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비,
원자재 시세를 따라 울고 웃는 비료 처방전 회사
by ReadingStock's Analyst
- 조비는 원자재 시세와 농협 납품 조건이라는 외부 변수에 살림살이가 좌우되는, 비료업종 안에서도 몸집이 작은 회사예요.
- 2025년 매출은 997억원, 순이익은 20억원으로 3년째 줄어든 매출 속에서도 이익은 다시 흑자권으로 올라오는 중이에요.
- 최근 열두 달 기준 영업이익률은 5.69%, 부채비율은 125.35%로 최근 11년 평균(113.25%)보다 높아진 상태예요.
- 영업이익률이 최근 11년 새 8.02%에서 -4.87%까지 출렁였을 만큼 실적 변동성이 큰 게 가장 큰 리스크예요.
- 지금 주가는 PER 11.75배, PBR 0.88배 수준으로, 최근 나타난 이익 회복세가 이어질지에 대한 기대와 조심스러움이 함께 담겨 있어요.
1. 조비, 무엇으로 돈을 버나요?
혹시 동네에서 농사짓는 어르신이 비료 포대를 사 오는 모습을 본 적 있나요? 그 포대에 '단한번'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면, 그게 바로 조비가 만든 완효성비료예요. 완효성비료는 한 번 뿌리면 영양분이 천천히 오래 나오도록 만든 비료라서, 여러 번 나눠 뿌릴 필요 없이 한 번에 끝낼 수 있다는 뜻에서 이런 이름이 붙었어요. 조비는 이 제품을 비롯해 '단번에올코팅', '이편한S', '더존', '으뜸드론NK' 같은 브랜드로 약 280여개 품목의 복합비료를 만들어 파는 회사예요.
그런데 이 비료가 소비자한테 바로 팔리는 건 아니에요. 조비 매출의 상당 부분은 농협경제지주와 전국의 단위농협을 거쳐서 나가고, 나머지는 자체 대리점을 통해 팔려요. 그러니까 조비 입장에서 진짜 큰 손님은 논밭의 농민이 아니라 농협이라는 하나의 큰 유통 창구인 셈이에요. 이 창구를 통해 물량을 얼마나 확보하느냐, 그리고 단가를 얼마에 정하느냐가 조비의 살림살이를 크게 좌우해요.
조비가 다른 화학회사와 다른 점은, 원료 자체를 새로 발명하거나 정제하는 게 아니라 토양검정 결과를 바탕으로 작물과 땅에 맞게 배합을 다르게 짜주는 데 있어요. 두 차례의 산업합리화 조치를 거치며 지금 국내에는 비료 제조·판매업체가 8개 정도만 남아 있는데, 그 안에서 조비는 2025년 기준 약 9%의 시장점유율을 지키고 있어요. 다만 원료인 천연가스, 인광석, 염화칼리 대부분을 해외에서 사 와야 해서, 국내에서 만들어 국내에 파는 회사인데도 원가는 국제 원자재 시세에 그대로 연동돼요. 한마디로 조비는 논밭에 맞는 비료를 처방해주는 회사이면서, 동시에 원자재 시세와 농협이라는 유통 창구라는 두 개의 외부 변수에 살림살이가 크게 좌우되는 회사예요.
2. 실적, 그래서 얼마나 잘 벌고 있나요?
매출 · 영업이익
조비의 매출은 2020년 737억원에서 2022년 1,486억원까지 뛰었다가 2023년 1,147억원, 2024년 1,024억원, 2025년 997억원으로 3년째 줄었어요. 순이익은 더 크게 요동쳤어요. 2022년 86억원까지 벌었다가 2023년엔 90억원 적자로 뒤집혔고, 2024년 6억원, 2025년 20억원으로 다시 흑자권을 찾아가는 중이에요. 매출은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데 순이익은 바닥을 찍고 올라오는 모습이라, 지금 조비는 몸집은 줄어드는데 벌이는 회복되는 애매한 국면에 있다고 보면 돼요.
매출총이익률 · 영업이익률 · 순이익률
이 마진 구조를 더 들여다볼게요. 매출총이익률은 2020년 24.42%에서 2021년 20.81%, 2022년 19.04%까지 3년 내리 낮아졌어요. 그런데 정작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5.18%에서 3.64%, 8.02%로 오히려 2022년에 가장 좋았어요. 매출총이익률은 나빠지는데 영업이익률은 어떻게 좋아질 수 있었을까요. 그해 매출 자체가 737억원에서 1,486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기 때문이에요. 판관비 같은 고정비는 매출이 늘어난다고 그만큼 같이 늘지 않으니, 매출 규모가 커질수록 고정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가벼워지는 효과가 나요. 매출총이익률이 낮아지는 와중에도 몸집이 커진 덕에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개선된 거죠.
