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코텍,
렉라자를 키워 넘기고 로열티로 사는 신약 스카우트
by ReadingStock's Analyst
- 오스코텍은 후보물질을 키워 대형 제약사에 넘기고 로열티와 마일스톤으로 돈을 버는 신약개발 회사예요.
- 2025년 매출은 998억원, 영업이익은 521억원으로 뚜렷한 흑자전환을 이뤘고 순이익도 544억원까지 늘었어요.
- 다만 영업활동으로 실제 들어온 현금은 83억원에 그쳐, 장부 이익과 통장 현금 사이에 큰 시차가 있어요.
- 지금 실적 개선의 핵심 축이 레이저티닙 로열티 하나에 크게 쏠려 있어서, 처방 확대가 둔화되면 실적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어요.
- 오늘 종가 기준 PER은 14.65배로, 레이저티닙 로열티의 지속 성장과 세비도플레닙 같은 후속 파이프라인의 성공 가능성이 함께 반영된 값으로 보여요.
1. 오스코텍, 무엇으로 돈을 버나요?
폐암 표적항암제로 이름을 들어봤을 법한 렉라자라는 약이 있어요. 유한양행이 만든 약처럼 보이지만, 이 약의 뿌리에는 오스코텍이 있어요. 오스코텍은 2015년, 아직 임상시험도 시작하기 전인 전임상 단계에서 이 후보물질을 유한양행에 넘겼고, 유한양행은 이걸 다시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재이전했어요. 그 결과 지금은 국내에서 렉라자, 해외에서 레이저클루제라는 이름으로, 얀센의 리브리반트와 함께 쓰는 병용요법으로 미국과 일본, 중국 등에서 승인받아 팔리고 있어요.
여기서 재미있는 건, 오스코텍은 이 약을 만들지도 팔지도 않는다는 점이에요. 오스코텍이 하는 일은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초기 단계까지 개발해서 큰 제약사에 넘기는 것까지고, 그 뒤로 임상 후반부와 생산, 판매는 전부 유한양행과 얀센 몫이에요. 대신 얀센이 약을 팔 때마다 그 매출의 일부가 로열티로 오스코텍에 흘러들어와요. 배분 비율은 유한양행이 60퍼센트, 오스코텍과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가 각각 20퍼센트씩이에요. 2025년에 일본과 중국에서 잇따라 판매 승인이 나면서 그때마다 받는 마일스톤과, 처방이 늘어난 만큼 커지는 로열티가 겹쳐 매출이 340억원에서 998억원으로 뛰었어요.
이런 방식이 특별한 건, 오스코텍이 임상 후반부의 막대한 비용과 실패 위험을 떠안지 않고도 약이 팔리는 만큼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이에요. 신약 하나를 임상 3상까지 직접 끌고 가려면 큰돈이 들고 실패 확률도 낮지 않은데, 오스코텍은 초기 단계에서 넘기는 대신 그 뒤의 위험과 비용을 파트너사에 넘기고, 대신 성과가 나면 몫을 나눠 받는 쪽을 택한 거예요.
그래서 오스코텍을 한마디로 말하면, 좋은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서 키운 다음 큰 제약사에 넘기고 그 성과를 로열티로 나눠 받는, 신약 스카우트에 가까운 회사예요. 이 구조를 기억해두면 뒤에서 볼 마진과 자본배분이 왜 이런 모습인지 훨씬 쉽게 이해되실 거예요.
2. 실적, 그래서 얼마나 잘 벌고 있나요?
매출 · 영업이익
2024년 340억원이었던 매출이 2025년 998억원으로 뛰었고, 2024년 27억원 적자였던 영업이익도 2025년 521억원 흑자로, 2024년 16억원 적자였던 순이익도 2025년 544억원 흑자로 돌아섰어요. 매출이 갑자기 크게 뛴 게 실력이 하루아침에 좋아져서가 아니라, 레이저티닙 로열티가 확대되는 시점과 알츠하이머 후보물질 기술이전 계약금이 들어온 시점이 2025년에 겹치면서 만들어진 흐름이에요.
매출총이익률 · 영업이익률 · 순이익률
마진을 보면 매출총이익률 98퍼센트, 영업이익률 52퍼센트, 순이익률 54퍼센트 언저리예요. 만원어치 매출이 들어오면 원가로 나가는 돈이 200원도 안 되고, 그중 절반 넘는 돈이 그대로 순이익으로 남는다는 뜻이에요. 이렇게 세 마진이 서로 크게 벌어지지 않고 나란히 높은 이유는 오스코텍이 뭔가를 만들어서 팔지 않기 때문이에요. 로열티와 기술이전 계약금은 원가라는 개념 자체가 거의 없는 돈이라, 매출총이익률에서 영업이익률로 내려가는 동안 깎이는 폭이 크지 않은 거예요.
