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창투,
큰 건 하나에 울고 웃는 벤처캐피탈
- 대성창투는 몇 년에 한 번 터지는 대박(투자 회수)과 그 사이를 메우는 관리비 사이를 오가며 사는 벤처캐피탈이에요.
- 2024년엔 시프트업 지분 가치가 뛰면서 영업이익률이 50.97퍼센트까지 올랐지만, 2025년엔 8.61퍼센트로 주저앉았어요.
- 배당 대신 2025년 12월 300억원 규모 세컨더리 2호 펀드를 결성하며 60억원을 스스로 GP커밋으로 넣었어요.
- GP 자격 반납에 따른 출자 제한과 핵심 인력 이탈이 겹치며 관리보수마저 줄어드는 점이 눈에 띄는 리스크예요.
- 지금 PER 222.57배는 이익이 잠깐 줄어든 데 따른 착시가 크고, PBR은 0.49배로 장부가치보다 낮게 거래되고 있어요.
1. 대성창투, 무엇으로 돈을 버나요?
대성창투는 코스닥에 상장된 벤처캐피탈이에요. 공장에서 뭔가를 만들어 파는 회사가 아니라, 아직 상장 전인 스타트업에 돈을 대주고 그 지분을 나중에 되팔아서 돈을 버는 회사죠. 그러니 대성창투가 파는 진짜 상품은 눈에 보이는 물건이 아니라 안목이라고 할 수 있어요. 어떤 스타트업이 클지 미리 알아보고 거기에 돈을 넣는 게 이 업의 전부예요.
돈 버는 구조를 조금 더 뜯어보면 두 갈래로 나뉘어요. 하나는 투자조합, 그러니까 펀드를 만들어서 운용하는 대가로 매년 꼬박꼬박 받는 조합관리보수예요. 아파트 관리비처럼 펀드 규모에 비례해서 매년 받는 돈이라 벌이가 안정적이에요. 다른 하나는 투자한 스타트업이 잘 커서 팔리거나 상장할 때 한 번에 크게 받는 성과보수와 지분 처분이익이에요. 이건 평소엔 거의 없다가 터질 때 크게 터지는 돈이에요.
대성창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시프트업이에요. 대성창투는 2018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여러 투자조합을 통해 시프트업에 돈을 넣었는데, 시프트업이 2024년 상장을 추진하면서 이 지분의 가치가 크게 뛰었어요. 이 시기 대성창투가 조합성과보수로 받은 돈만 34억원에 달했는데, 그 전해 같은 기간엔 1.6억원 수준이었으니 완전히 다른 회사처럼 보일 정도였죠. 이후 대성창투는 시프트업 지분 일부를 텐센트 등 해외기업에 매각하며 투자원금도 회수했어요.
그런데 바로 이 지점이 대성창투를 이해하는 핵심이에요. 시프트업 같은 대박 하나가 실적을 통째로 밀어올릴 수 있다는 건, 반대로 그런 대박이 없는 해엔 실적이 쪼그라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관리보수만으로는 몸집을 유지하는 정도지 이익을 크게 남기기는 어렵거든요. 그래서 대성창투는 한마디로, 몇 년에 한 번 터지는 대박과 그 사이를 메우는 관리비 사이를 오가며 사는 벤처캐피탈이라고 할 수 있어요.
2. 그래서, 얼마나 잘 벌고 있나요?
매출 · 영업이익
숫자로 보면 이 오르내림이 더 선명해져요. 대성창투의 매출은 2023년 124억원에서 2024년 201억원으로 뛰었다가, 2025년엔 93억원으로 다시 주저앉았어요. 순이익도 비슷한 궤적을 그려서 2023년 22억원, 2024년 138억원, 2025년엔 3억원까지 내려왔죠.
매출총이익률 · 영업이익률 · 순이익률
마진을 보면 이 흐름이 더 잘 드러나요. 대성창투는 매출총이익률과 영업이익률이 같은 숫자로 잡히는데, 벤처캐피탈은 물건을 만드는 원가라는 개념 자체가 없어서 매출에서 바로 판관비만 빼면 영업이익이 되기 때문이에요. 2024년엔 이 영업이익률이 50.97퍼센트, 만원 벌면 5,097원 가까이 남기는 수준까지 올라갔어요. 시프트업 관련 처분이익과 성과보수가 매출에 크게 잡히면서 벌어진 일이에요. 그런데 2025년엔 이 영업이익률이 8.61퍼센트로 뚝 떨어졌어요. 만원 벌면 861원 남기는 수준으로, 딱 관리보수만 받아서 운영비를 대는 평범한 해로 돌아간 셈이에요. 순이익률도 2024년 68.93퍼센트에서 2025년 3.4퍼센트로, 만원 벌면 340원 남기는 수준까지 같이 주저앉았고요.
