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자전거,
자전거와 여행 두 바퀴로 굴러가는 회사
by ReadingStock's Analyst
- 삼천리자전거는 오랫동안 쌓아온 자전거 유통망에 최근 여행 사업이라는 새로운 성장축을 더한 회사예요.
- 2025년 매출은 1756억원, 순이익은 116억원으로 최근 몇 년 중 가장 좋은 실적을 냈어요.
- 영업현금흐름은 2024년 145억원에서 2025년 320억원으로 크게 늘며 실적 개선이 현금으로도 이어지고 있어요.
- 다만 지난 11년 동안 영업이익률이 2015년 11.8퍼센트에서 2018년 마이너스 21.3퍼센트까지 오간 적이 있을 만큼 이익 변동성이 큰 편이에요.
- 오늘 종가 기준 PER은 3.48배, PBR은 0.27배로, 이익 회복과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조심스러운 눈높이가 함께 담긴 가격으로 보여요.
1. 삼천리자전거, 무엇으로 돈을 버나요?
삼천리자전거라고 하면 대부분 첼로나 팬텀 같은 브랜드의 자전거, 그리고 동네 대리점에 걸려 있는 전기자전거를 먼저 떠올리실 거예요. 실제로 자전거는 삼천리자전거가 오랜 시간 쌓아온 본업이자 얼굴이 맞아요. 국산 전기자전거를 국내 최초로 만든 곳도 삼천리자전거고, 지금도 파워어시스트와 스로틀 방식을 함께 쓸 수 있는 전기자전거 라인업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어요.
그런데 요즘 삼천리자전거의 사업보고서를 열어보면 조금 다른 얼굴이 하나 더 보여요. 몇 년 전 여행사인 참좋은여행을 자회사로 들이면서, 패키지여행이나 항공권을 파는 여행 사업이 회사 매출의 절반 가까운 몫을 차지하게 됐거든요. 자전거는 바퀴가 두 개라야 굴러가죠. 요즘 삼천리자전거도 딱 그래요. 한쪽 바퀴는 오래된 자전거 사업이고, 다른 한쪽 바퀴는 최근에 새로 단 여행 사업이에요.
두 사업이 돈을 버는 방식은 완전히 달라요. 자전거는 부품을 사서 조립하고, 전국 대리점과 대형마트 매대에 진열해서 파는 제조와 유통업이에요. 많이 팔아야 남는 돈이 쌓이는 구조라, 유통망을 얼마나 촘촘하게 깔았는지가 경쟁력의 핵심이에요. 반면 여행은 항공권과 숙박을 묶어 파는 서비스업이라, 물건을 만들 필요가 없는 대신 사람들이 여행을 갈 마음이 생기는 시기, 즉 경기와 심리에 훨씬 민감해요. 최근 몇 년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진 데는 자전거보다 이 여행 사업이 다시 살아난 영향이 커요. 팬데믹 때 눌려 있던 여행 수요가 풀리면서, 새로 편입된 여행 사업삼천리자전거 전체 실적을 밀어올린 거예요.
그러니까 삼천리자전거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자전거 유통망이라는 오래된 바퀴 위에 여행이라는 새 바퀴를 최근에 얹어 굴러가는 회사라고 할 수 있어요. 두 바퀴가 같이 잘 돌아가면 좋지만,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사업이 한 회사 안에 있다는 뜻이기도 해서, 실적을 볼 때도 어느 쪽 바퀴가 지금 회사를 끌고 가는지 구분해서 보는 게 도움이 돼요.
2. 실적, 그래서 얼마나 잘 벌고 있나요?
매출 · 영업이익
삼천리자전거의 최근 실적을 보면 흐름이 뚜렷해요. 매출은 2024년 1612억원에서 2025년 1756억원으로 늘었고, 순이익은 같은 기간 16억원에서 116억원으로 껑충 뛰었어요. 매출이 늘어난 정도에 비해 순이익이 훨씬 크게 늘었다는 건, 그냥 몸집만 커진 게 아니라 버는 돈의 질도 함께 좋아졌다는 뜻이에요.
매출총이익률 · 영업이익률 · 순이익률
2025년 매출총이익률은 53.5퍼센트예요. 만원어치를 팔면 원가를 빼고 5,350원 정도가 남는다는 뜻인데, 자전거를 만들어 파는 회사치고는 꽤 높은 편이에요. 이유는 방금 본 사업 구조에 있어요. 여행 사업은 항공권과 숙박을 중개해서 파는 서비스업이라, 부품을 사다 조립해서 파는 자전거 사업보다 원가율이 구조적으로 낮아요. 여행 사업 비중이 커지면서 회사 전체 매출총이익률도 같이 올라간 거예요.