같은 그룹에서도 이 차이가 뚜렷해요. 아직 자체 임상에 돈을 쏟아붓는 HLB는 영업이익률이 크게 마이너스로 밀리고, 알테오젠이나 에스케이바이오팜도 오스코텍처럼 라이선스 매출이 있지만 자체 생산시설이나 미국 직접판매 조직을 갖추고 있어 그만큼 비용이 붙어요. 오스코텍은 자체 생산이나 판매 조직이 없어 마진이 피어 가운데서도 가장 높게 나오는 편이에요. 다만 이 높은 마진에는 한 번 들어오고 끝나는 계약금과, 판매가 계속되는 한 반복해서 들어오는 로열티가 섞여 있다는 점은 구분해서 봐야 해요.
ROE (자기자본이익률)
자기자본수익률(ROE)은 29퍼센트 수준이에요. 오스코텍은 오랫동안 적자를 내며 자기자본이 두껍게 쌓이지 못한 회사라, 2025년처럼 순이익이 크게 늘면 그 이익이 상대적으로 얇은 자기자본 위에 얹혀서 ROE가 크게 튀어 오르는 구조예요. 반대로 말하면 자기자본이 아직 크지 않아서, 이익이 줄어드는 해에는 ROE도 그만큼 빠르게 꺾일 수 있다는 뜻이에요. 지금 오스코텍의 ROE는 자본 규모보다는 그해에 얼마나 큰 로열티나 계약금이 들어왔는지에 훨씬 더 좌우되는 셈이에요.
3. 현금흐름,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요?
장부에 찍히는 이익과 실제로 통장에 들어오는 현금은 다른 이야기예요.
영업현금흐름 · FCF
2025년 순이익은 544억원인데, 영업활동으로 실제 들어온 현금은 83억원에 그쳐요. 이렇게 이익과 현금 사이에 큰 차이가 나는 건, 매출채권이 1년 새 148퍼센트나 늘어난 것과 맞물려 있어요. 마일스톤이나 기술이전 계약금이 회계상 매출로 잡히는 시점과, 실제로 현금이 계좌에 들어오는 시점 사이에 시차가 있다 보니 벌어지는 일이에요. 로열티와 마일스톤을 주 수익원으로 삼는 사업 모델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지만, 순이익 544억원이라는 숫자만 보고 곳간에 그만큼 현금이 쌓였다고 여기면 오산일 수 있어요.
그래도 이 흐름이 뜻하는 건 나쁘지 않아요. 2024년만 해도 영업현금흐름이 260억원 마이너스로, 오히려 곳간에서 현금이 빠져나가던 시절이었는데, 2025년에 처음으로 플러스로 돌아섰거든요. 앞으로 매출채권이 실제 현금으로 잘 전환되고 로열티가 분기마다 꾸준히 들어오기 시작하면, 이 현금은 다음 파이프라인을 키우는 데 쓸 실탄이 되어줄 거예요.
4. 배당과 투자, 번 돈을 어디에 쓰나요?
오스코텍은 2007년 상장한 뒤로 지금까지 배당을 준 적도, 자사주를 매입한 적도 없어요. 오랫동안 적자를 내던 회사라 애초에 나눠줄 이익 자체가 없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예요.
그럼 2025년에 처음으로 손에 쥔 현금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요. 신약개발 회사에게 가장 급한 곳은 늘 다음 파이프라인이에요. 렉라자 하나로 지금의 실적을 만들었지만 이 로열티가 언제까지나 커지리라는 보장은 없어서, 오스코텍은 항내성 항암제나 항체 약물 접합체 같은 후속 파이프라인을 임상 궤도에 올리는 데 힘을 쏟고 있어요. 이제 막 흑자로 돌아서 곳간에 현금이 쌓이기 시작한 단계라, 지금은 배당이나 자사주보다는 다음 후보물질을 임상 단계로 끌고 가는 데 돈을 쓰는 쪽에 가까워요. 다만 렉라자 로열티처럼 매 분기 반복해서 들어오는 현금이 쌓여가면, 언젠가는 주주환원을 검토할 여력도 생길 수 있어요.
