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캠퍼스,
대기업 임직원들의 사내 학교를 운영하는 회사
by ReadingStock's Analyst
- 멀티캠퍼스는 학생이 아니라 대기업 임직원을 학생으로 둔 기업교육 전문회사예요.
- 2025년 매출은 3,308억원으로 2년 연속 줄었고(2024년 -1.6%, 2025년 -6.2%), 영업이익률도 9.64%(TTM 8.29%)까지 낮아졌어요.
- 그럼에도 영업현금흐름은 436억원으로 순이익(264억원)보다 크고, 잉여현금흐름수익률도 23.32%(TTM 27.31%)에 이를 만큼 현금창출력은 여전히 탄탄해요.
- 2025년 매출 상위 5개 거래처(대부분 삼성 계열)가 전체 매출의 43.4%를 차지할 만큼 고객 쏠림이 크다는 점은 짚고 가야 할 리스크예요.
- 지금 주가 기준 PER는 6.34배, PBR은 0.65배로, 매출 정체와 마진 압박에 대한 시장의 보수적인 시선이 담긴 값이에요.
1. 멀티캠퍼스, 무엇으로 돈을 버나요?
취업 준비하면서 오픽(OPIc) 시험 한 번쯤 본 적 있는 사람 많을 거예요. 그 영어 말하기 평가를 운영하는 회사가 멀티캠퍼스예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 오픽은 멀티캠퍼스의 얼굴에 가깝지 진짜 돈줄은 아니라는 점이에요. 2025년 연결 매출 3,308억원 중에서 외국어서비스(오픽 평가와 어학교육)는 769억원, 23퍼센트예요. 나머지 77퍼센트에 해당하는 2,539억원은 직무교육과 IT교육, 리더십 콘텐츠 같은 교육서비스에서 나와요.
이 지점이 멀티캠퍼스를 다른 교육주와 근본적으로 갈라놓아요. 메가스터디교육이나 디지털대성, 아이스크림미디어는 학생이나 학부모한테 직접 물건을 파는 회사인데, 멀티캠퍼스는 회사를 상대로 장사하는 회사예요. 원래 삼성SDS의 교육사업본부였다가 독립한 회사라, 지금도 삼성 계열 기업교육을 도맡아 하고 있고요. 2025년 매출 상위 5개 거래처를 보면 삼성전자, 대한상공회의소, 삼성에스디에스, 삼성글로벌리서치, 삼성생명이 이름을 올렸는데, 이 다섯 곳 매출만 합쳐도 1,43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3.4퍼센트예요. 낯익은 개인 고객이 아니라 대기업 임직원들이 진짜 학생인 셈이에요.
어떻게 벌길래 다른가도 결이 달라요. 학생 대상 인강은 한 번 만든 콘텐츠를 그대로 수십만 명에게 팔면 되지만, 기업교육은 고객사마다 원하는 역량과 조직 상황이 달라서 컨설팅하고 맞춤 설계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그만큼 계약 하나의 단가는 크고 관계도 오래가지만, 대량으로 찍어 파는 장사는 아니라는 뜻이에요. 외국어 쪽도 마찬가지예요. 오픽 판매권을 독점 보유한 미국 자회사 LTI가 있는데, 이 회사가 미국 대학과 기업, 정부 시장으로 사업을 넓히는 중이에요.
한마디로 멀티캠퍼스는, 학생이 아니라 회사원을 학생으로 둔 학교를 운영하는 회사예요. 그리고 이 학교의 등록금을 내는 건 개인이 아니라 그 회사들의 교육예산이라는 점이, 뒤에 나올 성장과 수익성 이야기를 이해하는 열쇠가 돼요.
2. 실적, 그래서 얼마나 잘 벌고 있나요?
매출 · 영업이익
매출은 2015년 1,356억원에서 꾸준히 늘어 2022년 3,575억원까지 커졌어요. 그런데 그 이후로는 방향이 바뀌었어요. 2023년 3,586억원으로 한 번 더 늘었다가 2024년 3,527억원(전년 대비 -1.6%), 2025년 3,308억원(-6.2%)으로 2년 연속 줄었거든요. 순이익도 비슷한 궤적이에요. 2023년 319억원까지 늘었다가 2024년 315억원, 2025년 264억원으로 내려왔어요. 회사 설명으로는 교육서비스가 계절적 비수기(연말부터 2월)에 부진했고, 외국어서비스는 기업 인사제도 변화와 채용 시즌 밖 수요 감소가 겹친 결과라고 해요.
