로 옮겨가는 흐름은 이미 시작됐어요. 그 흐름에 필요한 코팅 소재를 먼저 준비해두면, 다음 배터리 기술 사이클에서 물량을 받을 유리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게 회사의 판단으로 보여요. 다만 지금 알루미늄박 매출은 회사 전체 매출의 3분의 1 남짓이고, 이번 투자가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건 청주 라인이 본격적으로 돌아간 다음의 일이에요.
플랜트·환경 자회사들은 반도체 후공정에 쓰이는 기체여과기 등을 만드는데, 반도체 업황이 좋아지면 이 사업도 함께 수혜를 볼 여지가 있다는 시각도 있어요. 다음에 확인하면 좋을 것 3가지는 이래요.
- 청주 알루미늄박 신공장 증설이 계획대로 완공돼 매출로 이어지는지
- 섬유소재 부문의 유럽 수요와 베트남 법인 손실이 회복되는지
- 알루미늄박 사업이 실제로 회사 전체 이익을 흑자로 돌려세우는 시점이 언제인지
6. 조심해서 봐야 할 점은요?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건 재무 부담이에요. 디아이동일의 부채비율은 2025년 96.9%로 최근 10년 평균(75.3%)보다 훌쩍 높아졌고, 유동비율은 74.1%로 100%를 밑돌아요. 1년 안에 갚아야 할 빚이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보다 많다는 뜻이라, 예전만큼 여유 있는 자금 상황은 아니에요. 합병으로 자회사 부채가 그대로 들어오고 대규모 투자까지 겹친 결과인데, 알루미늄박 매출이 계획대로 늘지 않으면 이 부담이 예상보다 오래갈 수 있어요.
두 번째는 실적 자체의 변동성이에요. 최근 11년 동안 영업이익률이 최고 6.0%에서 최저 0.9%까지, 5.1%포인트 넘게 오르내렸어요. 섬유·알루미늄·플랜트라는 성격이 전혀 다른 세 사업을 한 회사가 데리고 있다 보니, 어느 한 사업이 흔들려도 전체 실적이 함께 출렁이는 구조예요. 실제로 2025년 재고자산은 전년보다 3.87% 늘었는데 매출채권은 5.15% 줄었어요. 팔리는 속도보다 재고가 더 빨리 쌓이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 다음 분기 재고 흐름도 눈여겨볼 만해요.
세 번째는 섬유소재 부문의 구조적 어려움이에요. 미국 관세정책과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 여기에 고금리에 따른 소비 위축까지 겹치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한 수요가 눌려 있어요. 이게 일시적인 부진인지, 앞으로도 계속될 구조적인 문제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해요. 알루미늄 부문도 전기차 수요 둔화라는 업황 변수와 미국 관세 이슈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은 함께 감안해야 해요.
7. 디아이동일 주가, 지금 비싼 걸까요?
디아이동일은 2025년에 순손실을 낸 회사라, PER(주가가 순이익의 몇 배인지)로 지금 주가를 가늠하기는 어려워요. 그래서 매출이나 순자산에 비해 주가가 어느 수준인지를 보는 PSR과 PBR을 대신 봐야 해요.
오늘 종가 기준 디아이동일의 PSR(주가매출비율)은 0.85배예요. 회사가 1년에 버는 매출액과 시가총액이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는 뜻이에요.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99배로, 회사가 갖고 있는 순자산 가치와 지금 주가가 거의 같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어요.
이 두 숫자에는 지금 이익이 안 나는 회사를 시장이 어떻게 보고 있는지가 담겨 있어요. 순자산 가치만큼의 값은 쳐주지만, 그 이상의 프리미엄은 아직 얹어주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어요. 결국 지금 주가에 담긴 기대는 알루미늄박 사업이 투자를 마치고 이익을 회복해서, 지금의 적자가 일시적이었다는 걸 숫자로 증명해내느냐에 달려 있어요. 그 증명이 언제, 어떻게 이뤄지는지는 5번에서 짚은 확인거리들과 함께 지켜보는 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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