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무역홀딩스,
아크테릭스도 노스페이스도 안 만드는데 다 찍어내는 회사
- 영원무역홀딩스는 아크테릭스, 노스페이스, 룰루레몬 옷을 자기 손으로는 한 벌도 안 만들면서, 그 옷들을 찍어내는 공장 벨트 전체를 쥐고 있는 지주회사예요.
- 2025년 연결 매출은 4조8,950억원, 최근 1년(TTM) 영업이익률은 15.31%, 순이익률은 13.93%까지 올라오며 2024년의 부진에서 벗어나는 흐름이에요.
- 2025년 결산배당은 전년 대비 23% 늘었고, 2025년부터 2029년까지 발행주식총수의 5%를 나눠 소각하는 계획도 진행 중이에요.
- 스캇 자전거 사업 지분을 97%까지 끌어올려 완전 지배력을 갖췄지만, 스캇은 아직 적자를 내고 있어 정상화 속도를 지켜봐야 해요.
- 오늘 종가 기준 PER 3.59배, PBR 0.46배에는 OEM 발주 회복이 얼마나 이어질지에 대한 기대와, 아직 못 끝낸 숙제들에 대한 조심스러움이 함께 담겨 있어요.
1. 영원무역홀딩스, 무엇으로 돈을 버나요?
아크테릭스, 온러닝, 룰루레몬, 노스페이스. 다 한 번쯤 매장에서 마주쳤을 이름들이죠. 그런데 영원무역홀딩스는 이 브랜드의 옷을 자기 손으로 한 벌도 만들지 않아요. 종목코드 009970 영원무역홀딩스는 순수 지주회사라, 실제로 공장을 돌리고 옷을 만들어 파는 건 자회사인 영원무역이거든요. 영원무역이 40여개 해외 브랜드로부터 아웃도어, 스포츠 의류, 신발, 가방을 주문받아 방글라데시, 베트남, 엘살바도르, 에티오피아, 우즈베키스탄, 인도의 공장에서 만들어 수출하고, 영원무역홀딩스는 그 위에 앉아 배당금수익과 IT서비스수수료, 임대료, 경영관리수수료를 받아 챙기는 구조예요.
그러니까 소비자한테 익숙한 얼굴은 아크테릭스와 노스페이스지만, 정작 영원무역홀딩스의 돈줄은 그 브랜드들이 아니라 그 옷을 만들어주고 받는 대가라는 거죠. 여기서 특별한 건 영원무역의 OEM 방식이에요. 저임금만 내세우는 단순 하청이 아니라 제품개발력과 기술력을 갖춘 고급 OEM이라, 아크테릭스와 온러닝, 룰루레몬, 엥겔버트스트라우스 같은 주요 고객사가 각각 매출의 10%대 중반씩 고르게 나눠 갖는 구조를 만들어냈어요. 특정 브랜드 하나에 발주가 쏠려 있지 않다는 뜻이라, 한 브랜드가 부진해도 다른 브랜드가 그 자리를 메워주는 완충 장치가 있는 셈이에요. 생산기지도 방글라데시에 상당 부분을 두면서도 베트남과 다른 나라들로 나눠뒀는데, 이렇게 여러 나라, 여러 브랜드로 흩어놓은 구조 덕분에 최근 미국 관세정책이 계속 바뀌는 와중에도 영원무역홀딩스는 비교적 담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요.
여기서 하나 더 챙겨둘 게 있어요. 영원무역홀딩스는 스위스 자전거 브랜드 스캇의 지분도 갖고 있는데, 최근 창업자와의 국제중재에서 승소하며 지분율을 기존 50%대에서 97%까지 끌어올려 완전한 지배력을 갖췄어요. 다만 스캇은 자전거 업황 침체를 겪으며 몇 년째 적자를 내고 있는 자회사라, 완전 지배는 앞으로 이 사업을 정상화시킬 발판일 뿐, 지금 이익에 보탬이 되는 사업은 아니에요. 한마디로 영원무역홀딩스는,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뒷단 생산을 도맡아 돈을 버는 지주회사이면서, 동시에 자전거 브랜드 정상화라는 숙제를 떠안고 있는 회사라고 보면 돼요.