매출총이익률 · 영업이익률 · 순이익률
만원어치 팔면 얼마 남는지로 보면, 매출총이익률은 27.9퍼센트(최근 4개 분기 기준 26.69퍼센트)라 만원에 2,790원 정도가 원가를 빼고 남아요. 영업이익률은 9.64퍼센트(TTM 8.29퍼센트), 순이익률은 7.98퍼센트(TTM 7.03퍼센트)로 내려오는데, 2022년엔 영업이익률이 11.48퍼센트까지 찍었던 걸 생각하면 최근 마진이 꽤 눌린 편이에요.
왜 이렇게 됐을까요. 콘텐츠 기획 인력, 강사료, 러닝플랫폼 운영 같은 비용은 매출이 줄어든다고 그만큼 같이 줄어드는 성격이 아니에요. 매출이 늘 때는 이런 고정비성 지출이 자연스럽게 희석되면서 이익률이 올라가지만, 지금처럼 매출이 2년 연속 뒷걸음질하는 국면에서는 같은 비용을 더 적은 매출로 나눠 감당해야 하니 이익률이 반대로 눌리는 거예요. 여기에 최근 연구개발비 지출도 한몫해요. 2024년엔 연구개발비가 매출의 9.34퍼센트까지 늘었다가 2025년엔 6.68퍼센트로 줄었는데, 이 돈의 상당수가 AI 콘텐츠 개발에 들어간 걸 감안하면 지금 마진이 눌린 이유 중 일부는 미래를 준비하는 비용이라고 볼 수 있어요.
ROE (자기자본이익률)
ROE는 11.21퍼센트(TTM 10.23퍼센트)예요. 2022년 17.72퍼센트에서 3년 연속 내려온 흐름인데, 이익이 줄어든 것과 자기자본이 두꺼워진 것 두 가지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예요. 부채비율이 2021년 83.6퍼센트에서 2025년 36.84퍼센트까지 꾸준히 낮아졌다는 건, 빚을 갚아나가는 동시에 이익잉여금이 계속 쌓이면서 자기자본 자체가 커졌다는 뜻이거든요. 분모인 자기자본은 커지고 분자인 이익은 작아지니, ROE가 이중으로 눌리는 셈이에요. 반대로 생각하면, 이익이 다시 늘어나는 국면이 온다 해도 자기자본이 이미 두꺼워진 만큼 ROE가 예전처럼 가파르게 튀어 오르긴 어려운 구조로 바뀌어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3. 현금흐름,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요?
영업현금흐름 · FCF
장부에 찍히는 순이익과 통장에 들어오는 현금은 다른 얘기예요. 2025년 순이익은 264억원인데, 같은 해 영업현금흐름은 436억원으로 이익보다 훨씬 커요. 콘텐츠 개발에 들인 무형자산 상각비처럼 실제 돈이 빠져나가지 않는 비용이 순이익 계산에는 들어가지만 현금흐름표에는 다시 더해지기 때문이에요. 다만 영업현금흐름 자체도 2023년 594억원을 정점으로 2024년 465억원, 2025년 436억원으로 순이익과 비슷하게 줄어드는 흐름이라, 이익이 눌리는 국면이 현금흐름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짚어야 해요.
그래도 이 사업은 설비투자가 거의 없어요. 강의실이나 서버 인프라 정도가 필요할 뿐, 공장이나 대규모 장비가 필요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벌어들인 현금 대비 얼마나 순수하게 남는지를 보여주는 잉여현금흐름수익률이 23.32퍼센트(TTM 27.31퍼센트)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요. 이 두툼한 현금이 멀티캠퍼스에 가능하게 하는 건 크게 두 가지예요. 하나는 매출이 흔들려도 배당을 계속 늘려온 여력이고, 다른 하나는 큰 빚이나 외부 투자 유치 없이도 AI 콘텐츠 개발 같은 새 시도를 손익계산서 안에서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이에요. 매출이 정체된 회사치고 현금 곳간은 오히려 든든한 편이라, 이 현금을 앞으로 어디에 쓰는지가 멀티캠퍼스를 지켜보는 중요한 포인트가 돼요.
