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진비앤지,
동물약과 사람 몸에 들어가는 원료약을 같이 만드는 발효기술 회사
by ReadingStock's Analyst
- 우진비앤지는 동물약과 사람 몸에 들어가는 원료약을 발효 기술 하나로 함께 만드는 회사예요.
- 2025년 매출은 548억원으로 3년째 완만히 줄었지만 최근 12개월 기준으로는 6.1% 다시 늘었어요.
- 영업이익은 2025년 3억원 흑자였는데 금융비용이 55억원에 달해 순손실 36억원으로 뒤집혔어요.
- 부채비율이 70.5%인 가운데 금융비용이 영업이익의 십수 배에 달해 이자 부담이 가장 큰 약점이에요.
- 시가총액은 최근 12개월 매출의 0.32배, 순자산의 0.27배 수준으로 적자를 벗어날지에 대한 시장의 낮은 기대가 반영돼 있어요.
1. 우진비앤지, 무엇으로 돈을 버나요?
동네 마트나 약국에서 마주칠 일이 거의 없는 회사예요. 우진비앤지는 소, 돼지, 닭, 개, 고양이 같은 동물이 아플 때 쓰는 항생제와 백신, 소독제, 영양제, 사료에 섞는 보조제 같은 걸 만들어 파는 회사거든요. 축산 농가나 동물병원이 실제 고객이라, 일반 소비자가 직접 살 일은 드물어요.
그런데 우진비앤지를 동물약 회사라고만 부르면 절반만 맞는 얘기예요. 이 회사는 원래 미생물을 발효시켜 약효 성분을 뽑아내는 발효 기술로 사업을 시작했고, 같은 설비와 기술로 사람이 먹는 원료의약품과 프로바이오틱스도 함께 만들거든요. 실제로 매출을 나눠보면 동물의약 쪽과 인체·바이오 쪽이 거의 절반씩(대략 46 대 54) 나뉘어 있어서, 겉으로는 동물약 회사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발효 기술 하나로 두 시장을 동시에 파고드는 구조예요. 같은 업종의 중앙백신처럼 동물백신 한 우물만 파는 회사와 비교하면, 우진비앤지는 훨씬 여러 갈래로 사업을 벌여놓은 셈이에요.
여기에 자회사 두 곳이 또 다른 축을 더해요. 오에스피는 미국 농무부 유기농 인증(USDA-NOP)까지 받은 프리미엄 펫푸드를 만드는 곳이고, 바우와우코리아는 반려동물 사료·간식을 만드는 곳인데, 둘 다 우진비앤지가 지분을 갖고 연결로 묶어둔 종속회사예요. 그러니까 우진비앤지의 매출은 크게 보면 동물용 의약품, 인체·바이오 원료, 반려동물 사료·간식 이렇게 세 갈래에서 나오는데, 세 갈래 모두 근본적으로는 발효·미생물 기술이라는 같은 뿌리에서 뻗어나왔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한마디로 정리하면, 우진비앤지는 동물약과 사람 몸에 들어가는 원료약을 같은 발효 기술로 함께 만드는 회사예요. 이렇게 여러 갈래로 사업을 벌여놓은 덕에 한쪽이 흔들려도 다른 쪽이 버텨줄 여지가 있지만, 동시에 어느 한쪽에서도 압도적인 1등이 되기는 쉽지 않은 구조라는 점도 함께 봐야 해요.
2. 실적, 그래서 얼마나 잘 벌고 있나요?
매출 · 영업이익
매출은 2023년 579억원을 정점으로 2024년 557억원, 2025년 548억원으로 3년째 완만하게 줄고 있어요. 다만 가장 최근 12개월 기준으로는 매출이 6.1% 다시 늘어나며 반등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서, 이 흐름이 이어질지는 다음 몇 분기를 더 지켜봐야 해요. 순이익 쪽은 매출 흐름과는 다른 이야기를 하는데, 2023년 12억원 적자, 2024년 38억원 적자, 2025년 36억원 적자로 3년 내내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어요.
매출총이익률 · 영업이익률 · 순이익률
흥미로운 건 영업이익은 이 3년 내내 작지만 흑자였다는 점이에요. 2023년 7억원, 2024년 3억원, 2025년 3억원으로, 매출총이익률(2025년 30.2%, 최근 12개월 32.0%)에서 판매관리비를 걷어내고도 조금은 남았다는 뜻이거든요. 그런데 이 흑자가 순이익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오히려 큰 폭의 적자로 뒤집혀요.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첫 번째 이유는 이자비용이에요. 금융비용이 2023년 58억원, 2024년 52억원, 2025년 55억원으로 해마다 영업이익의 십수 배에 달하는데, 이만큼 큰 이자비용을 3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으로는 감당할 수가 없는 거예요. 두 번째 이유는 2024년에 유독 컸던 기타비용(104억원, 기타수익은 24억원)이에요. 손상차손처럼 한 번 발생하면 크게 잡히는 항목들이 이 계정에 반영되는 회계 관행과 맞물려, 2024년 순손실이 세 해 중 가장 크게 벌어진 배경이 됐어요. 결국 우진비앤지의 적자는 동물약이나 인체·바이오 장사 자체가 안 되는 게 아니라, 몸집에 비해 무거운 빚에서 나오는 이자와 비영업적인 손익 변동이 얇은 영업이익을 통째로 삼켜버리는 구조에서 비롯된다고 보면 돼요.
