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방전지,
자동차 시동전지에서 리튬배터리로 몸집을 넓히는 회사
by ReadingStock's Analyst
- 세방전지는 로케트 배터리로 익숙한 자동차 시동전지 1위 회사인데, 그 안정적인 몸집 위에 세방리튬배터리라는 새로운 리튬배터리 엔진을 얹고 있는 회사예요.
- 2025년 매출은 2조 1,421억원까지 늘었지만 2026년 1분기엔 원자재값 부담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4.2퍼센트 줄어드는 등 이익은 원자재 사이클을 따라 출렁이는 편이에요.
- 세방리튬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북미 전력망용 ESS 배터리모듈을 2028년까지 누적 1조 8,000억원 규모로 공급하기로 했는데, 2025년 ESS 매출은 167억원으로 아직 전체 매출의 1퍼센트도 안 되는 걸음마 단계예요.
- 가장 걸리는 부분은 이익이 연에 원자재 가격과 환율에 크게 휘둘린다는 점과, 북미 ESS라는 큰 그림이 실제 매출로 잡히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점이에요.
- 오늘 종가 기준 PER은 5.59배, PBR은 0.43배로 최근 몇 년 평균보다 낮은 자리인데, 이 가격에는 안정적인 본업과 아직 증명되지 않은 리튬배터리 신사업에 대한 기대가 함께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어요.
1. 세방전지, 무엇으로 돈을 버나요?
자동차 배터리가 방전됐을 때 카센터나 정비소에서 흔히 만나는 이름이 로케트 배터리예요. 이 브랜드를 만드는 회사가 세방전지인데, 1952년부터 납을 원재료로 자동차용·산업용·이륜용 납축전지를 만들어온 회사고, 국내 납축전지 시장에서 약 39.6퍼센트로 1위를 지키고 있어요. 아트라스, 델코, 성우오토 같은 경쟁사들이 있지만 이 자리를 오래 지켜온 거예요.
세방전지의 매출 구조를 보면 아직은 이 익숙한 납축전지가 절대적이에요. 2026년 1분기 기준 매출의 86퍼센트가 납축전지부문에서 나오고, 나머지 14퍼센트가 자회사 세방리튬배터리가 맡은 EV전지부문 몫이에요. 세방리튬배터리는 원래 전기차·전기트럭용 배터리모듈과 자동차 보조배터리팩을 만들어 완성차업체에 납품하던 곳인데, 최근에는 미국에서 전력망용 ESS(에너지저장장치) 배터리모듈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어요. 그래서 세방전지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완성차업체에 납품하는 안정적인 시동전지 사업을 본업으로 두고, 그 위에 리튬배터리라는 새 엔진을 얹고 있는 회사라고 볼 수 있어요.
여기서 짚고 갈 점이 있어요. 세방전지는 같은 배터리 회사로 묶이지만 LG에너지솔루션이나 삼성SDI처럼 리튬이온 배터리 셀 자체를 만드는 회사는 아니에요. 셀을 직접 만드는 게 아니라 완성차향 시동전지와, 외부에서 셀을 공급받아 조립하는 배터리모듈 사업을 하는 회사거든요. 이 차이는 뒤에서 수익성을 볼 때 중요한 실마리가 돼요. 완성차업체에 납품하는 B2B 구조인 만큼 판매량은 완성차 판매·교체 수요에 연동돼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대신, 원가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납 가격을 마음대로 가격에 얹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두면 좋아요.
2. 실적, 그래서 얼마나 잘 벌고 있나요?
매출 · 영업이익
세방전지의 2025년 매출은 2조 1,421억원으로, 최근 몇 년 사이 꾸준히 늘어온 흐름의 연장선이에요. 다만 2026년 1분기로 넘어오면 분위기가 조금 달라져요. 매출은 5,254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거의 비슷했는데, 영업이익은 33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4.2퍼센트나 줄었어요. 매출은 그대로인데 이익만 크게 빠졌다는 건, 매출을 만드는 힘과 이익을 만드는 힘이 서로 다른 요인에 좌우된다는 뜻이에요.
매출총이익률 · 영업이익률 · 순이익률
2025년 매출총이익률은 15.66퍼센트, 영업이익률은 7.18퍼센트, 순이익률은 6.6퍼센트예요. 최근 4개 분기(2026년 1분기 포함) 기준으로 보면 영업이익률이 6.37퍼센트로 조금 더 낮아진 상태고요. 마진이 이렇게 오르내리는 이유는 한 가지가 아니에요. 첫째는 원가 구조예요. 납축전지의 핵심 원재료인 연은 국제 시세(LME)와 환율에 따라 값이 출렁이는데, 완성차업체에 납품하는 구조라 원재료값이 오른다고 곧바로 판가에 반영하기가 쉽지 않아요. 실제로 영업이익률은 원자재 부담이 컸던 2022년 5.5퍼센트까지 내려갔다가, 부담이 덜했던 2024년엔 9년 평균(7.89퍼센트)을 웃도는 수준까지 회복했어요. 둘째는 이제 막 커지고 있는 EV전지부문의 존재예요. 세방리튬배터리가 아직은 매출 비중이 크지 않은 신사업 단계라, 이 사업의 손익이 본업의 마진 흐름 위에 얹혀 함께 움직이고 있는 셈이에요.
