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다운턴에도 씨를 뿌려온 배터리회사
by ReadingStock's Analyst
- 삼성SDI는 전기차용 배터리와 ESS용 배터리,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까지 함께 만드는 회사인데, 2023년부터 이어진 전기차 수요 둔화로 다운턴을 겪다가 2026년 2분기 영업이익 2,038억원을 내며 7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어요.
- 2025년 매출은 132,667억원, 영업손실 17,224억원, 순손실 5,849억원까지 떨어졌지만, 2026년 1분기 매출이 3조 5,76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6% 늘며 반등의 신호가 먼저 잡혔어요.
- 2025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7,924억원으로 순손실과 반대로 플러스를 유지했는데, 매출채권이 1년 새 23.84% 줄어든 게 현금 확보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여요.
- 부채비율이 79.28%(과거 평균 59.89%)로 높아지고 유동비율도 89.23%까지 낮아진 상태에서, GM 합작공장이나 46파이·전고체 배터리 같은 대규모 투자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조심해서 봐야 할 대목이에요.
- 오늘 종가 기준 PBR은 1.36배로 과거 평균(1.85배)보다는 낮은 수준인데, 이는 흑자전환이 이어질지에 대한 기대가 아직 완전히 반영되지는 않은 가격으로 볼 수 있어요.
1. 삼성SDI, 무엇으로 돈을 버나요?
삼성SDI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전기차 배터리예요. 실제로 매출의 94%가 리튬이온 2차전지를 만드는 에너지솔루션 사업에서 나오는데, 여기엔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뿐 아니라 전력저장장치(ESS)용 대형 배터리, 스마트폰이나 전동공구에 들어가는 소형 배터리까지 다 포함돼요. 그런데 나머지 6%는 의외로 반도체 소재와 디스플레이 소재를 만드는 전자재료 사업이에요. 배터리가 얼굴마담이라면, 전자재료는 조용히 살림을 보태는 쪽인 셈이에요.
배터리 사업이 특별한 건 돈 버는 방식이 아니라 돈 쓰는 타이밍이에요. 배터리는 공장 하나 짓는 데 조 단위가 들어가는 장치산업이라, 지금 캐파를 깔아둬야 나중에 수요가 몰릴 때 물량을 받을 수 있어요. 그런데 2023년부터 전기차 수요가 예상만큼 늘지 않는 이른바 캐즘이 닥치면서 업황이 꺾였고, 삼성SDI도 실적이 크게 흔들렸어요. 그럼에도 회사는 투자를 멈추지 않았는데, 그 결과가 2026년 들어 서서히 드러나고 있어요. 1분기 매출이 3조 5,76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6% 늘며 반등 조짐이 보이더니, 2분기엔 영업이익 2,038억원을 내며 7분기 만에 다시 흑자로 돌아섰어요. 회사 스스로도 하반기쯤 흑자전환을 예상했는데, 그보다 빨리 온 거예요.
정리하면 삼성SDI는 업황이 나쁠 때도 투자의 손을 놓지 않고, 다음 사이클이 왔을 때 그 씨앗을 거둬들이는 방식으로 사업을 해온 회사예요. 지금이 바로 그 씨앗이 조금씩 싹을 틔우기 시작하는 구간이라고 보면 돼요.
매출 · 영업이익
2. 실적, 그래서 얼마나 잘 벌고 있나요?
2025년 매출은 132,667억원, 영업손실은 17,224억원, 순손실은 5,849억원이었어요. 영업이익률로 보면 마이너스 12.98%까지 떨어진 거예요. 앞서 본 것처럼 캐파를 계속 늘리는 장치산업 특성상, 가동률이 떨어지면 고정비를 나눠 짊어질 물량이 줄어들면서 원가율이 확 튀어 올라요. 매출총이익률은 11.02%로 그나마 플러스인데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12.98%까지 내려가니, 두 지표 사이에 24퍼센트포인트 가까이 벌어진 셈이에요. 판매관리비와 고정비 부담이 그만큼 무겁게 걸렸다는 뜻이에요.
다만 순이익률(마이너스 4.41%)은 영업이익률보다 낙폭이 훨씬 작았어요. 영업에서는 크게 밀렸지만 영업외 손익에서 그 손실을 상당 부분 상쇄해준 결과로 보여요. 그리고 가장 최근 4개 분기(TTM) 기준으로 보면 매출총이익률 13.49%, 영업이익률 마이너스 10.57%, 순이익률 마이너스 2.29%로 세 지표 모두 2025년 결산치보다 나아졌어요. 여기에 2분기 흑자전환까지 더하면, 바닥을 찍고 올라오는 흐름이 숫자로도 확인되는 셈이에요.
