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기업,
레미콘 트럭은 멈춰서도 배당은 계속 굴러가는 회사
by ReadingStock's Analyst
- 유진기업은 레미콘이 매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레미콘회사면서, 건자재유통까지 겸하는 종합자재회사예요.
- 2025년 매출은 13,327억원, 순이익은 245억원 적자였지만, 최근 4개 분기(TTM) 기준으로는 순이익률이 2.24%로 다시 플러스로 돌아섰어요.
- 이 흑자 전환의 상당 부분은 본업이 아니라 관계기업인 동양과 유진투자증권의 지분법 이익 개선 덕이 컸어요.
- 이자보상배율이 2025년 0.7배까지 떨어져 영업이익만으로는 이자도 못 갚는 상태라는 점이 가장 눈여겨봐야 할 리스크예요.
- 오늘 종가 기준 PER은 8.39배, PBR은 0.23배로, 장부가보다 한참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어요.
1. 유진기업, 무엇으로 돈을 버나요?
길에서 레미콘 믹서트럭을 보면 십중팔구 그 트럭에 실려 있는 콘크리트를 만든 회사가 유진기업일 가능성이 커요. 국내 레미콘 업계에서 오래 1위 자리를 지켜온 회사거든요. 그런데 이름만 들으면 헷갈리기 쉬운 게 하나 있어요. 증권사인 유진투자증권과 이름이 같다 보니 둘을 같은 회사로 오해하기 쉬운데, 유진투자증권은 유진기업이 지분 31.85%를 들고 있는 관계기업일 뿐이에요. 지분율만큼 이익의 일부는 유진기업 손익에 얹히지만, 유진투자증권이 버는 매출 자체는 유진기업 장부에 잡히지 않아요. 그러니 유진기업의 진짜 얼굴은 증권업이 아니라 레미콘과 건자재예요.
실제 매출을 뜯어보면 레미콘이 전체의 67.57%로 압도적인 1등 사업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철근, 시멘트, 석고보드, 타일 같은 건축자재를 통째로 갖다 파는 건자재유통사업에서 나와요. 레미콘 회사가 건자재 유통까지 손을 뻗은 이유는 간단해요. 30년 넘게 건설사에 레미콘을 납품하며 쌓은 신뢰와 영업망을 그대로 활용해, 같은 고객에게 다른 자재까지 원스톱으로 팔 수 있거든요. 전국 40여 개 사업장에서 200여 명의 전문영업사원이 300여 건자재 제조사와 손잡고 대형 현장부터 소형 현장까지 자재를 대주는 구조예요.
다만 이 두 사업 모두 요즘은 쉽지 않은 시기를 지나고 있어요. 레미콘은 진입장벽이 낮아 전국에 공장이 900개 넘게 흩어져 있는 만큼 경쟁이 치열한 데다, 건설경기 자체가 가라앉으면서 업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거든요. 그래서 유진기업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레미콘 트럭이 예전만큼 자주 굴러다니지 못하는 시기를 지나면서도, 배당이라는 바퀴만큼은 멈추지 않으려 애쓰는 회사라고 할 수 있어요. 이 표현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2번부터 하나씩 짚어볼게요.
매출 · 영업이익
2. 실적, 그래서 얼마나 잘 벌고 있나요?
매출은 2023년 14,734억원에서 2024년 13,933억원, 2025년 13,327억원으로 3년 연속 줄었어요. 순이익은 더 크게 흔들렸는데요, 2023년엔 693억원 흑자였다가 2024년엔 1,007억원 적자로 돌아섰고, 2025년엔 적자 폭이 245억원으로 줄긴 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였어요. 적자 폭이 줄었다는 점에서 바닥은 지났다고 볼 여지가 있지만, 아직 흑자로 완전히 돌아선 건 아니라는 게 정직한 그림이에요.
매출총이익률 · 영업이익률 · 순이익률
마진을 보면 이 어려움이 더 뚜렷해져요. 매출총이익률은 12.7%, 영업이익률은 2.43%로 과거 평균(6.8%)의 3분의 1 수준까지 낮아졌어요. 여기엔 몇 겹의 이유가 쌓여 있어요. 먼저 레미콘은 시멘트, 모래, 자갈 같은 원자재가 원가의 65% 이상을 차지하는 원가주도형 사업이라, 원자재 값이 오르면 마진이 바로 눌려요. 여기에 진입장벽이 낮아 경쟁자가 많다 보니 원가 상승분을 판매가에 그대로 얹기도 어렵고요. 마지막으로 건자재유통은 태생적으로 물건을 떼다 파는 사업이라 마진이 얇을 수밖에 없는데, 최근엔 이 부문이 오히려 회사 전체 적자를 키운 주범이었어요. 별도재무제표로 보면 2025년 레미콘 부문은 그나마 흑자를 지켰는데, 건자재유통 부문은 158억원 넘는 영업손실을 내며 회사 전체를 적자로 끌어내렸거든요. 매출은 계속 늘려온 사업인데, 그 확장이 마진을 지키면서 이뤄지진 않았다는 뜻이에요.