문제는 2023년이에요. 매출총이익률이 9.49%로 반토막 나면서 매출 자체도 1,486억원에서 1,147억원으로 줄었어요. 매출이 줄면 고정비를 나눠 낼 몸집 자체가 작아져 부담이 다시 무거워지고, 여기에 매출총이익률까지 급락하면서 영업이익률은 -4.87%, 순이익률은 -7.88%까지 주저앉았어요. 원자재값이 오를 때 판가 전가가 늦어 원가 부담을 그대로 떠안았거나, 비싸게 사둔 원료·재고를 처분하며 손실이 겹쳤을 가능성이 커 보여요. 이후 2024년 매출총이익률 20.7%, 2025년 21.04%로 다시 올라오면서 영업이익률도 3~5%대로 정상화됐어요. 가장 최근 열두 달(2026년 1분기 기준)로 보면 매출총이익률 21.84%, 영업이익률 5.69%, 순이익률 3.71%로 2025년 연간보다 한 단계 더 개선된 모습이에요.
ROE (자기자본이익률)
ROE도 같은 이야기의 연장선이에요. 2022년 14.05%까지 올랐다가 2023년 -17.28%로 뒤집히고, 2024년 1.22%, 2025년 3.61%(최근 열두 달 기준 7.49%)로 다시 올라오는 흐름이에요. 조비는 부채비율이 125%를 넘는 회사라 자기자본보다 빌린 돈이 더 큰데, 이런 구조에서는 이익이 늘면 ROE가 크게 뛰고 이익이 줄면 ROE도 크게 꺼지는 증폭 효과가 나타나요. 자기자본이 두꺼운 회사라면 한 해 이익이 출렁여도 ROE는 완만하게 움직이겠지만, 조비처럼 자기자본이 얇고 빚 비중이 큰 회사는 이익의 흔들림이 ROE에 그대로, 오히려 더 크게 전달돼요. 그러니 조비의 ROE는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라기보다는 원자재 가격과 판가 전가 타이밍이라는 업황 변수에 훨씬 크게 좌우된다고 보는 게 맞아요.
3. 현금흐름,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요?
장부에 적힌 이익과 통장에 실제로 들어오는 현금은 다른 이야기예요.
영업현금흐름 · FCF
조비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보면 2020년 82억원을 벌었다가 2021년 -80억원, 2022년 -137억원으로 두 해 연속 마이너스를 냈어요. 그런데 2021년과 2022년은 앞서 봤듯 매출이 가장 크게 늘던 시기예요. 매출이 늘면 그만큼 원재료를 더 사야 하고 재고도 더 쌓아둬야 하는데, 원자재값 자체가 뛰던 시기라 그 부담이 유독 컸을 거예요. 게다가 물건을 팔고 나서 실제로 대금을 받기까지 시차가 있는 매출채권도 매출이 커진 만큼 함께 불어났을 가능성이 커요. 장부에는 이익이 잡혀도 그 이익이 재고와 매출채권에 그대로 묶여서, 실제 손에 쥐는 현금은 오히려 줄어든 거예요.
2023년엔 반대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48억원으로 플러스를 냈어요. 그해는 손익계산서로는 90억원 적자를 낸 해인데도 현금은 오히려 들어온 거죠. 원자재 가격이 꺾이면서 재고를 다시 줄이고 매출채권도 회수하는 국면이었을 가능성이 커요. 2024년엔 다시 -5억원으로 소폭 마이너스를 냈다가, 2025년엔 40억원으로 회복됐어요. 이렇게 장부 이익과 현금이 자꾸 엇갈리는 건, 조비의 살림살이가 원자재 가격 국면에 따라 재고와 매출채권이라는 운전자본에 크게 휘둘리는 구조이기 때문이에요. 참고로 설비투자 규모를 따로 뗀 잉여현금흐름 수치는 이번 자료에서 따로 확인되지 않아서, 여기서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기준으로 판단했어요.