5.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오스코텍이 다음으로 준비하는 카드는 이미 나와 있어요. 2026년 상반기에는 면역혈소판감소증과 류마티스관절염을 겨냥한 자가면역질환 후보물질 세비도플레닙을 미국 아지오스에 선급금 2500만달러(약 375억원), 마일스톤 최대 6억4000만달러(약 962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했어요. 이 계약은 2026년에 체결됐기 때문에 2025년 실적에는 반영되지 않았고, 앞으로 들어올 계약금과 마일스톤이 다음 실적을 밀어올릴 재료예요.
더 먼 미래를 보면, 오스코텍은 2028년 이후 기술이전을 목표로 항내성 항암제(ACART)와 항체 약물 접합체(DAC) 플랫폼 같은 후속 파이프라인을 키우고 있어요. 아직 임상 초기 단계라 지금 실적에 잡히는 건 없지만, 렉라자 다음의 성장동력을 미리 심어두는 작업이에요.
다음에 확인하면 좋을 것 3가지예요. 첫째, 레이저티닙 로열티가 분기마다 실제로 꾸준히 늘어나는지예요. 둘째, 세비도플레닙 계약금과 마일스톤이 실제로 언제, 얼마나 들어오는지예요. 셋째, 항내성 항암제나 항체 약물 접합체 같은 후속 파이프라인이 임상에서 눈에 띄는 진척을 보이는지예요.
6. 조심해서 봐야 할 점은요?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건 레이저티닙 하나에 대한 의존도예요. 지금 실적 개선의 핵심 축이 이 약의 로열티인데, 처방 확대가 둔화되거나 경쟁 약물이 등장하면 실적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어요. 실제로 오스코텍의 영업이익률은 최근 11년 동안 최저 마이너스720퍼센트에서 최고 33퍼센트까지 벌어진 적이 있을 만큼 출렁임이 큰 회사였어요.
두 번째는 초기 단계 파이프라인들의 임상 실패 위험이에요. 알츠하이머 항체나 후속 항암제 플랫폼은 아직 임상 초기 단계라, 신약개발 사업의 특성상 여러 후보물질 가운데 실제로 상업화까지 가는 건 일부에 그쳐요. 렉라자처럼 성공한 사례가 있다고 해서 다음 후보물질도 같은 확률로 성공한다고 볼 순 없어요.
세 번째는 앞서 본 순이익과 실제 현금 사이의 시차예요. 매출채권이 크게 늘어난 상태라, 이게 예정대로 잘 회수되는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에요.
지배구조 쪽에서도 변화가 있었어요. 2026년 7월 상속재산분할에 따라 최대주주가 고 김정근에서 김성연으로 바뀌었는데, 이런 변화가 앞으로 경영 방향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요.
7. 오스코텍 주가, 지금 비싼 걸까요?
PER 추이 (최근 3년)
PER, 주가수익비율은 지금 벌어들이는 이익 규모로 원금을 회수하는 데 몇 해가 걸리는지를 보여주는 숫자예요. 2026년 8월 14일 종가 37,400원 기준으로 오스코텍의 PER은 14.65배예요. 지금 이익 페이스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원금을 회수하는 데 14년 넘게 걸린다는 뜻이에요.
이 숫자만 보면 신약개발 회사치고 낮아 보일 수 있는데, 여기엔 착시가 섞여 있을 수 있어요. 2025년 결산 기준으로 계산한 PER은 31.79배였는데, 최근 분기까지 반영한 PER은 14.2배로 크게 낮아졌어요. 이익이 갑자기 커지면 PER은 그만큼 낮아 보이는데, 그 이익이 앞으로도 같은 속도로 이어질지는 다른 문제예요. 오스코텍의 경우 레이저티닙 로열티처럼 반복되는 몫과, 알츠하이머 후보물질 계약금처럼 한 번 들어오고 끝나는 몫이 섞여 있어서, 지금 PER이 낮아 보이는 데는 반복되지 않을 일회성 이익도 일부 섞여 있다는 걸 감안해야 해요.
자산 가치 대비로 보는 PBR은 6.39배예요. 순자산보다 시장이 훨씬 높은 값을 매기고 있다는 뜻인데, 이 역시 레이저티닙 로열티가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나고 세비도플레닙 같은 후속 파이프라인이 다음 성장동력으로 이어질 거라는 기대가 담긴 값으로 보는 게 맞아요. 5번에서 짚은 확인거리들이 결국 이 기대가 맞는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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