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지텍,
상담원 자리에 AI를 채워 넣는 콜센터 설계자
by ReadingStock's Analyst
- 브리지텍은 콜센터를 지어주던 회사에서 이제 그 콜센터 안에 AI 상담원을 심는 회사로 옮겨가고 있어요.
- 최근 분기 기준 영업이익률이 7.67%까지 올라왔지만 2025년 결산 기준으로는 0.62%에 그쳤어요.
- 2025년과 2024년 모두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각각 39억원, 57억원)를 기록했어요.
- 영업이익률이 좋았던 해와 나빴던 해 사이 격차가 30.48%포인트에 이를 만큼 실적 변동성이 커요.
- 2026년 8월 24일 종가 기준 PER은 12.75배, PBR은 0.82배로, 최근 반등한 이익이 이어질지에 대한 기대와 신중함이 함께 담긴 값이에요.
1. 브리지텍, 무엇으로 돈을 버나요?
콜센터에 전화를 걸면 안내 음성이 나오고, 번호를 누르면 상담원에게 연결되고, 통화가 끝나면 녹취가 남아요. 이 뒤편 시스템을 은행이나 카드사, 통신사, 공공기관에 지어주는 회사가 브리지텍이에요. 2008년 코스닥에 상장한 뒤로 줄곧 이 콜센터 인프라 하나를 파온 회사인데, 자체 개발한 IPRON이라는 플랫폼으로 상담 녹취부터 자동응답, 상담원 지원 화면까지 묶어서 팔아요.
돈을 버는 방식은 크게 두 갈래예요. 하나는 은행이나 카드사가 콜센터 시스템을 통째로 새로 짓거나 바꿀 때 그 프로젝트를 맡아 지어주고 완료 시점에 대금을 받는 구축형 사업이고, 다른 하나는 브리지텍이 시스템을 직접 들고 있으면서 기업고객에게 다달이 이용료를 받는 임대와 클라우드 사업이에요. IPRON을 클라우드 환경에 맞춰 만든 IPRON Cloud가 후자에 해당하는데, 공공기관에 팔려면 필요한 CSAP 인증까지 받아둔 상태예요.
그런데 브리지텍이 요즘 힘을 싣는 건 이 두 갈래 어디에도 딱 들어맞지 않는 세 번째 축이에요. 바로 AICC, 그러니까 사람 상담원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전화를 받거나 상담원을 돕는 콜센터예요. 실제로 브리지텍은 스스로를 소개할 때도 콜센터 솔루션 회사라는 말보다 AICC와 음성봇, 화자인식 같은 단어를 먼저 꺼내요. 콜센터를 지어주던 회사가, 이제는 그 콜센터 안에 앉힐 AI를 만드는 회사로 스스로를 다시 소개하고 있는 셈이에요.
한마디로 브리지텍은 상담원 자리를 대신 채워 넣어온 회사예요. 예전엔 그 자리에 상담 시스템을 놓았고, 지금은 그 자리에 AI를 놓는 실험을 하고 있는 거고요.
매출 · 영업이익
2. 실적, 그래서 얼마나 잘 벌고 있나요?
2026년 2분기까지 최근 네 개 분기(TTM) 기준으로 보면 영업이익률이 7.67%예요. 만원어치 매출이 들어오면 767원이 영업이익으로 남는다는 뜻인데, 바로 직전인 2025년 결산 기준으로는 영업이익률이 0.62%, 그러니까 만원 팔아도 62원 남짓 남기는 수준이었어요. 한 해 사이에 이렇게 크게 달라진 이유를 알려면 브리지텍이 매출을 인식하는 방식을 봐야 해요. 콜센터를 통째로 지어주는 구축형 계약은 시스템이 완성되는 시점에 그 프로젝트 매출과 원가를 한꺼번에 장부에 반영해요. 그 해에 마진 좋은 프로젝트가 몰리면 이익률이 확 뛰고, 마진 낮은 프로젝트나 손실 나는 프로젝트가 걸리면 그 해 전체 이익률이 같이 주저앉는 구조예요.