지금 조비가 쥐고 있는 현금 체력은 그렇게 두툼한 편이 아니에요. 2025년 영업활동현금흐름 40억원 정도로는 큰 재투자나 주주환원을 동시에 감당하기보다는, 원자재값이 다시 뛰거나 판매가 부진해지는 시기를 버티는 데 우선 쓰일 가능성이 커요. 현금이 넉넉하게 쌓이는 회사는 그 돈으로 설비를 늘리거나 주주에게 돌려주거나 불황을 여유 있게 버틸 수 있는데, 조비는 아직 그 정도 여력을 확인하기는 이른 단계라고 보는 게 맞아요.
4. 배당과 투자, 번 돈을 어디에 쓰나요?
조비는 최근 사업연도의 현금흐름표를 봐도 배당금 지급이나 자기주식 취득 내역이 나타나지 않아요. 쉽게 말해 최근 몇 년간 배당도, 자사주매입도 하지 않았다는 뜻이에요. 그럼 번 돈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앞서 본 것처럼 원자재값이 뛰던 시기엔 재고와 매출채권을 늘리는 데 현금이 묶였고, 지금도 부채비율이 125%를 넘는 상태라 빌린 돈을 관리하는 데 우선순위가 가 있는 것으로 보여요.
이건 조비가 유독 인색해서라기보다, 이익 자체가 원자재 사이클을 따라 몇 년에 한 번씩 크게 흔들리는 업종 특성과 맞닿아 있어요. 2023년처럼 9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낼 수 있는 회사가 배당을 정례화하면, 잘 버는 해에 배당을 늘렸다가 적자가 나는 해에 다시 줄이거나 끊어야 하는 부담이 생겨요. 배당을 약속하는 순간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압박이 생기는데, 조비처럼 실적 기복이 큰 회사에는 오히려 부담스러운 선택일 수 있어요. 그래서 배당이라는 확정된 약속보다는, 이익이 나는 해엔 재고와 차입금 관리에 쓰고 이익이 나쁜 해엔 그마저도 버티는 데 쓰는 유연한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요.
앞으로 조비가 주주환원 쪽으로 방향을 튼다면, 그건 원자재 가격이 몇 년째 안정되고 이익이 꾸준히 흑자를 내면서 부채비율이 지금보다 낮아지는 시점에 나타날 신호일 거예요. 지금 단계에서는 조비를 배당이나 자사주매입을 기대하고 보는 회사보다는, 벌어들인 돈 대부분을 사업 안에서 순환시키는 회사로 보는 게 더 정확해요.
5.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농사짓는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어요. 예전에는 그냥 많이 뿌려서 수확량을 늘리는 증산 농업이 대세였다면, 요즘은 필요한 만큼만 정밀하게 주는 정밀농업, 그리고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스마트농업으로 옮겨가는 중이에요. 이 흐름에서 일반 무기질비료 수요는 점점 줄어들고, 토양검정을 거쳐 작물에 맞게 처방하는 완효성비료 같은 기능성비료 수요는 늘어나는 추세예요. 조비는 이 변화에 맞춰 수익성이 낮은 범용 제품 비중을 줄이고, 맞춤형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제품 구성을 조정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요.
실제로 최근 분위기를 보면 반등 조짐도 보여요. 2026년 1분기 비료사업 매출은 약 436억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약 253억원)보다 크게 늘었어요. 3년 내리 줄어들던 연간 매출 흐름과는 결이 다른 신호죠. 다만 비료는 봄과 여름 농사철에 수요가 몰리는 계절 업종이라, 분기 하나만 보고 연간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단정하기는 일러요. 성수기 판매가 끝난 뒤 나머지 분기 실적이 어떻게 나오는지까지 지켜봐야 그림이 완성돼요.
조비의 앞날은 결국 회사가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운 두 가지 변수에 크게 달려 있어요. 하나는 천연가스, 인광석, 염화칼리 같은 수입 원자재 가격이고, 다른 하나는 농협이라는 큰 유통 창구를 통한 납품 단가와 물량이에요. 제품 구성을 고부가가치 쪽으로 옮기는 시도가 자리를 잡으면 이 외부 변수에 대한 의존도를 조금씩 낮출 여지는 있지만, 아직은 그 성과가 숫자로 뚜렷하게 확인되는 단계는 아니에요.
