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테크,
프린터 잉크로 벌어 전자파를 막는 필름을 키우는 회사
by ReadingStock's Analyst
- 잉크테크는 프린터 잉크로 벌어들인 돈을 전자파를 막는 EMI 차폐필름 같은 전자소재 사업에 쏟아붓고 있는 회사예요.
- 2025년 매출은 775억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억원까지 쪼그라들었고, 매출총이익률도 2021년 30.6퍼센트에서 18.3퍼센트까지 4년 연속 낮아졌어요.
-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은 2024년 63억원에서 2025년 7억원으로 급격히 줄어, 순이익 25억원보다도 적어졌어요.
- 전자소재 부문 원재료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은 가격이 최근 2년 새 크게 오르면서 원가 부담이 커졌고, 배당은 지난 십여 년간 지급된 적이 사실상 없어요.
- 오늘 종가 기준 PER은 15.21배, PBR은 0.82배로, 지금 얇은 이익보다는 전자소재 부문의 성장이 앞으로 이익으로 옮겨올지에 대한 기대가 담긴 값으로 보여요.
1. 잉크테크, 무엇으로 돈을 버나요?
사무실 프린터 잉크가 떨어져서 카트리지나 리필용 잉크를 사본 적이 있다면, 잉크테크가 만드는 제품을 이미 써봤을 가능성이 커요. 잉크테크는 사무용과 산업용 프린터에 쓰이는 잉크를 만들어 파는 회사고, 이 이미지프린팅 사업이 전체 매출의 51.6퍼센트를 차지하는 가장 큰 돈줄이에요.
그런데 잉크테크를 프린터 잉크회사로만 보면 반쪽짜리 그림이에요. 매출의 30.6퍼센트는 전자소재및재료라는 전혀 다른 사업에서 나오거든요. 여기서 만드는 게 Paste Ink와 절연필름, EMI 차폐필름, 인덕터 같은 전자부품 소재예요. 그중에서도 요즘 눈에 띄는 게 EMI 차폐필름인데, 스마트폰이나 디스플레이 안에서 전자파끼리 부딪히는 걸 막아주는 소재예요. 원래 일본 기업들이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하던 기술을 잉크테크가 자체 나노 분산 기술과 코팅 기술을 결합해 국산화한 걸로 알려져 있고, 국내외 주요 고객사의 양산 승인을 받아 공급을 늘려가는 중이에요. 나머지는 UV잉크젯경화프린터 JETRIX를 만드는 프린팅시스템 사업이 14.6퍼센트, 임대수익 같은 기타가 3.2퍼센트예요.
이 두 사업은 돈 버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요. 이미지프린팅은 한번 프린터를 산 고객이 잉크를 계속 갈아 끼우는 소모품 장사라 재구매는 꾸준하지만, 잉크 자체는 기술 진입장벽이 높지 않아서 가격 경쟁에 늘 노출돼 있어요. 전자소재및재료는 기술 장벽이 있는 만큼 부가가치가 더 클 여지가 있지만, 대신 원재료인 은 가격에 원가가 직접 흔들리는 사업이에요. 결국 잉크테크는 한마디로, 프린터 잉크로 벌어들인 돈을 전자파를 막는 필름 같은 전자소재 사업에 쏟아붓고 있는 회사예요. 이 그림이 숫자로 어떻게 나타나는지 2번부터 살펴볼게요.
2. 실적, 그래서 얼마나 잘 벌고 있나요?
매출 · 영업이익
2024년 739억원이던 매출이 2025년 775억원으로 늘었어요. 그런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7억원에서 8억원으로 뚝 떨어졌고, 순이익도 31억원에서 25억원으로 줄었어요. 매출은 늘었는데 이익은 오히려 쪼그라든, 언뜻 이상해 보이는 흐름이에요.
매출총이익률 · 영업이익률 · 순이익률
2025년 매출총이익률은 18.3퍼센트, 영업이익률은 1.0퍼센트, 순이익률은 3.2퍼센트예요. 만원어치를 팔면 원가를 빼고 1,826원이 남고, 판관비까지 다 치르고 나면 겨우 103원만 손에 남는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세금과 영업 밖의 손익까지 반영한 순이익률은 오히려 3.2퍼센트로 영업이익률보다 높아요. 본업에서 남긴 돈보다 본업 밖에서 들어온 돈이 더 컸다는 얘기라, 이 흐름이 해마다 되풀이될 거라고 보기는 어려워요. 왜 이렇게 얇아졌을까요. 1번에서 짚었듯 전자소재및재료 부문 원재료의 절반 가까이가 은인데, 이 은 가격이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올랐다는 게 첫 번째 이유예요. 매출총이익률이 2021년 30.6퍼센트에서 2025년 18.3퍼센트까지 4년 연속 낮아진 배경에 이 원가 부담이 걸려 있는 거예요. 두 번째는 이미지프린팅 사업의 가격 경쟁이에요. 소모품 잉크는 원가가 올라도 판매가에 바로 반영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영업이익률은 12.1퍼센트(2021년)에서 1.0퍼센트(2025년)까지 매출총이익률보다도 더 가파르게 주저앉았는데, 이건 마진이 얇아진 데다 매출이 느는 동안 고정비 부담이 그만큼 가벼워지지 못했다는 뜻이에요. 다만 최근 4개 분기(TTM) 기준으로는 매출총이익률 19.4퍼센트, 영업이익률 2.9퍼센트로 조금씩 올라오는 중이라, 바닥을 다지는 국면일 가능성도 있어요.