ROE (자기자본이익률)
ROE는 2025년 마이너스 2.33%로, 이익이 자기자본을 갉아먹는 모습이었어요. 유진기업처럼 공장 같은 고정자산 비중이 큰 회사는 이익이 흔들리면 ROE도 크게 출렁여요. 부채비율이 125.63%로 어느 정도 빚을 낀 구조라, 이익이 줄어들 때 그 충격이 자기자본 쪽으로 증폭되어 전달되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흥미로운 건 최근 4개 분기를 합친 숫자(TTM)로 보면 영업이익률 3.83%, 순이익률 2.24%, ROE 2.82%로 이미 플러스로 돌아섰다는 점이에요. 다만 이 반전을 본업이 좋아진 결과로 보긴 일러요. 유진기업이 지분법으로 걸어둔 관계기업인 동양은 2024년 728억원 적자에서 2025년 200억원 흑자로 돌아섰고, 또 다른 관계기업인 유진투자증권도 순이익이 496억원에서 645억원으로 늘었어요. 두 회사 모두 매출은 유진기업 장부에 안 잡히지만 이 이익 개선분의 일부가 지분법 손익으로 유진기업에 반영됐고, 이게 최근 실적 반전의 상당 부분을 설명해요. 같은 그룹에서 시가총액 상위인 삼표시멘트의 TTM 영업이익률이 12.21%인 것과 비교하면, 유진기업의 3.83%는 아직 갈 길이 남아 있는 수준이에요.
3. 현금흐름,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요?
장부상 순이익과 통장에 찍히는 현금은 다르게 움직여요. 2025년 유진기업은 순이익이 245억원 적자였지만,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영업현금흐름)은 314억원으로 플러스였어요. 감가상각비처럼 실제 현금이 나가지 않는 비용을 다시 더해주기 때문에 생기는 차이인데, 이 덕분에 장부상 적자보다는 형편이 조금 낫다고 볼 수 있어요.
영업현금흐름 · FCF
다만 이 현금흐름 자체도 예전만 못해요. 영업현금흐름은 2023년 825억원, 2024년 768억원이었다가 2025년 314억원으로 크게 줄었고,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OCF마진)도 2.36%로 과거 평균(6.0%)의 절반도 안 돼요. 벌어들이는 현금의 총량 자체가 얇아지고 있다는 뜻이에요. 그럼에도 이 현금은 유진기업에 중요한 의미가 있어요. 설비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 장치산업에서 최소한의 재투자를 가능하게 하고, 다음 섹션에서 볼 배당을 지탱하는 밑천이 되어주거든요. 다만 곳간에 쌓아둔 현금을 헐어가며 버티는 국면인지, 새로 벌어들이는 돈만으로 충분한지는 앞으로 몇 분기 더 지켜봐야 할 지점이에요.
4. 배당과 투자, 번 돈을 어디에 쓰나요?
유진기업은 2024년과 2025년 두 해 연속 적자를 냈으면서도 배당총액을 각각 123억원, 127억원으로 지켜냈어요. 배당수익률로 보면 4.39%로, 2015년 무렵 1%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몇 배나 올라온 수준이에요. 이익이 흔들려도 배당만큼은 쉽게 손대지 않겠다는 성향이 읽히는 대목이에요.
반면 자사주매입은 상황에 따라 훨씬 유연하게 움직였어요. 현금 여력이 있었던 2022년(83억원)과 2023년(24억원)엔 자사주를 사들였지만, 업황이 꺾인 2024년과 2025년엔 자사주매입이 아예 없었어요. 설비투자 비중(매출 대비 1.6%)도 예년보다 낮춘 편이라, 새로 돈을 벌이기보다는 지출을 줄이며 버티는 모드로 보여요. 정리하면 유진기업의 자본배분은 배당이라는 최소한의 약속은 지키되, 그 외의 지출(자사주매입, 신규투자)은 형편에 맞춰 유연하게 줄이는 방식이에요. 레미콘처럼 업황 사이클이 뚜렷한 산업에서는 좋을 때 곳간을 채우고 나쁠 때 씀씀이부터 줄이는 게 자연스러운 생존 방식이라고 볼 수 있어요.