그런데 매출총이익률만큼 영업이익률이 따라오지는 못했어요. 2025년 영업이익률은 7.1퍼센트예요. 만원 팔아서 710원 정도 남긴다는 뜻이죠. 매출총이익률과 영업이익률 사이 간격이 꽤 벌어져 있는데, 이건 두 사업 모두 사람과 매장이 있어야 굴러가는 사업이라 판매관리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신호예요. 자전거는 전국 유통망을 유지하는 비용이, 여행은 상담과 마케팅 비용이 꾸준히 들어가거든요.
순이익률은 6.6퍼센트로 영업이익률보다 오히려 조금 낮아요. 세금과 이자비용을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흐름인데, 삼천리자전거는 영업 성과와 최종 손익이 따로 노는 해도 있었어요. 2022년엔 영업이익이 흑자였는데 순이익은 적자였고, 반대로 2023년엔 영업이익이 적자였는데 순이익은 흑자였어요. 영업 밖에서 실적을 흔드는 변수가 꽤 있다는 뜻이라, 어느 한 해 순이익 숫자만 보고 사업이 잘되고 있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여러 해에 걸친 영업이익 흐름을 함께 보는 게 안전해요.
ROE (자기자본이익률)
자기자본 대비 얼마나 버는지 보여주는 ROE는 2025년 6.7퍼센트예요. 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보니, 이익이 흔들리면 ROE도 같이 흔들려요. 실제로 실적이 좋았던 2020년엔 ROE가 14퍼센트를 넘었고, 적자를 냈던 2018년엔 마이너스 17.3퍼센트까지 내려간 적도 있어요. 자기자본이 아주 두꺼운 회사라면 이익이 조금 늘거나 줄어도 ROE는 크게 안 움직이는데, 삼천리자전거는 그 반대예요. 이익이 늘면 ROE가 빠르게 뛰고, 줄면 빠르게 꺾이는 편이라, ROE 하나만 보고 삼천리자전거의 체력을 판단하기보다는 그 뒤에 있는 이익의 변동성까지 함께 봐야 해요.
3. 현금흐름,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요?
영업현금흐름 · FCF
장부상 이익과 통장에 실제로 들어오는 현금은 다른 이야기예요.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은 2024년 145억원에서 2025년 320억원으로 크게 늘었어요. 매출 대비로 봐도 영업현금흐름 비중이 2025년 18.2퍼센트로, 만원 팔면 1,820원 정도가 현금으로 남는 수준까지 올라왔어요.
이익과 현금이 항상 같이 움직이는 건 아니에요. 감가상각처럼 장부에만 잡히고 실제 돈은 안 나가는 항목도 있고, 재고나 매출채권이 늘고 줄면서 현금 흐름이 이익과 다르게 움직이기도 해요. 삼천리자전거도 과거엔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였던 해가 여러 번 있었어요. 최근 순이익이 늘어난 것 이상으로 현금흐름이 좋아졌다는 건, 이번 실적 개선이 장부상 숫자놀음이 아니라 실제로 회사 통장에 돈이 쌓이는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에요.
이렇게 두둑해진 현금은 회사에 여러 선택지를 줘요. 빚을 갚아 재무구조를 다질 수도 있고, 자전거나 여행 사업에 재투자할 수도 있고, 주주에게 배당이나 자사주매입으로 돌려줄 수도 있어요. 지금 삼천리자전거가 이 현금을 어디에 먼저 쓰고 있는지는 다음 장에서 살펴볼게요.
4. 배당과 투자, 번 돈을 어디에 쓰나요?
삼천리자전거의 배당수익률은 2025년 기준 2.17퍼센트예요. 최근 분기 기준으로도 2.19퍼센트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요. 과거 흐름을 보면 이 수치가 늘 일정했던 건 아니에요. 2020년처럼 배당수익률이 2퍼센트를 넘었던 해가 있는가 하면, 2017년처럼 1퍼센트 안팎에 머물렀던 해도 있어요. 배당을 아예 쉬었던 해도 있었고, 다시 재개한 해도 있었어요. 꾸준히 매년 정해진 만큼 돌려주는 회사라기보다는, 그해 실적과 상황에 따라 배당 여부를 유연하게 정하는 편에 가까워요.
이런 태도는 삼천리자전거가 지금 어떤 시기를 지나고 있는지를 보여줘요. 여행 사업을 새로 편입하면서 회사 구조 자체가 바뀌는 중이라, 벌어들인 현금을 주주에게 바로 돌려주기보다는 사업을 안정시키는 데 먼저 쓰는 흐름으로 보여요. 앞서 본 것처럼 영업현금흐름이 크게 늘고 있으니 환원 여력 자체는 나쁘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다만 지금 우선순위는 두 사업을 안정적으로 굴리는 쪽에 있어 보이고, 이 흐름이 자리를 잡으면 주주환원 정책도 좀 더 뚜렷한 모양을 갖출 가능성이 있어요.
5.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자전거 쪽에서는 전기자전거가 계속 성장의 중심이 될 걸로 보여요. 국내 최초로 전기자전거를 만든 회사답게, 삼천리자전거는 파워어시스트와 스로틀을 겸용할 수 있는 제품을 여러 브랜드로 나눠 계속 늘려가고 있어요. 이동수단으로서 자전거를 찾는 수요, 그리고 친환경 이동수단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는 한 이 흐름은 자전거 사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커요.