2. 그래서, 얼마나 잘 벌고 있나요?
매출 · 영업이익
2025년 영원무역홀딩스의 연결 매출은 4조8,950억원이었어요. 2024년의 4조3,060억원보다 늘었고, 2022년의 4조5,339억원이라는 이전 최고치도 넘어선 수준이에요. 순이익도 2024년 4,956억원에서 2025년 6,065억원으로 늘었고요. 최근 4개 분기(TTM) 기준으로 보면 흐름이 더 뚜렷해요. 순이익률이 13.93%까지 올라와 있는데, 이건 2024년 연간치 11.51%보다 확실히 좋아진 숫자예요.
매출총이익률 · 영업이익률 · 순이익률
TTM 기준 매출총이익률은 38.51%, 영업이익률은 15.31%예요. 만원어치 팔면 매출총이익으로 3,851원 정도 남고, 판매관리비 등을 제하면 영업이익으로 1,531원이 남는다는 뜻이죠. 그런데 이 마진이 늘 이 수준이었던 건 아니에요. 2022년엔 영업이익률이 22.1%까지 올랐다가 2024년엔 12.01%까지 떨어졌어요. 최근 11년 구간에서 영업이익률 최저치와 최고치의 격차가 13.5퍼센트포인트나 될 정도로 진폭이 큰 편이고요. 왜 이렇게 출렁일까요. 첫째는 업황 사이클이에요. 코로나 이후 아웃도어 수요가 몰리며 바이어들이 재고를 쌓으려 발주를 늘리던 시기엔 공장 가동률이 오르며 마진이 좋아졌고, 그 재고가 과했다는 걸 깨달은 바이어들이 발주를 줄이며 재고를 소진하던 시기엔 가동률이 떨어지며 마진이 눌렸어요. 둘째는 원가 구조예요. OEM은 인건비와 원자재비 비중이 커서, 방글라데시 최저임금이 오르거나 원자재 가격이 튈 때 그 부담을 바이어에게 곧바로 넘기기 어려우면 마진이 그대로 눌리거든요. 최근 다시 마진이 회복되는 건 아크테릭스, 온러닝 같은 고객사 발주가 다시 늘면서 가동률이 올라온 결과로 볼 수 있어요.
ROE (자기자본이익률)
ROE는 TTM 기준 12.66%예요. 2025년 결산 기준 11.47%보다 더 올라와 있고, 2024년 9.94%에서 반등하는 흐름이죠. 영원무역홀딩스는 부채비율이 32% 안팎으로 낮고 자기자본이 두꺼운 편이라, 이익이 흔들려도 ROE가 크게 증폭되지 않고 이익 흐름을 거의 그대로 따라가는 편이에요. 빚을 많이 낀 회사라면 이익이 조금만 늘어도 ROE가 급등하고 조금만 줄어도 급락하는데, 영원무역홀딩스는 그런 지렛대 효과가 약한 대신 등락 폭도 완만한 거죠. 그러니 이 회사의 ROE는 자본 구조가 갑자기 바뀌었는지보다, 지금 OEM 업황이 어느 국면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이해하면 돼요.
3. 실제로 손에 쥐는 현금은요?
영업현금흐름 · FCF
장부에 찍힌 이익과 실제 통장에 들어오는 현금은 다른 이야기예요. 영원무역홀딩스의 2025년 순이익은 6,065억원으로 전년보다 늘었는데, 정작 영업활동현금흐름은 5,407억원으로 2024년의 7,810억원보다 줄었어요. 이익은 늘었는데 현금은 줄어든 거죠.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매출채권이 늘어난 영향이 커요. 최근 1년 새 매출채권 증가율이 16.38%에 달하는데, 이건 매출은 늘었지만 그만큼 아직 못 받은 돈도 함께 늘었다는 뜻이에요. 장부에는 매출로 잡혀도 실제 현금이 들어오기까지 시차가 있는 거죠.