사실 삼성SDI가 이런 큰 폭의 마진 하락을 처음 겪은 것도 아니에요. 최근 10여 년 사이 영업이익률이 가장 나빴던 해는 2016년으로 마이너스 17.81%까지 내려간 적이 있고, 가장 좋았던 2022년엔 8.98%까지 올라갔어요. 그 사이를 오르내리는 폭이 26.79퍼센트포인트에 달할 만큼, 원래도 업황을 크게 타는 사업이라는 뜻이에요. ROE도 비슷한 흐름이에요. 2022년 11.84%까지 올랐던 게 2025년엔 마이너스 2.48%로 주저앉았다가, TTM 기준으론 마이너스 1.26%로 조금씩 회복 중이에요.
매출총이익률 · 영업이익률 · 순이익률
ROE (자기자본이익률)
3. 현금흐름,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요?
장부와 통장이 엇갈린 해가 2025년이었어요. 순이익은 5,849억원 적자였는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오히려 7,924억원 플러스였거든요.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매출채권, 그러니까 아직 못 받은 외상값이 1년 사이 23.84%나 줄었는데, 이게 실제로 통장에 현금이 들어오는 효과를 냈어요. 재고자산은 1.98%로 거의 늘지 않았고요. 회계상 손실을 냈어도 자금 회수가 빨라지면서 현금 사정 자체는 오히려 나아진 거예요. 2024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376억원 마이너스였던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반전이에요.
다만 잉여현금흐름(FCF)까지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져요. FCF수익률은 마이너스 10.47%(2025년)로 여전히 마이너스예요. 영업에서 번 현금은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그보다 큰 규모의 설비투자가 계속 나가고 있어서 남는 돈은 아직 마이너스인 거예요. 이게 바로 삼성SDI가 지금 처한 상황이에요. 본업에서 현금을 버는 능력은 회복 중인데, 그 이상으로 미래에 돈을 쏟아붓고 있는 국면인 거죠. 이 현금과 별도로 조달한 자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는 4번에서 자세히 볼게요.
영업현금흐름 · FCF
4. 배당과 투자, 번 돈을 어디에 쓰나요?
삼성SDI의 배당수익률은 0.31%(2025년)로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에요. 최근 10여 년 사이 가장 높았던 해도 0.79%(2016년)에 그쳤을 만큼, 원래도 배당을 크게 늘려온 회사는 아니에요. 대신 번 돈과 외부에서 조달한 자금 대부분은 미래 생산능력을 짓는 데 들어가고 있어요.
가장 큰 그림은 미국 GM과 인디애나주에 짓고 있는 배터리 합작공장이에요. 35억달러를 투자해 연산 27기가와트시 규모로 지어지는 이 공장은 각형 배터리만 생산하는데, 2027년부터 삼성SDI의 P6 각형 배터리를 GM에 공급할 계획이에요. 동시에 AI 데이터센터용 전력 수요가 늘면서 ESS·UPS·BBU 같은 고출력 제품 주문이 몰리고 있고, 이걸 감당하려고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생산능력도 늘리는 중이에요. 실제로 미국 대형 고객사들과 2025년 하반기 약 2조원, 2026년 상반기 약 1조5천억원, 2026년 1월엔 약 4조원 규모까지 잇따라 장기공급계약을 맺었으니, 지금 짓고 있는 캐파가 그냥 기대만은 아닌 셈이에요.
이걸 하나로 묶어보면, 삼성SDI는 "주주환원보다는 다음 사이클에 쓸 캐파 확보가 우선"인 회사예요. 다만 최소한의 배당은 계속 지켜온 걸 보면, 주주환원 자체를 포기한 건 아니고 지금은 우선순위가 투자 쪽에 쏠려 있는 시기라고 보는 게 맞아요.
5.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지금 삼성SDI가 준비하는 성장판은 크게 세 갈래예요. 첫째는 앞서 본 GM 합작공장인데, 2027년부터 각형 배터리 양산이 시작되면 지금까지의 투자가 매출로 이어지는 첫 관문이 돼요. 둘째는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로, 기존 전동공구·BBU 시장을 넘어 휴머노이드 로봇과 우주항공 같은 새로운 응용처로 판을 넓히려는 시도예요. 셋째는 전고체 배터리인데,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빠른 2027년 양산을 목표로 2023년 3월부터 수원에 파일럿 라인을 돌리고 있고, GM에는 이미 샘플까지 공급했어요. 최근엔 각형 위주였던 전고체를 파우치형까지 넓혀 휴머노이드 로봇용 제품을 처음 선보이기도 했고요.