ROE (자기자본이익률)
자기자본 대비 수익성인 ROE는 2025년 3.2퍼센트, 총자산 대비 수익성인 ROA는 1.6퍼센트예요. ROE가 ROA의 대략 두 배인데, 이건 잉크테크의 부채비율이 102퍼센트 안팎이라 자산 규모가 자기자본의 두 배쯤 된다는 뜻이에요. 빚과 자기자본이 비슷한 크기로 사업을 떠받치고 있으니, 자산 전체가 벌어들이는 돈(ROA)이 절반쯤 줄어든 크기로 자기자본 수익성(ROE)에 옮겨오는 셈이에요. 이 말은 곧, 이익이 늘거나 줄면 ROE도 그 절반 정도의 폭만큼 자산 규모의 지렛대를 받아 움직인다는 뜻이라, 결국 잉크테크의 ROE는 빚의 크기보다는 영업이익 자체가 얼마나 회복되느냐에 좌우되는 구조예요. 최근 4개 분기(TTM) 기준으로는 ROE가 5.4퍼센트, ROA가 2.7퍼센트로 살짝 올라와 있어요.
3. 현금흐름,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요?
장부상 이익과 통장에 들어오는 현금은 다른 얘기예요. 보통은 감가상각비처럼 실제로 돈이 나가지 않은 비용을 다시 더해주기 때문에 영업현금흐름이 순이익보다 넉넉한 경우가 많은데, 잉크테크는 2025년에 정반대예요. 순이익은 25억원인데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은 7억원에 그쳤어요. 순이익보다 오히려 적은 거예요.
영업현금흐름 · FCF
2024년만 해도 영업현금흐름이 63억원으로 그해 순이익(31억원)의 두 배 수준이었는데, 2025년엔 7억원으로 뚝 떨어졌어요. 매출 대비로 보면 8.5퍼센트에서 0.9퍼센트로 낮아진 셈이에요. 이자·감가상각 전 영업이익 자체가 얇아진 영향이 크고,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이 각각 6.3퍼센트, 5.2퍼센트씩 늘어난 것도 현금이 회사 밖으로 덜 들어오게 만든 요인으로 볼 수 있어요. 이 현금이 잉크테크에서 갖는 의미는 분명해요. 넉넉한 영업현금흐름은 은 가격이 출렁이는 시기를 버티는 체력이 되고, 4번에서 볼 서산 신규 공장 같은 투자를 계속할 수 있는 재원이 되거든요. 그런데 지금처럼 현금창출력이 순이익보다도 얇아진 상태라면, 그 체력과 재원이 예전만큼 든든하지 않다는 뜻이라 다음 분기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어요.
4. 배당과 투자, 번 돈을 어디에 쓰나요?
잉크테크는 배당을 지급하는 회사가 아니에요. 대신 벌어들인 돈은 사업 안으로 다시 들어가는 쪽에 훨씬 가까워요. 전자소재및재료 부문의 생산능력을 늘리기 위해 충남 서산에 신규 공장을 지었고, 지금은 이 공장의 정상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이미지프린팅 쪽에서도 동남아시아와 서남아시아로 판매 지역을 넓히고, 옷감 등에 무늬를 인쇄하는 DTF 관련 잉크와 소재를 새로 개발하는 데 자원을 쓰고 있고요.
결국 잉크테크의 자본배분은 주주에게 현금을 돌려주기보다 성장에 재투자하는 쪽에 확실히 무게가 실려 있는 성격이에요. 다만 3번에서 봤듯 2025년 영업현금흐름이 7억원까지 얇아진 상태라, 서산 공장 정상화와 시장 확대에 쓸 실탄이 예전만큼 두둑하지는 않은 시점이에요. 배당이 없는 대신 그 돈이 전자소재 부문의 생산능력과 이미지프린팅의 새 시장으로 가고 있다는 게, 지금 잉크테크의 자본배분을 이해하는 핵심이에요.