여기에 설비투자(capex) 비율도 2024년 매출 대비 3.2%에서 2025년 5.1%로 올라갔어요. 베트남 텍스타일밀스나 방글라데시 KPP 공장처럼 원단부터 완제품까지 갖추려는 투자, 그리고 스캇 정상화를 지원하려는 자금까지 겹친 결과로 볼 수 있어요. 그 여파로 시가총액 대비 잉여현금흐름 수익률은 2024년 59.76%에서 2025년 11.73%로 크게 낮아졌는데, 이건 현금 창출력 자체가 나빠졌다기보다 투자를 늘리는 국면에 들어간 데다 최근 주가가 오르며 분모인 시가총액이 커진 영향이 함께 작용한 거예요.
그렇다면 이 현금은 영원무역홀딩스에 뭘 가능하게 할까요. 업황이 나빠 영업이익률이 눌리는 해에도 곳간에 쌓아둔 현금이 있으면 배당을 유지하고, 필요할 땐 자회사를 지원할 여력이 생겨요. 실제로 영원무역홀딩스는 부채비율을 낮게 유지하면서도 꾸준히 현금을 벌어들여온 회사라, 지금처럼 투자를 늘리는 시기에도 무리하게 빚을 늘리지 않고 버틸 체력이 있는 편이에요.
4. 번 돈을 어디에 쓰나요?
영원무역홀딩스의 배당수익률은 2025년 결산 기준 3.08%예요. 지난 11년 평균 2.51%보다 높고, 가장 낮았던 해의 0.66%와 비교하면 확실히 후해진 수준이죠. 회사가 밝힌 배당 정책의 기본 방침은 별도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50% 안팎을 배당한다는 건데, 실제로 2025년 결산배당은 전년보다 23% 늘어난 규모로 결의됐어요. 게다가 이번 결산배당 재원은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돌려 마련한 돈이라, 주주 입장에서는 세금을 물지 않아도 되는 재원이라는 점도 눈에 띄어요.
지금까지는 배당 쪽에 훨씬 무게를 둬온 회사인데, 최근엔 방향이 조금 바뀌고 있어요. 2025년부터 2029년까지 5년에 걸쳐 발행주식총수의 5%를 나눠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2025년엔 1%를, 2026년엔 4%를 소각할 예정이거든요. 배당은 계속 늘리면서 자사주 소각까지 병행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거죠. 동시에 앞서 본 것처럼 설비투자 비율도 올려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적자 자회사인 스캇에도 자금을 대주고 있어요. 그러니까 영원무역홀딩스는 주주환원과 재투자, 자회사 지원이라는 세 가지를 한꺼번에 다 챙기려는 회사라고 볼 수 있어요. 이게 가능한 건 결국 OEM 본업이 벌어들이는 현금이 그만큼 넉넉하기 때문인데, 거꾸로 말하면 이 본업 현금이 흔들리면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는 속도 조절이 필요해질 수 있는 구조이기도 해요.
5.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가장 먼저 볼 건 OEM 본업의 발주 회복이 얼마나 이어지느냐예요. 아크테릭스와 온러닝 같은 고객사의 성장이 최근 매출과 영업이익 개선을 이끌고 있고, 여러 나라에 나눠둔 생산기지 덕분에 미국 관세정책 변화 국면에서도 상대적으로 담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요. 다만 관세 정책 자체가 계속 바뀌는 중이라, 지금 담담한 반응이 앞으로도 그대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에요.
두 번째는 스캇이에요. 창업자와의 분쟁을 끝내고 지분율을 97%까지 끌어올리며 완전한 지배력을 갖춘 만큼, 이제는 영원무역홀딩스가 원하는 대로 스캇을 정상화시킬 발판이 마련됐다고 볼 수 있어요. 다만 스캇은 자전거 업황 침체로 몇 년째 적자를 내온 자회사라, 완전 지배가 곧바로 이익 개선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고, 실제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문제예요. 세 번째는 자본배분 계획의 이행이에요. 2025년부터 시작된 5개년 자사주 소각 계획, 그중에서도 2026년에 예정된 4% 소각이 실제로 진행되는지가 관전 포인트예요.
다음에 확인하면 좋을 것 세 가지를 짚어볼게요. 첫째, 아크테릭스와 온러닝을 비롯한 주요 고객사 발주가 다음 분기에도 이어지는지예요. 둘째, 스캇의 매출과 손익이 실제로 흑자 전환에 가까워지는지예요. 셋째, 2026년 예정된 4% 자사주 소각이 계획대로 진행되는지예요.