그래서 브리지텍의 11년치 영업이익률을 보면 진폭이 상당히 커요. 2016년엔 14.77%까지 올랐다가 2017년엔 마이너스 15.71%까지 떨어진 적이 있는데, 이 30.48%포인트에 이르는 낙폭이 한 해 사이에 벌어진 거예요. 매출총이익률도 비슷한 흐름을 그리는데, 최근 분기 기준으로는 20.35%까지 올라와 있어요. 만원 팔면 2,035원 정도가 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으로 남는다는 뜻인데, 2025년 결산 때는 12.99%에 그쳤던 걸 생각하면 최근 들어 마진 좋은 계약들이 반영되기 시작한 걸로 볼 수 있어요.
순이익률도 같은 궤도예요. 최근 분기 기준 5.65%, 만원 팔면 565원이 순이익으로 남는 수준까지 올라왔는데, 2025년 결산 기준으로는 1.03%에 그쳤어요. 브리지텍이 지금 겪고 있는 건 실적이 나쁜 회사가 갑자기 좋아지는 이야기라기보다, 원래도 프로젝트 하나하나에 실적이 크게 좌우되던 회사가 최근 분기에 마진 좋은 계약을 만난 이야기에 가까워요. 그래서 이번 분기 숫자만 보고 마진이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고 보기보다는, 다음 몇 분기 동안 이 수준이 유지되는지를 봐야 진짜 판단이 서요.
ROE는 최근 분기 기준 6.39%, 2025년 결산 기준으로는 1.1%였어요. 과거 11년 평균이 3.54%인 걸 감안하면 최근 분기 수치가 평균보다 높은 편인데, 브리지텍은 부채비율이 최근 분기 기준 26.63%로 그렇게 빚을 많이 끌어다 쓰는 구조가 아니에요. 빚을 크게 지렛대 삼는 회사라면 이익이 조금만 늘어도 ROE가 확 튀는데, 브리지텍은 그런 구조가 아니라서 ROE가 크게 움직이는 진짜 이유는 자본구조보다는 이익 자체가 원래 크게 출렁이기 때문이에요. 다시 말해 브리지텍의 ROE를 볼 때는 자기자본이 얼마나 두꺼운지보다, 그 분기에 어떤 프로젝트가 매출로 잡혔는지를 먼저 물어야 하는 회사예요.
매출총이익률 · 영업이익률 · 순이익률
ROE (자기자본이익률)
3. 현금흐름,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요?
브리지텍에서는 장부상 이익과 통장에 들어오는 현금이 다른 이야기가 될 때가 많아요. 2025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39억원이었고, 2024년에도 마이너스 57억원이었어요. 같은 기간 2025년 순이익은 5억원으로 흑자였으니, 이익은 났는데 실제 현금은 오히려 빠져나갔다는 뜻이에요. 구축형 매출의 흔한 그림자인데, 프로젝트를 완료해서 매출과 이익은 장부에 잡혔지만 그 대금을 실제로 받는 시점은 뒤로 밀리면서 매출채권이 쌓이는 구간이라고 보면 돼요. 실제로 최근 매출채권 증가율은 6.67%로, 받을 돈이 매출보다 조금 더 빠르게 늘고 있어요.
매출 대비 영업현금흐름 비율(OCF마진)로 보면 최근 분기 기준 마이너스 4.94%, 2025년 결산 기준으로는 마이너스 7.92%예요. 과거 11년 평균은 플러스 7.61%였고 2016년엔 34.04%까지 좋았던 적도 있었으니, 지금은 그 평균에서 한참 벗어나 있는 구간인 셈이에요. 그렇다고 당장 걱정할 상황은 아닌데, 유동비율이 최근 분기 기준 289.52%로 당장 갚아야 할 빚보다 손에 쥔 자산이 훨씬 많은 데다 과거 평균(267.82%)보다도 오히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거든요. 쌓아둔 곳간이 두둑해서, 한두 해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찍어도 회사가 흔들릴 걱정은 크지 않다는 뜻이에요.