다만 이 세 갈래 다 아직 매출에 본격적으로 잡히는 단계는 아니에요. 지금 실적을 끌어올리는 건 어디까지나 기존 배터리 본업의 회복이고, GM 합작공장이나 전고체는 2027년 이후에나 숫자로 확인될 이야기예요. 그래서 지금은 "성장판이 여러 개 준비되고 있다"는 사실과 "아직은 본업 회복이 먼저"라는 현실을 같이 봐야 하는 시점이에요.
다음에 확인하면 좋을 것 3가지
- 2026년 2분기 흑자전환이 다음 분기에도 이어지며 구조적인 회복으로 자리잡는지
- GM 합작공장이 2027년 계획대로 가동되어 각형 배터리 공급이 실제로 시작되는지
- 전고체 배터리가 2027년 양산 목표를 지키며 GM 외에 추가 고객사를 확보하는지
6. 조심해서 봐야 할 점은요?
가장 먼저 볼 건 재무 여력이에요. 부채비율이 2025년 79.28%로, 최근 10여 년 평균(59.89%)보다 눈에 띄게 높아진 상태예요. 유동비율도 89.23%까지 내려와 100%를 밑도는데, 1년 안에 갚아야 할 돈이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보다 많다는 뜻이라 예전보다 여유가 줄었어요. 그런데도 GM 합작공장, ESS·46파이 증설, 전고체 파일럿까지 여러 투자를 동시에 이어가고 있으니, 업황 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지면 재무 부담이 먼저 커질 수 있는 구조예요.
두 번째는 업황 의존도예요. 영업이익률이 최근 10여 년 사이 마이너스 17.81%에서 8.98% 사이를 오갈 만큼 원래도 진폭이 큰 사업인데, 지금의 회복도 결국 전기차 캐즘이 얼마나 빨리 풀리느냐와 AI 데이터센터발 ESS 수요가 얼마나 오래 이어지느냐에 달려 있어요. 둘 다 삼성SDI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변수예요.
솔직히 말하면, 5번에서 본 세 가지 성장판 모두 아직 결과물이 아니라 계획과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요. GM 합작공장은 2027년, 전고체는 2027년 양산 목표라 실제로 이익에 기여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고, 그 사이에 업황이 다시 꺾이면 지금 진행 중인 투자들이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짚고 가야 해요.
7. 삼성SDI 주가, 지금 비싼 걸까요?
PER(주가수익비율)은 원래 순이익 대비 주가가 몇 배인지를 보여주는 지표인데, 지금 삼성SDI는 순이익이 마이너스라 이 지표가 별 의미를 갖기 어려워요. 실제로 오늘 종가 기준으로 계산해도 마이너스 108.07배라는 숫자가 나오는데, 마이너스 배수는 싸다 비싸다를 말해주지 못해요. 그래서 이럴 땐 매출이나 자산 대비로 몸값을 가늠하는 게 더 나아요.
매출 대비로 보면, 삼성SDI의 시가총액은 338,056억원인데 2025년 매출은 132,667억원이었어요. 시가총액이 연매출의 두 배 반 정도 되는 수준인 거예요. 자산 대비로 보는 PBR은 오늘 종가 기준 1.36배인데, 2025년 결산 기준으로는 0.92배였어요. 최근 10여 년 사이 이 지표가 평균 1.85배, 가장 높았던 2020년엔 3.71배까지 올랐던 걸 감안하면, 지금은 그 평균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에요.
PER 대신 매출·자산 대비로 몸값을 가늠해야 할 만큼 아직 순이익이 마이너스인 회사인데, 그럼에도 PBR이 1배를 넘어선다는 건 시장이 삼성SDI의 자산가치보다 조금 더 쳐주고 있다는 뜻이에요. 다만 과거 활황기의 배수(평균 1.85배, 최고 3.71배)에는 못 미치는 걸 보면, 2분기 흑자전환이 확인되긴 했어도 이게 얼마나 이어질지에 대한 기대는 아직 조심스럽게 반영된 가격으로 보여요. 결국 지금 가격은 다운턴을 완전히 지나왔다는 확신보다는, 회복의 초입에 대한 절반쯤의 기대가 담긴 가격에 가깝고, 이게 얼마나 단단해지는지는 5번에서 짚은 확인 포인트들을 통해 지켜보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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