ROE (자기자본이익률)
ROE는 2025년 결산 기준 마이너스 5.6%, 최근 12개월 기준 마이너스 4.8%예요. ROE는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이라, 지금처럼 순이익이 적자면 ROE도 마이너스로 나올 수밖에 없어요. 다만 우진비앤지는 부채비율이 70% 안팎으로 자기자본보다 부채가 더 크지는 않은 구조라서, 순이익이 흔들릴 때 ROE가 극단적으로 출렁이지는 않는 편이에요. 반대로 말하면 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서더라도 ROE가 단숨에 크게 튀어 오르기보다는, 이자비용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완만하게 개선되는 그림을 기대하는 게 맞아요.
3. 현금흐름,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요?
회계상 순손실을 몇 년째 내고 있다고 하면 회사에 현금이 말라가는 것처럼 들리기 쉬운데, 우진비앤지는 그렇지 않아요.
영업현금흐름 · FCF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은 2024년 67억원, 2025년 39억원으로 순손실과는 정반대로 꾸준히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거든요. 장부상 이익과 통장에 찍히는 현금이 다른 이유는, 순손실을 키운 이자비용이나 기타비용 같은 항목들이 실제로 현금이 빠져나가는 시점과 회계상 인식되는 시점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회사 밖으로 매년 몇십억씩 현금이 새는 게 아니라, 장부 위에서 이자비용과 일회성 손실이 크게 잡히면서 순이익 숫자만 나빠 보이는 셈이에요.
다만 영업현금흐름에서 설비투자를 뺀 잉여현금흐름은 최근 12개월 기준 매출 대비 0.73%로, 플러스이긴 하지만 넉넉한 수준은 아니에요. 오에스피와 바우와우코리아 같은 자회사를 사들이고 발효설비에 꾸준히 투자하다 보니, 벌어들인 현금의 상당 부분이 다시 투자로 빠져나가는 구조예요. 그래도 영업현금흐름 자체가 마르지 않고 있다는 건, 지금 우진비앤지가 감당하고 있는 이자비용과 신사업 투자를 당장은 버틸 체력이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어요. 이 체력이 앞으로 주주환원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계속 재투자로 흘러갈지는 다음 섹션에서 살펴볼게요.
4. 투자와 재무, 번 돈을 어디에 쓰나요?
우진비앤지는 2015년에 2억원을 배당한 뒤로 10년 넘게 배당을 하지 않고 있어요. 그 대신 2025년에 처음으로 자사주 6억원어치를 사들였는데, 매출 548억원 규모의 회사치고는 상징적인 수준이라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워요. 배당도 자사주도 크지 않다는 건, 벌어들인 현금을 주주에게 돌려주기보다 회사 안에 쌓아두거나 다시 사업에 넣는 쪽을 택하고 있다는 뜻이에요.
실제로 그 현금이 어디로 가는지 보면 그림이 좀 더 뚜렷해져요. 2025년 3월에는 반려동물 사료·간식을 만드는 종속회사 바우와우코리아의 지분을 추가로 사들여 연결 범위를 넓혔고, 발효 설비와 생산라인에도 꾸준히 투자하고 있어요. 우진비앤지의 자본배분 성향은 번 돈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편보다는, 동물약과 인체·바이오, 반려동물 사료까지 여러 갈래 사업을 함께 키우는 데 쓰는 편에 가까워요. 아직 순이익이 적자인 데다 이자비용 부담도 큰 상황에서 신사업까지 벌이고 있다 보니, 배당 여력이 당장 생기기는 쉽지 않은 구조라고 볼 수 있어요.
5.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우진비앤지가 공시로 밝힌 계획들을 보면 크게 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요.
첫째는 동물용 백신의 고부가가치화예요. 2023년에 북미형 PRRS(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 생독백신을 품목허가받고 돼지열병 생마커·돼지단독 복합백신을 출시해 태국에 수출을 시작했고, 2024년 11월에는 농림축산식품부와 럼피스킨병 백신 공급계약을 맺었어요. 앞서 2월에는 조달청과 58억원 규모의 물품공급계약도 체결했고요. 국가 방역 수요와 연결된 계약들이라 물량이 꾸준한 편이지만, 계약 규모나 시점이 매년 똑같이 반복된다는 보장은 없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해요.