ROE (자기자본이익률)
ROE는 이 마진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요. 원자재 부담이 컸던 2022년엔 ROE가 3.43퍼센트까지 내려갔다가, 마진이 회복된 2024년엔 최근 9년 최고 수준까지 올라갔고, 2025년은 8.51퍼센트로 다시 내려온 상태예요. ROE는 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이라 분자인 이익이 흔들리면 ROE도 함께 흔들리는데, 세방전지는 부채비율이 34.89퍼센트로 낮고 자기자본이 두꺼운 회사라 그 흔들림이 완만하게 눌리는 편이에요. 빚을 크게 쓰지 않는 회사는 이익이 늘어도 ROE가 급하게 튀지 않고, 반대로 이익이 줄어도 완만하게만 내려간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세방전지의 ROE를 가장 크게 좌우하는 건 자본구조가 아니라 원자재 사이클에 따른 이익의 크기라고 볼 수 있어요.
3. 현금흐름,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요?
장부상 이익과 실제로 손에 쥐는 현금은 다르게 움직일 수 있어요. 2025년 세방전지의 영업활동으로 들어온 현금(영업현금흐름)은 매출 대비 7.34퍼센트 수준이었는데, 이건 감가상각처럼 실제 돈이 나가지 않는 비용이 순이익에서는 빠졌다가 현금흐름에서는 다시 더해지기 때문에 순이익과는 조금 다르게 잡히는 숫자예요.
영업현금흐름 · FCF
영업현금흐름률(매출 대비 영업현금흐름)은 최근 9년 평균이 7.83퍼센트인데, 2021년엔 0.86퍼센트까지 뚝 떨어졌던 해도 있었고 2020년엔 14.78퍼센트까지 두툼했던 해도 있었어요. 이렇게 해마다 편차가 큰 건 매출채권이나 재고 같은 운전자본이 어떻게 움직였는지에 따라 순이익과 실제 현금 사이의 간격이 달라지기 때문이에요. 2025년은 7.34퍼센트로, 9년 평균과 비슷한 자리로 돌아온 해였어요.
이렇게 본업에서 꾸준히 현금을 만들어낸다는 건 세방전지에게 중요한 힘이에요. 지금 세방리튬배터리가 벌이는 북미 ESS 사업처럼 큰돈이 들어가는 투자를 할 때, 본업이 매년 벌어들이는 현금이 두둑하면 그만큼 외부 자금에 덜 의존하고도 신사업을 뒷받침할 여력이 생기거든요. 반대로 이 현금흐름이 흔들리는 해라면 신사업 투자와 기존 주주환원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고요. 그래서 이 영업현금흐름이 앞으로도 꾸준히 유지되는지가, 다음에 볼 자본배분의 여유를 가늠하는 실마리가 돼요.
4. 배당과 투자, 번 돈을 어디에 쓰나요?
세방전지의 배당수익률은 2025년 4.06퍼센트로, 그 전 몇 년간 1퍼센트대에 머물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높아졌어요(최근 4개 분기 기준으로도 4.29퍼센트). 배당 자체를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이 바뀐 데다, 주가가 낮아진 영향도 같이 반영된 숫자예요. 9년 평균 배당수익률이 1.1퍼센트였다는 걸 감안하면, 최근의 4퍼센트대는 상당히 이례적으로 높은 자리라고 볼 수 있어요.
동시에 세방전지는 큰돈을 새로운 사업에도 쏟고 있어요. 세방리튬배터리의 북미 ESS 사업에 필요한 설비투자가 총 1,500억원인데, 이 중 1,000억원을 유상증자로, 나머지 500억원을 차입 등으로 조달하기로 했어요. 빚을 늘리기보다 자본을 늘려서 감당하는 방식을 택한 거예요. 국내에서도 신규 고객사 확보에 맞춰 연 350억원 규모로 배터리모듈 생산 설비를 늘리고 있고요. 배당을 후하게 늘리면서 동시에 유상증자까지 동원해 신사업에 투자하는 두 가지를 같이 하는 셈인데, 이게 가능한 건 본업인 납축전지 사업이 매년 안정적으로 현금을 벌어주기 때문이에요. 다만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 지분을 희석시키는 카드라는 점도 함께 알아두면 좋아요.