5.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잉크테크가 지금 가장 힘을 주는 곳은 EMI 차폐필름이에요. 이 소재는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부품 안에서 전자파 간섭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통신 속도가 빨라지고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기기 안에서 전자파끼리 부딪히는 문제가 커지고, 그만큼 차폐 소재도 더 많이 필요해지는 구조예요. 스마트폰 부품용 EMI 차폐필름 시장 규모만 약 3,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잉크테크의 국내외 공급량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잉크테크의 2025년 전체 매출이 775억원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이 시장 자체는 결코 작지 않은 규모예요.
물론 이 성장이 곧바로 이익으로 옮겨온다는 보장은 없어요. 2번과 3번에서 봤듯 은 가격 부담과 서산 공장 정상화 과정이 아직 마진과 현금흐름을 짓누르고 있거든요. EMI 차폐필름 시장이 계속 커지는 흐름을 잉크테크가 얼마나 이익으로 바꿔내느냐가 앞으로 몇 년의 관전 포인트예요.
다음에 확인하면 좋을 것 3가지를 꼽아볼게요.
- 서산 신규 공장이 정상화되면서 영업이익률이 다시 올라오는지.
- 은 가격 부담이 진정되면서 매출총이익률의 하락세가 멈추는지.
- EMI 차폐필름을 비롯한 전자소재및재료 부문의 매출 비중이 실제로 더 커지는지.
6. 조심해서 봐야 할 점은요?
가장 먼저 짚을 건 이미지프린팅 사업의 구조예요. 매출의 절반이 넘는 이 사업은 범용 소모품인 프린터 잉크를 파는 장사라 진입장벽이 낮고, 그래서 지역을 넓혀 물량을 늘리는 방식에 기댈 수밖에 없어요. 가격을 마음대로 올리기 어려운 사업이라는 뜻이에요.
두 번째는 원재료 의존이에요. 전자소재및재료 부문은 원재료의 절반 가까이를 은에 의존하고 있어서, 국제 은 시세가 오르면 원가가 그대로 흔들려요. 실제로 잉크테크의 영업이익률은 최근 11년 사이 가장 좋았던 해(12.1퍼센트, 2021년)와 가장 나빴던 해(마이너스 12.0퍼센트, 2017년) 사이에 24.1퍼센트포인트나 되는 폭으로 출렁여온 이력이 있어요. 업황과 원가에 따라 이익이 크게 흔들리는 사업이라는 뜻이에요.
세 번째는 현금창출력이에요. 최근 11년 평균 영업현금흐름 마진은 5.1퍼센트였는데, 2025년엔 0.9퍼센트까지 낮아졌어요. 부채비율도 2023년 87퍼센트에서 2024년 109퍼센트, 2025년 102퍼센트로 최근 다시 오르는 흐름이라, 서산 공장 같은 투자에 돈이 계속 들어가는 시점과 현금창출력이 얇아진 시점이 겹쳐 있어요. 정직하게 말하면, 지금 잉크테크는 전자소재 부문의 성장 스토리와 그 성장을 뒷받침할 현금 체력 사이에 약간의 시차가 벌어져 있는 상태예요.
7. 잉크테크 주가, 지금 비싼 걸까요?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지금 가격에 투자한 원금을 순이익만으로 회수하는 데 몇 년이 걸리는지 보여주는 지표예요. 2026년 8월 7일 종가 3,335원 기준으로 잉크테크의 PER은 15.21배예요. 원금 회수에 대략 15년 정도가 걸린다고 보는 값이라는 뜻이에요.
다만 잉크테크처럼 이익이 크게 출렁이는 회사는 이 숫자를 곧이곧대로 보면 착시가 생겨요. 2020년엔 적자였던 탓에 PER이 마이너스로 나왔고, 2021년에 흑자로 돌아선 직후엔 순이익이 아직 작아서 PER이 92.4배까지 치솟았던 이력이 있어요. 2025년 결산 기준 PER은 25.1배였는데, 최근 4개 분기(TTM) 기준으로는 14.3배로 낮아졌어요. 이익이 조금만 늘거나 줄어도 PER이 크게 흔들리는 회사라는 뜻이에요.
PER 추이 (최근 3년)
PBR로 보면 지금 0.82배예요. 장부에 쌓인 순자산 가치의 82퍼센트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뜻이고, PSR은 0.8배로 매출 1원어치를 시장이 0.8원 정도로 쳐주고 있는 셈이에요. 시가총액은 654억원인데, 이 정도 몸값은 지금 당장의 두툼한 이익보다는 5번에서 짚은 전자소재 부문의 성장이 앞으로 이익과 현금흐름으로 얼마나 옮겨올지에 대한 기대가 담긴 값에 가까워요. 결국 지금 주가가 싸다 비싸다를 단정하기보다는, 5번의 확인거리들이 어떻게 풀리는지를 따라가 보면서 이 몸값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가늠해보는 게 정확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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