둘째는 반려동물 시장이에요. 오에스피와 바우와우코리아를 통해 프리미엄 펫푸드와 간식 시장에 발을 걸쳐두고 있는데, 국내 반려동물 시장이 계속 커지는 흐름에 올라타려는 그림이에요.
셋째는 발효 기술을 인체 쪽으로 넓히는 시도예요. 2024년 6월 사료첨가물 국제 품질인증인 FAMI-QS를 받았고, 2025년 4월에는 반려견에서 분리한 유산균으로 만든 사균체 제조법 특허를 취득했어요. 반려동물용 프로바이오틱스에서 쌓은 기술을 인체용 원료의약품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인데, 아직은 매출로 크게 잡히기보다 파이프라인을 쌓는 단계로 봐야 해요.
다음에 확인하면 좋을 것 3가지
- 최근 12개월 기준으로 돌아선 매출 반등이 다음 분기에도 이어지는지
- 럼피스킨병 백신 같은 신규 공급계약이 실제 매출로 얼마나 잡히는지
- 금융비용 부담이 줄어들며 영업이익 흑자가 순이익 흑자로도 이어지는 분기가 나오는지
6. 조심해서 봐야 할 점은요?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건 이자비용 부담이에요. 최근 3년 내내 금융비용이 52억원에서 58억원 사이인데 영업이익은 3억원 안팎에 그쳐서, 영업으로 번 돈만으로는 이자도 다 감당하지 못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어요. 부채비율은 2025년 결산 기준 70.5%로 과거 평균(99.4%)보다는 낮아졌지만, 지금의 얇은 영업이익률로는 여전히 무거운 짐이에요.
두 번째는 영업이익률 자체의 변동성이에요. 지난 11년 동안 영업이익률은 최고 6.8%에서 최저 마이너스 17.1%까지 오르내렸는데, 이 정도 폭이면 업황이나 원가 상황에 따라 흑자와 적자를 오갈 수 있는 체력이라는 뜻이에요. 최근 몇 년은 적자까지는 아니지만 1에서 3퍼센트대의 아슬아슬한 흑자를 유지하고 있어서, 조금만 원가나 판관비가 흔들려도 다시 적자로 돌아설 여지가 있어요.
세 번째는 매출채권과 재고의 엇갈린 흐름이에요. 최근 재고자산은 전년 대비 3.5% 줄었는데 매출채권은 오히려 11.8% 늘었어요. 매출 자체는 정체 내지 소폭 감소 흐름인데 받을 돈은 늘어나는 모양새라, 거래처에 물건을 먼저 주고 대금 회수는 늦어지고 있는 건 아닌지 다음 분기 실적으로 확인해볼 필요가 있어요.
마지막으로, 2026년 4월 액면가를 500원에서 2,500원으로 병합하고 6월에 무상증자를 실시한 이력도 참고할 부분이에요. 이런 자본구조 변경은 회사의 실질 가치를 바꾸는 게 아니라 유통주식수와 액면가를 조정하는 일이지만, 과거 주가나 주당 지표를 지금과 단순 비교할 때는 착시가 생길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해요.
7. 우진비앤지 주가, 지금 비싼 걸까요?
2026년 8월 21일 종가 기준으로 우진비앤지 주가는 2,610원, 시가총액은 181억원이에요. 우진비앤지는 최근 3년 내내 순이익이 적자였기 때문에, 이럴 때 흔히 쓰는 PER(주가수익비율)은 계산 자체가 의미를 갖기 어려워요. 이익이 없는데 이익 대비 주가가 몇 배냐를 따지는 게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순이익 대신 매출과 주가를 비교하는 PSR(주가매출비율)을 보면, 지금 시가총액이 최근 12개월 매출의 0.32배 수준이에요. 이 말은 시장이 우진비앤지의 몸값을 연매출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매기고 있다는 뜻인데, 순이익이 계속 적자를 내고 있는 회사에는 흔히 나타나는 눈높이예요. PBR(주가순자산비율)로 보면 0.27배로, 회사가 지금 이 순간 청산해서 남는 자산가치보다도 시가총액이 낮게 형성돼 있어요. 이건 시장이 지금의 적자 구조가 당분간 이어질 거라 보고 있거나, 회사가 가진 자산이 앞으로 그만큼의 이익을 만들어내지 못할 거라 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어요. 결국 지금 주가에 담긴 기대는 적자를 벗어나 순이익이 흑자로 안착하고, 발효 기술을 축으로 한 여러 신사업이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이어지느냐에 걸려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이게 확인되는지는 앞서 다룬 매출 반등과 이자비용 부담 완화 여부를 계속 지켜보면 판단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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