5.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세방전지가 그리는 가장 큰 그림은 세방리튬배터리를 통한 북미 ESS 시장 진출이에요. 데이터센터와 AI 전력 수요가 늘면서 미국에서 전력망을 뒷받침할 대규모 ESS 수요가 커지고 있는데, 세방리튬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미국 오하이오주에 현지법인을 세워 LG에너지솔루션의 전력망용 ESS 제품에 들어가는 배터리모듈을 공급하기로 했어요. 계약 규모는 2028년까지 누적 1조 8,000억원이에요. 2026년 8월까지 설비 발주와 인력 확보, 인증 절차를 마치고 3분기에는 파일럿 생산과 고객사 테스트, 4분기에 첫 양산을 시작하는 일정이고, 양산이 안정화되는 2027년부터는 연 8,0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어요.
다만 지금 시점에서 이 그림은 아직 계획 단계에 가까워요. 2025년 한 해 ESS 관련 매출은 167억원으로 그해 전체 매출(2조 1,421억원)의 1퍼센트에도 못 미쳤거든요. 첫 매출이 2026년 4분기부터 잡히기 시작하고, 회사가 기대하는 연 8,000억원 규모는 2027년 이후에나 확인할 수 있는 목표예요. 본업인 납축전지 사업은 완성차 시장 성장에 맞춰 완만하게 움직이는 만큼, 세방전지의 다음 성장은 결국 이 북미 ESS 사업이 계획대로 굴러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어요.
다음에 확인하면 좋을 것 3가지를 꼽아보면, 첫째 2026년 4분기 북미 ESS 사업에서 실제로 첫 매출이 잡히는지, 둘째 2027년 이후 ESS 매출이 회사가 밝힌 규모에 가깝게 커지는지, 셋째 원자재인 연 가격과 환율이 안정되면서 본업의 영업이익률이 다시 회복되는지를 지켜보면 좋아요.
6. 조심해서 봐야 할 점은요?
가장 먼저 짚을 건 이익의 원자재 민감도예요. 세방전지의 영업이익률은 최근 9년 동안 5.5퍼센트에서 9.97퍼센트 사이를 오갔는데, 2026년 1분기에도 매출은 그대로인데 영업이익만 34.2퍼센트 줄어든 걸 보면 원자재 가격과 환율이라는, 회사가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변수에 이익이 크게 흔들린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두 번째는 매출채권이 최근 5.56퍼센트 늘어난 점이에요. 매출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늘어난 것일 수도 있지만, 대금 회수가 예전만큼 원활하지 않아졌다는 신호일 수도 있어서 다음 분기에도 이 흐름이 이어지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요. 세 번째는 앞서 짚었던 북미 ESS 사업의 초기 단계라는 점이에요. 1조 8,000억원이라는 계약 규모는 크지만 아직 파일럿 생산도 시작 전이라, 설비 가동이 계획대로 진행되는지, 고객사 테스트를 무사히 통과하는지 같은 실행 리스크가 남아 있어요. 신사업이 계획보다 늦어지거나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도 솔직하게 열어둬야 해요. 네 번째는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이 신사업에 투입되는 동안 기존 주주 지분이 희석된다는 점인데, 이 부담이 얼마나 클지는 증자 규모와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7. 세방전지 주가, 지금 비싼 걸까요?
PER 추이 (최근 3년)
PER은 지금 주가가 그 회사가 1년 동안 버는 이익의 몇 배인지를 보여주는 숫자예요. 지금 이익을 그대로 모아 원금을 회수하는 데 몇 년이 걸리는지를 나타내는 셈이죠. 2026년 8월4일 종가 기준으로 세방전지의 PER은 5.59배예요. 세방전지처럼 이익이 원자재 사이클에 따라 출렁이는 회사는 PER을 볼 때 착시를 조심해야 해요. 이익이 크게 늘었던 해엔 PER이 낮아 보이고, 이익이 줄어드는 해엔 PER이 높아 보이는 식으로, 분모인 이익 자체가 흔들리기 때문이에요. 최근 9년 평균 PER이 8.76배였다는 걸 감안하면, 지금 5.59배는 그보다 낮은 자리예요.
PBR은 오늘 종가 기준 0.43배로, 9년 평균(0.64배)보다 낮은 수준이에요. 회사가 갖고 있는 자산 가치보다도 낮게 거래되고 있다는 뜻인데, 이 몸값에는 두 가지 시선이 함께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안정적으로 현금을 벌어주는 납축전지 본업에 대한 평가와, 아직 매출로 증명되지 않은 북미 ESS 신사업에 대한 조심스러운 시선이 같이 반영된 값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 신사업이 5번에서 짚은 확인 포인트들대로 흘러가는지를 지켜보면서, 이 가격에 어떤 기대가 담겨 있는지 판단해볼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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