다음에 확인하면 좋을 것 3가지
- 천연가스, 인광석, 염화칼리 등 수입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이어가는지
- 농협 납품 계약의 단가와 물량 조건이 조비에 우호적으로 유지되는지
- 완효성비료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가 실제 매출·마진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6. 조심해서 봐야 할 점은요?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건 실적 자체의 변동성이에요. 최근 11년간 영업이익률이 가장 좋았을 때는 8.02%, 가장 나빴을 때는 -4.87%로 그 차이가 12.89%포인트나 벌어져요. 어느 해는 남들 부러워할 만큼 벌고, 어느 해는 적자를 내는 진폭이 크다는 뜻이에요. 이런 변동성은 조비가 사업을 못해서라기보다 원자재값이라는 외부 변수에 실적이 그대로 실리는 업종 구조 때문이지만, 뒤집어 보면 조비 스스로 이 진폭을 줄일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뜻이기도 해요.
두 번째는 재무 여유가 줄어드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에요. 부채비율이 125.35%로, 최근 11년 평균인 113.25%보다도 더 높아진 상태예요. 원래도 빚이 자기자본보다 많은 회사였는데 그 격차가 최근 들어 더 벌어지고 있는 거예요. 여기에 이자보상배율까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서, 앞으로 금리가 오르거나 다시 적자 국면이 오면 이자 갚기가 예전보다 더 빠듯해질 수 있어요.
세 번째는 재고와 매출채권 쪽이에요. 최근 1년 사이 재고자산은 2.96%, 매출채권은 6.72% 늘었어요. 언뜻 보면 크지 않은 증가율 같지만, 매출 자체가 3년째 줄어드는 와중에 재고와 매출채권이 늘고 있다는 게 마음에 걸리는 조합이에요. 매출은 주는데 창고에 쌓인 물건이나 못 받은 돈이 늘어난다면, 그만큼 현금이 묶여 있다는 뜻이거든요.
마지막으로 솔직하게 짚어야 할 건, 조비의 매출 상당 부분이 농협이라는 하나의 유통 창구에 쏠려 있다는 점이에요. 큰 유통망을 확보했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그 창구의 협상 조건이나 계약 방식이 바뀌면 실적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위험이기도 해요. 비료판매 자유화 이후 농협 납품을 둘러싼 입찰경쟁이 과열되면서 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고 회사 스스로도 밝히고 있는 점도, 조비가 처한 상황이 결코 여유롭지만은 않다는 걸 보여줘요.
7. 조비 주가, 지금 비싼 걸까요?
PER(주가수익비율)은 지금 주가가 그 회사 1년 이익의 몇 배인지를 보여주는 숫자예요. 쉽게 말해 지금 가격에 회사를 통째로 사서 그 회사가 버는 이익만으로 원금을 회수하는 데 몇 년이 걸리는지를 나타내는 셈이에요. 2026년 8월 7일 종가 9,900원 기준으로 조비의 PER은 11.75배예요. 지금 이익 수준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원금을 회수하는 데 대략 12년 가까이 걸린다는 뜻이죠.
그런데 조비처럼 이익이 해마다 크게 출렁이는 회사는 이 숫자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조심스러워요. 2025년 결산 기준 PER은 31.0배였고, 최근 열두 달(2026년 1분기 기준) 이익으로 계산한 PER은 18.8배예요. 같은 회사인데 어느 시점 이익을 쓰느냐에 따라 PER이 11.75배부터 31.0배까지 왔다갔다 하는 거예요. 이익이 늘어나는 국면에서는 분모가 커지니 PER이 낮아 보이고, 이익이 줄어드는 국면에서는 반대로 높아 보이는 착시가 생겨요. 그러니 지금 PER이 낮다고 해서 무조건 싸다고 보기보다는, 최근 이익 회복세가 앞으로도 이어질지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담겨 있는지로 이해하는 게 더 정확해요.
PER 추이 (최근 3년)
PBR(주가순자산비율)로 보면 지금 주가는 자기자본 대비 0.88배예요. 1배보다 낮다는 건 지금 시장이 매기는 회사 가격이 장부상 자기자본보다 낮다는 뜻이에요. 다만 조비는 부채비율이 125%가 넘고 이익 변동성도 큰 회사라, PBR이 1배 아래에 있는 것도 그런 불확실성이 가격에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어요. 매출 대비로 보는 PSR은 0.44배로, 매출 1만원어치를 만드는 회사를 4,400원에 사는 셈이에요. 결국 지금 조비 주가에는 원자재 가격이 계속 안정되고 최근 나타난 이익 회복세가 이어질 거라는 기대와, 동시에 실적이 다시 출렁일 수 있다는 조심스러움이 함께 담겨 있다고 보는 게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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