다만 이 곳간에도 한계는 있어요. 지금처럼 현금이 계속 마이너스로 빠져나가는 흐름이 길어지면 결국 곳간에서 꺼내 쓰는 돈이 늘어나는 거라, 배당처럼 매년 나가는 돈을 감당하는 부담도 함께 커져요. 이 이야기는 4번에서 이어가 볼게요.
영업현금흐름 · FCF
4. 배당과 투자, 번 돈을 어디에 쓰나요?
브리지텍은 이익이 널뛰는 해에도 배당을 거른 적이 없는 회사예요. 영업이익이 마이너스였던 2017년, 2019년, 2024년에도 배당수익률이 0으로 떨어진 해는 한 번도 없었어요. 이익이 나면 배당하고 적자면 건너뛰는 흔한 패턴이 아니라, 실적과 무관하게 배당을 지켜온 쪽에 가깝다는 뜻이에요.
배당수익률 자체는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높아졌어요. 최근 분기 기준 4.22%로, 과거 11년 평균 2.67%나 2025년 결산 기준 2.57%보다 뚜렷하게 높은 수준이에요. 다만 이 숫자만으로 배당을 갑자기 크게 늘렸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요. 배당수익률은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값이라, 주가가 눌리기만 해도 분모가 작아지면서 수익률은 올라가거든요. 배당 자체를 늘린 결과인지 주가 쪽 요인이 더 큰지는 배당금 자체의 변화를 따로 확인해봐야 할 부분이에요.
3번에서 본 것처럼 최근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이어가는 상황에서도 배당을 지켜왔다는 건, 그동안 쌓아둔 두둑한 유동성에서 배당 재원을 끌어다 쓰고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지금 당장은 유동비율이 289.52%로 여유가 있어서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런 흐름이 길어지면 언젠가는 배당 재원을 벌어들이는 이익과 현금에서 조달하는 원래 방식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점이 와요. 결국 앞으로 배당의 지속가능성은 AICC나 클라우드 같은 구독형 매출이 자리를 잡아서 이익과 현금흐름을 함께 안정시키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면 돼요.
5.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브리지텍이 그리는 앞으로의 그림은 AICC예요. 2022년 1월에는 하나카드에 AICC 챗봇과 콜봇을 구축해주는 계약을 맺었는데 규모가 33억7,500만원 정도였고, 삼성카드에는 로보텔러 기반의 AICC를 단계적으로 공급하면서 아웃바운드나 텔레마케팅 업무를 자동화하는 작업도 해왔어요. 왜 하필 지금 이 방향이냐면, 콜센터는 원래 인건비 비중이 유독 큰 업무라서 생성형 AI가 사람 말을 알아듣고 자연스럽게 대꾸하는 수준까지 올라온 지금이, 은행이나 카드사 입장에서 상담 업무를 AI로 옮길 명분과 기술이 동시에 갖춰진 시점이거든요.
다만 지금 규모를 냉정하게 보면, 하나카드나 삼성카드 같은 개별 계약 하나하나는 브리지텍 전체 매출에서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이긴 하지만, 아직 회사 전체 실적을 완전히 바꿔놓을 정도는 아니에요. 앞서 2번에서 본 것처럼 영업이익률이 분기마다 여전히 크게 출렁이고 있다는 게 그 증거예요. AICC와 클라우드형 매출이 정말 자리를 잡았다면 매출이 매달 쌓이는 구조로 바뀌면서 이 변동성부터 줄어드는 게 순서인데, 아직 거기까지 가지는 못한 단계로 보여요.
브리지텍을 지켜볼 때 다음에 확인하면 좋은 것 세 가지를 꼽아볼게요.
- 신규 AICC 계약이나 고객사가 꾸준히 늘어나는지.
- 그 계약들이 구축형 일회성 매출이 아니라 다달이 쌓이는 구독형 매출로 얼마나 전환되는지.