이게 그냥 우연이 아니라 구조예요. 실제로 대성창투가 2023년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와 한국성장금융의 GP 자격을 자진 반납하면서 1년에서 3년간 신규 출자를 받지 못하는 제약이 걸렸는데, 이 여파로 새 펀드를 만들기 어려워지면서 관리보수 자체도 줄어드는 흐름이 겹쳤어요. 2025년 1분기 관리보수가 1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6억원보다 줄어든 게 그 신호예요. 대박(성과보수)이 없는 해에 평소 벌이(관리보수)마저 줄어드는 이중고를 겪은 셈이죠.
ROE (자기자본이익률)
ROE도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요. 2024년 14.02퍼센트였던 ROE가 2025년엔 0.32퍼센트까지 내려왔어요. ROE는 결국 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숫자라서, 분자인 이익이 이렇게 출렁이면 ROE도 그대로 출렁일 수밖에 없어요. 다만 대성창투는 부채비율이 0.54배로 낮은 편이고(2023년 1.63배, 2024년 1.72배에서 오히려 낮아졌어요) 자기자본이 두꺼운 편이라, 이익이 줄어든 만큼 ROE가 완만하게라도 눌려서 내려온 편이에요. 빚을 잔뜩 지고 레버리지를 쓰는 회사였다면 이보다 더 큰 폭으로 흔들렸을 거예요. 결국 대성창투의 ROE는 그 해에 큰 회수가 있었는지 없었는지에 거의 전적으로 좌우된다고 볼 수 있어요.
3. 실제로 손에 쥐는 현금은요?
영업현금흐름 · FCF
장부상 이익과 통장에 실제로 들어오는 현금은 또 다른 이야기예요. 대성창투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3년 마이너스 60억원, 2024년 플러스 188억원, 2025년 다시 마이너스 119억원으로 움직였어요. 순이익 흐름(22억원, 138억원, 3억원)과 비교하면 방향은 비슷하지만 진폭은 오히려 더 커요.
벤처캐피탈의 현금흐름은 제조업과 다르게 읽어야 해요. 새로운 스타트업에 투자금을 넣는 시기엔 현금이 빠져나가고, 반대로 투자했던 곳을 회수하는 시기엔 현금이 들어오거든요. 2024년의 플러스 현금흐름은 시프트업 관련 회수가 활발했던 시기와 맞물리고, 2025년의 마이너스는 회수는 줄어든 채로 세컨더리 2호 펀드 결성을 위해 대성창투 스스로 운용사출자금(GP커밋) 60억원을 새로 넣은 시점과 겹쳐요. 그러니 이 마이너스를 무조건 나쁜 신호로 보긴 어렵고, 새 펀드에 자기 돈을 태우는 재투자의 성격이 섞여 있다고 봐야 해요.
그래도 이 현금이 대성창투에서 갖는 의미는 분명해요. 자기자본이 두껍고 부채비율이 낮은 편이라, 한 해 정도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해도 당장 휘청거릴 걱정은 크지 않아요. 이 여력이 바로 다음에 볼, 새 펀드에 자기 돈을 계속 태우는 행보를 가능하게 하는 밑천이기도 하고요.
4. 번 돈을 어디에 쓰나요?
대성창투는 배당을 하지 않는 회사예요. 그럼 번 돈은 어디로 갈까요. 답은 새로운 투자조합, 그러니까 새 펀드를 만드는 데예요. 대성창투는 2025년 12월 300억원 규모의 대성 세컨더리 투자조합 2호를 결성했는데, 이 중 60억원을 대성창투 스스로 운용사출자금(GP커밋)으로 냈어요. 그룹 지주사인 대성홀딩스도 이 펀드에 함께 출자자로 참여했고요. 이 펀드 결성으로 대성창투가 굴리는 전체 운용자산(AUM)은 약 3,600억원 수준으로 늘었어요.
이건 배당으로 주주에게 바로 돌려주는 대신, 자기 돈을 다시 펀드에 넣어서 운용 규모를 키우는 쪽을 택했다는 뜻이에요. 벤처캐피탈은 원래 이런 구조가 자연스러운 편이에요. 운용사가 자기 돈을 펀드에 함께 태워야(GP커밋) 외부 출자자들도 이해관계가 같다고 믿고 돈을 맡기거든요. 그러니 대성창투의 자본배분은 주주환원보다는 다음 펀드, 다음 투자를 위한 실탄을 계속 쌓아두는 쪽에 가깝다고 볼 수 있어요.