6. 조심해서 봐야 할 점은요?
가장 먼저 짚을 건 실적 변동성 자체예요. 최근 11년 동안 영업이익률이 최저 8.6%에서 최고 22.1%까지, 13.5퍼센트포인트나 벌어졌어요. 이 정도 진폭은 흔한 게 아니고, OEM 사업이 바이어의 재고 사이클과 발주 물량에 크게 좌우된다는 뜻이에요. 지금은 발주가 회복되는 국면이지만, 반대로 바이어들이 다시 재고 조정에 들어가면 마진이 빠르게 눌릴 수 있다는 걸 감안해야 해요.
두 번째는 매출채권 증가예요. 최근 1년 새 매출채권이 16.38% 늘었는데, 이건 매출 성장률보다 빠른 속도라 앞서 본 것처럼 이익과 실제 현금 사이의 괴리를 키우는 요인이에요. 만약 이 속도가 계속되면 현금 창출력에 부담을 줄 수 있어서 지켜볼 필요가 있어요. 세 번째는 스캇이에요. 지분을 97%까지 늘리며 완전히 떠안은 사업인데 여전히 적자를 내고 있고, 정상화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아직 확실하지 않아요. 이 부담을 그룹 재무가 계속 흡수하는 구조라, 회복이 예상보다 더뎌지면 그만큼 자금을 계속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방글라데시에 생산이 몰려 있다는 점도 짚어야 해요. 낮은 인건비와 유럽 수출 관세 혜택 덕에 바이어 선호도가 높은 나라지만, 전력이나 가스 같은 인프라가 열악하고 최저임금 인상이 반복되는 나라라 원가 상승 압력과 정치적 불안정성이 함께 있는 곳이에요. 여러 나라로 생산을 나눠둔 게 완충 역할을 하고는 있지만, 방글라데시 비중 자체가 여전히 가장 크다는 점은 변하지 않은 사실이에요.
7. 지금 주가, 비싼 걸까요?
PER 추이 (최근 3년)
PER은 지금 주가가 그 회사의 연간 이익 몇 년치에 해당하는지 보여주는 숫자예요. 쉽게 말하면 지금 이익이 앞으로도 그대로 이어진다고 가정했을 때, 원금을 회수하는 데 몇 년 걸리는지를 나타내는 셈이죠. 오늘(2026년 7월 31일) 종가 19만2,000원 기준으로 영원무역홀딩스의 PER은 3.59배예요.
그런데 앞서 본 것처럼 영원무역홀딩스는 영업이익률이 8.6%에서 22.1%까지 출렁여온 회사라, 이 숫자를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려워요. 이익이 늘어난 시기엔 PER이 낮아 보이고, 줄어든 시기엔 높아 보이는 착시가 생기거든요. 지난 11년 평균 PER은 3.32배, 가장 낮았던 해는 0.89배, 가장 높았던 해는 6.11배였어요. 지금 PER 3.59배는 이 평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 역대급으로 싸다고 보기도, 유독 비싸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자리예요.
PBR은 오늘 기준 0.46배예요. 영원무역홀딩스가 보유한 자회사 지분과 자산의 장부가치보다 시가총액이 낮게 거래되고 있다는 뜻이죠. 지주회사는 원래 보유한 자회사 지분가치 합보다 지주사 시가총액이 낮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는데, 영원무역홀딩스도 이 할인이 이어지고 있는 거예요. 지난 11년 평균 PBR이 0.3배, 가장 낮았던 해가 0.19배였던 걸 감안하면, 지금 0.46배는 오히려 평균보다 조금 높은 자리이기도 하고요.
결국 지금 영원무역홀딩스의 주가에 담긴 기대는, OEM 발주 회복이 앞으로도 이어질지, 그리고 스캇 정상화라는 숙제가 얼마나 빨리 풀릴지에 대한 기대와 조심스러움이 함께 섞여 있는 값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걸 어떻게 판단할지는 앞서 짚은 확인거리들을 하나씩 지켜보면서 각자 정하면 될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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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기준: 2025 FY + 2026 1Q T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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