- 이런 변화가 실제로 분기별 영업이익률의 진폭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나타나는지, 아니면 여전히 프로젝트 하나하나에 실적이 좌우되는 예전 패턴이 반복되는지.
6. 조심해서 봐야 할 점은요?
브리지텍에서 가장 먼저 짚어야 할 리스크는 실적 자체의 변동성이에요. 최근 11년 동안 영업이익률이 가장 좋았던 해와 가장 나빴던 해 사이의 격차가 30.48%포인트나 벌어져요. 웬만한 업황 사이클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폭인데, 이건 결국 구축형 매출이라는 사업 구조 자체에서 나오는 리스크예요. 그해 어떤 프로젝트를 얼마나 수주했고 그 프로젝트의 마진이 어땠는지에 따라 회사 전체 실적이 좌우되다 보니, 다음 해 실적을 예측하기가 유독 어려운 회사인 셈이에요.
두 번째는 이 변동성이 신용평가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는 점이에요. 브리지텍의 기업신용등급은 2023년 결산 기준 AA-였다가 2024년, 2025년 결산 기준으로는 A+로 한 단계 내려갔어요. 부채가 갑자기 늘어난 게 아니라 실적 자체가 흔들린 게 등급에 영향을 준 걸로 보이는데, 앞으로 이 변동성이 잦아들지 않으면 신용등급이 다시 낮아질 여지도 남아 있어요.
세 번째는 AICC 전환이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이에요. 5번에서 본 것처럼 신규 계약 사례는 있지만, 그게 회사 전체의 매출 구조를 바꿀 만큼 자리를 잡았다고 보기엔 일러요. 만약 AICC 쪽 매출이 기대만큼 빠르게 늘지 않으면, 브리지텍은 여전히 예전처럼 프로젝트 수주 여부에 실적이 좌우되는 회사로 남을 수 있어요.
7. 브리지텍 주가, 지금 비싼 걸까요?
PER은 지금 주가가 그 회사 한 해 이익의 몇 배인지를 보여주는 숫자예요. 쉽게 말하면 지금 낸 돈을 그 회사가 버는 이익만으로 회수하는 데 몇 년이 걸리는지를 어림하는 잣대고요. 2026년 8월 24일 종가 2,945원 기준으로 브리지텍의 PER은 12.75배, PBR은 0.82배예요. PBR 0.82배는 지금 주가가 장부상 순자산보다 낮게 거래되고 있다는 뜻이에요.
브리지텍처럼 이익이 해마다 크게 출렁이는 회사는 PER을 볼 때 착시를 조심해야 해요. 2025년 결산 이익 기준으로 계산한 PER은 108.93배까지 치솟는데, 이건 회사가 갑자기 비싸진 게 아니라 2025년 이익 자체가 워낙 얇았기 때문에 나눗셈 결과가 커진 거예요. 반면 최근 분기 실적(TTM) 기준으로 계산하면 PER이 12.32배로 뚝 떨어지는데, 이 역시 최근 분기 이익이 좋아진 영향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예요. 과거 11년 평균 PER이 9.53배였다는 걸 감안하면, 지금 PER 12배대는 평균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에요.
PBR로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요. 과거 평균 PBR이 1.39배였던 걸 생각하면 지금 0.82배는 그보다 낮은 편이고, 최근 분기말 기준으로 계산한 PBR(0.79배)과도 비슷한 수준이에요. 결국 지금 브리지텍의 몸값에는 최근 분기에 반등한 이익이 앞으로도 이어질 거라는 기대와, 그럼에도 순자산 대비로는 아직 후한 값을 쳐주지는 않는 시장의 신중함이 함께 담겨 있는 셈이에요. 이게 싸다 비싸다를 가르기보다는, 5번에서 짚은 확인거리들, 그러니까 AICC 전환이 진짜 매출 구조를 바꿔놓는지를 지켜보면서 판단할 문제예요.
PER 추이 (최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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