여행 쪽에서는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정상화되는 흐름이 계속 이어지는지가 관건이에요. 여행 사업은 환율이나 항공유가, 여행 심리처럼 회사가 직접 통제할 수 없는 변수에 크게 좌우되는 사업이라, 지금의 실적 개선이 업황 덕인지 회사 자체의 경쟁력 덕인지를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어요.
다음에 확인하면 좋을 것 세 가지를 꼽아보면 이래요. 첫째, 여행 사업의 실적이 일회성 회복이 아니라 꾸준히 이어지는지. 둘째, 전기자전거 판매가 계속 늘면서 자전거 사업 자체의 이익률도 함께 좋아지는지. 셋째, 최근 늘어난 부채와 재무 부담이 시간이 지나며 안정되는지. 이 세 가지를 분기 실적이 나올 때마다 확인해보면 삼천리자전거가 지금의 성장세를 이어가는지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6. 조심해서 봐야 할 점은요?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건 이익의 변동성이에요. 지난 11년 동안 영업이익률은 가장 좋았던 2015년 11.8퍼센트에서 가장 나빴던 2018년 마이너스 21.3퍼센트까지 오갔어요. 그 폭이 33.1퍼센트포인트나 돼요. 좋은 해와 나쁜 해의 차이가 이렇게 크다는 건, 지금의 좋은 실적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거라고 미리 확신하기는 어렵다는 뜻이에요. 자전거와 여행 두 사업 모두 업황을 많이 타는 사업이라는 점도 이 변동성과 무관하지 않아요.
두 번째는 부채예요. 부채비율이 최근 72.9퍼센트로, 과거 평균인 57퍼센트대보다 높아진 상태예요. 여행 사업을 새로 들이는 과정에서 재무 부담이 늘어난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 이 부담이 완전히 안정됐다고 보기는 이른 수준이에요.
세 번째는 재고예요. 최근 1년 사이 재고자산이 45퍼센트 가까이 줄었어요. 재고 관리가 좋아진 신호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수요 자체가 둔화되면서 재고를 늘릴 필요가 없어진 결과일 수도 있어요. 같은 기간 매출채권은 2.4퍼센트 늘어나는 데 그쳐 재고만큼 큰 변화는 아니었는데, 재고가 왜 이렇게 줄었는지는 다음 분기 실적을 통해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에요.
마지막으로, 자전거와 여행이라는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사업을 한 회사가 같이 굴린다는 점 자체도 생각해볼 지점이에요. 한쪽 사업이 흔들릴 때 다른 쪽이 받쳐주면 좋겠지만, 두 사업이 동시에 안 좋아지는 시기가 오면 그 충격이 그대로 겹칠 수도 있어요.
7. 삼천리자전거 주가, 지금 비싼 걸까요?
PER 추이 (최근 3년)
PER은 지금 주가가 그 회사의 1년 치 순이익 몇 배에 거래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숫자예요. 쉽게 말하면, 지금 삼천리자전거를 통째로 사서 매년 버는 이익을 그대로 쌓아나간다고 했을 때 원금을 회수하는 데 몇 년이 걸리는지를 나타내는 값이라고 보면 돼요. 오늘 종가 기준으로 삼천리자전거의 PER은 3.48배예요. 산술적으로는 3년 반 정도면 지금 주가만큼 이익이 쌓인다는 뜻이죠.
다만 삼천리자전거처럼 이익이 해마다 크게 출렁이는 회사는 이 숫자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조심스러워요. 이익이 확 늘어난 해엔 PER이 낮아 보이고, 이익이 줄어든 해엔 PER이 높아 보이는 착시가 생기거든요. 실제로 2017년엔 PER이 36배를 넘겼고, 적자를 냈던 2022년엔 PER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적도 있을 만큼 폭이 컸어요. 그러니까 지금의 낮은 PER을 그 자체로 싸다는 신호로 읽기보다는, 2025년처럼 이익이 크게 회복된 해를 기준으로 계산된 값이라는 걸 감안하고 봐야 해요.
자산 가치와 비교하는 PBR은 오늘 종가 기준 0.27배예요. 회사가 장부에 적어둔 순자산 가치보다도 낮은 가격에 주식이 거래되고 있다는 뜻이에요. 이런 낮은 밸류에이션에는 여러 이야기가 담길 수 있어요. 이익 변동성이 크고 부채가 늘어난 데 대한 조심스러운 시선이 반영됐을 수도 있고, 아직 시장이 여행 사업까지 포함한 회사의 새 모습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을 수도 있어요. 어느 쪽이 맞는지는 앞으로 실적이 몇 분기 더 쌓이면서 좀 더 분명해질 부분이라, 5장에서 짚은 확인 포인트들과 함께 지켜보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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