5.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가장 가까운 계획은 방금 본 세컨더리 2호 펀드예요. 대성창투는 이 300억원 규모 펀드를 통해 2026년 1분기부터 신규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어요. 세컨더리 펀드는 이미 다른 투자자가 들고 있던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이라, 새 스타트업을 발굴하기보다는 이미 검증된 자산을 사들이는 쪽에 가까운 전략이에요.
다만 대성창투 앞에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 있어요. 2023년 자진 반납한 모태펀드, 성장금융 GP 자격에는 1년에서 3년의 제한이 걸려 있어서, 이 기간이 언제 풀리고 대성창투가 정책자금을 활용한 대형 펀드 결성에 다시 나설 수 있을지가 관건이에요.
다음에 확인하면 좋을 것 3가지를 꼽아볼게요.
- 세컨더리 2호 펀드가 2026년부터 실제로 어떤 곳에 투자하고 그 성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 모태펀드, 성장금융 GP 자격 제한이 언제 풀리고 신규 대형 펀드 결성이 재개되는지
- 조합관리보수가 다시 늘어나는 흐름으로 돌아서는지, 아니면 계속 줄어드는지
6. 조심해서 봐야 할 점은요?
가장 먼저 짚을 건 실적 변동성 그 자체예요. 최근 3년 영업이익률만 봐도 최고 50.97퍼센트, 최저 16.6퍼센트로 그 격차가 34.37퍼센트포인트에 달해요. 이건 대성창투만의 문제라기보다 벤처캐피탈이라는 업의 본질에 가깝지만, 그만큼 어느 한 해의 좋은 실적만 보고 판단하면 착시가 생기기 쉬워요.
둘째는 사람이에요. 대성창투는 2024년 이후 대표이사와 핵심 투자심사역, 최고재무책임자까지 잇달아 회사를 떠났어요. 벤처캐피탈은 결국 어떤 곳에 투자할지 알아보는 사람의 안목이 자산인 업종이라, 이런 핵심 인력의 이탈은 눈에 잘 안 보이지만 무겁게 봐야 할 리스크예요.
셋째는 정책자금 제약이에요. 2023년 GP 자격을 자진 반납하면서 걸린 출자 제한 때문에 신규 펀드 결성이 위축됐고, 이게 앞서 본 관리보수 감소로 이어졌어요. 이 제약이 풀리기 전까지는 대형 펀드를 통한 안정적 수익원 확대가 어렵다고 봐야 해요.
넷째, 코스닥 상장 유지를 위해서는 연간 매출 30억원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데, 기존에 운용하던 펀드들이 만기를 맞아 하나둘 청산되면서 매출이 줄어들면 앞으로 1~2년 안에 이 기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요. 지금 당장의 매출 수준(2025년 93억원)은 이 기준을 크게 웃돌지만, 줄어드는 추세 자체는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에요.
7. 지금 주가, 비싼 걸까요?
PER은 지금 벌어들이는 이익의 속도로 원금을 회수하는 데 몇 년이 걸리는지를 보여주는 숫자예요. 2026년 7월 28일 종가 909원, 시가총액 491억원 기준으로 계산한 대성창투의 PER은 222.57배예요. 지금 이익 속도로는 원금을 회수하는 데 222년 넘게 걸린다는 뜻인데, 이 숫자만 보면 굉장히 비싸 보이죠.
그런데 이 숫자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되는 이유가 앞에서 다 나왔어요. 대성창투처럼 이익이 해마다 크게 출렁이는 회사는, 이익이 잠깐 줄어든 해엔 PER이 확 튀어 오르는 착시가 생겨요. 실제로 2023년 PER은 45.91배, 이익이 크게 늘었던 2024년엔 7.06배로 오히려 낮아졌다가, 이익이 쪼그라든 2025년 결산 기준으로는 271.17배까지 치솟았어요. 지금의 222.57배도 이 연장선에 있는 숫자라, 회사가 갑자기 비싸진 게 아니라 분모인 이익이 작아지면서 숫자가 커 보이는 효과가 크다고 봐야 해요.
자산 가치 기준으로 보는 PBR로 시선을 돌리면 조금 다른 그림이 보여요. 지금 PBR은 0.49배로, 대성창투의 장부상 자산가치보다 시가총액이 더 낮게 거래되고 있다는 뜻이에요. 최근 3년 PBR은 2023년 1.18배, 2024년 0.99배, 2025년 0.86배로 꾸준히 낮아져 왔는데, 지금은 그보다도 더 내려온 수준이에요.
결국 지금 주가에 담긴 건 단정적인 판단이 아니라, 앞으로 대성창투가 관리보수를 다시 키우고 새 펀드로 회수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기대예요. 이 기대가 어느 쪽으로 움직이는지는 앞서 다룬 확인거리들과 이어지는 이야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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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기준: 2025 FY + 2026 1Q T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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