5.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유진기업의 앞날은 결국 두 가지에 달려 있어요. 하나는 건설경기 자체의 반등이에요. 2026년부터는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와 주택 공급 정책에 힘입어 건설경기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어요. 여기에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고 운송 효율까지 개선되면 레미콘 마진도 자연스레 살아날 여지가 있어요.
다른 하나는 유진기업이 꾸준히 키워온 건자재유통이에요. 2013년 매출 115억원짜리 사업팀으로 시작해 2025년엔 2,026억원 규모로 자란 사업인데, 다만 최근엔 매출은 커져도 수익성은 오히려 나빠지고 있다는 게 앞서 짚은 숙제예요. 참고로 유진기업은 사업보고서에서 새로 추진하는 신규사업부문은 없다고 밝혔어요. 그러니 화려한 신사업보다는 지금 가진 두 사업의 체력을 얼마나 회복시키느냐가 관전 포인트가 될 거예요.
다음에 확인하면 좋을 것 3가지
- 전국 레미콘 출하량과 공장 가동률이 2026년 들어 실제로 반등하는지
- 158억원 넘게 적자를 냈던 건자재유통 부문이 흑자로 돌아서는지
- 0.7배까지 떨어진 이자보상배율이 다시 1배를 넘어서는지
6. 조심해서 봐야 할 점은요?
가장 눈여겨봐야 할 숫자는 이자보상배율이에요.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의 몇 배인지를 보여주는 지표인데, 2020년 3.3배였던 이 숫자가 해마다 낮아지더니 2025년엔 0.7배까지 내려왔어요. 1배 밑으로 떨어졌다는 건 그해 벌어들인 영업이익만으로는 은행에 낼 이자조차 다 못 갚았다는 뜻이라, 지금 유진기업이 처한 상황을 가장 솔직하게 보여주는 신호예요.
유동비율도 54.51%로 과거 평균(64.89%)보다 낮은 편이에요. 1년 안에 갚아야 할 빚에 비해 손에 쥔 유동자산이 그만큼 빠듯하다는 뜻이에요. 다만 신용평가사들은 여전히 유진기업의 회사채에 BBB 등급을 매기고 있어서, 당장 부도를 걱정할 단계로 보진 않아요.
또 하나 짚을 점은 매출채권이에요. 매출은 줄었는데 매출채권은 오히려 7.39% 늘었어요. 물건은 덜 팔았는데 아직 못 받은 돈은 늘었다는 뜻이니, 거래처(건설사)로부터 대금을 제때 회수하고 있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요. 반대로 재고자산은 42.55% 줄었는데, 이건 업황이 워낙 안 좋아 공장을 덜 돌리면서 재고 자체를 쌓아두지 않은 결과로 볼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최근의 흑자 전환이 본업이 아니라 관계기업(동양, 유진투자증권)의 지분법 이익 개선에 크게 기대고 있다는 점도 솔직히 짚고 가야 해요. 관계기업의 실적이 다시 나빠지면 유진기업의 손익도 함께 흔들릴 수 있는 구조거든요.
7. 유진기업 주가, 지금 비싼 걸까요?
PER 추이 (최근 3년)
PER은 지금 주가가 1년치 순이익의 몇 배인지를 보여주는 숫자예요. 쉽게 말해 지금 이 회사를 통째로 사면 몇 년 만에 이익으로 원금을 회수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잣대죠. 유진기업은 2024년과 2025년 적자를 냈던 탓에 이 기간엔 PER 자체가 의미 있는 숫자로 계산되지 않았어요. 이익이 널뛰는 회사는 이익이 줄면 PER이 확 높아 보이거나 아예 계산이 안 되고, 이익이 늘면 PER이 낮아 보이는 착시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봐야 해요.
최근 분기까지 이익이 다시 플러스로 돌아오면서 오늘 종가 기준 PER은 8.39배로 계산돼요. PBR(주가가 순자산의 몇 배인지)은 0.23배로, 회사가 가진 순자산 가치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셈이에요. 이렇게 낮은 가격에는 여러 뜻이 담길 수 있어요. 이자보상배율이 1배 밑으로 떨어진 재무 부담, 아직 본업 자체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사실, 그리고 최근 흑자가 관계기업 덕이라는 불확실성까지, 시장이 이런 위험 요인들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결국 지금 가격이 싼지 비싼지를 단정하기보다는, 5번에서 짚은 확인거리들, 그러니까 레미콘 업황 반등과 건자재유통 부문의 수익성 회복이 실제로 확인되는지를 지켜보며 판단할 문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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