4. 배당과 투자, 번 돈을 어디에 쓰나요?
멀티캠퍼스는 최근 몇 년 새 배당수익률을 눈에 띄게 늘려왔어요. 2020년 1.46퍼센트였던 배당수익률이 2024년 7.02퍼센트까지 뛰었고, 2025년엔 4.35퍼센트(TTM 4.94퍼센트)를 기록하고 있어요. 순이익이 2023년 이후 계속 줄어드는 와중에도 배당수익률은 오히려 높아진 흐름이라, 이익 사이클과 무관하게 주주환원을 밀어붙이는 성향으로 읽을 수 있어요.
반면 설비투자나 인수합병 쪽에 큰돈을 쓴 흔적은 잘 보이지 않아요. 시가총액 대비 잉여현금흐름 수준을 보여주는 P/FCF가 3.66배(TTM)로 낮은 편인데, 이건 시가총액에 비해 벌어들이는 현금 자체가 넉넉하다는 뜻이에요. 그러니까 멀티캠퍼스가 현금을 쓰는 방식은 상당히 단순해요. 큰 설비나 공장이 필요 없는 사업이라 재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고, 그 대신 남는 현금은 주로 배당으로 흘려보내는 쪽에 가까워요. 최근 커지고 있는 AI 콘텐츠 투자도 큰 자본적 지출보다는 연구개발비 형태로 손익계산서 안에서 처리되는 수준이라, 지금까지는 배당과 연구개발비 두 갈래로 현금을 나눠 쓰는 모습이에요. 앞으로 AI 관련 투자가 더 커진다면 이 균형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는 지켜볼 대목이에요.
5.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멀티캠퍼스가 지금 가장 힘을 싣는 곳은 AI 기업교육이에요. 2026년 초 AX러닝혁신센터를 새로 만들고 CTO를 센터장으로 앉혔는데, 연구소가 아니라 조직을 세워 투자한다는 신호로 볼 수 있어요. KAIST와 함께 개발한 진단 도구로 기업의 AI 역량을 8개 영역, 40개 항목으로 먼저 재고, 자체 개발한 AI 스튜디오라는 실습 플랫폼에서 배운 걸 바로 만들어보게 하는 진단, 교육, 실습, 적용의 4단계 체계를 운영하고 있어요.
왜 지금 이 베팅을 할까요. 기업들이 AI 도구는 이미 들여놨는데 실제 업무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몰라 헤매는 시기이기 때문이에요. 올해 상반기 기업들의 AI 교육 문의가 급증했고, 문의 내용도 예전처럼 막연한 게 아니라 활용 사례나 산출물처럼 구체적으로 바뀌었다고 해요. 교육 대상도 실무자 중심에서 임원급으로 옮겨가는 중인데, 최근엔 대기업 그룹사 임원들을 2박3일 합숙시켜 직접 AI 에이전트를 설계해보게 하는 프로그램까지 나왔어요. 실무자보다 임원급 교육의 객단가가 크다는 걸 생각하면, 이 변화는 매출 단가 자체를 끌어올릴 수 있는 신호이기도 해요.
다만 아직은 이 AI 축이 별도 매출로 잡혀 숫자에 뚜렷이 드러나는 단계는 아니에요. 2025년 연구개발비가 매출의 6.68퍼센트(2024년엔 9.34퍼센트)였다는 걸 감안하면, 지금은 본업 콘텐츠를 AI로 새로 짜는 투자 단계이지, 완전히 새로운 캐시카우가 독립해 나온 상태는 아니라는 현실도 함께 봐야 해요. 다만 업황 자체는 우호적이에요. 글로벌 에듀테크 시장이 2026년부터 2034년까지 연평균 11.4퍼센트씩 성장해 7,600억달러 규모로 커질 거라는 전망이 있고, 국내 이러닝 수요시장도 2025년 기준 5조 9,659억원 중 사업체와 정부공공기관 시장이 2조 4,595억원(41.2퍼센트)을 차지할 만큼 멀티캠퍼스가 발 딛고 있는 B2B 영역 자체가 꾸준히 커지는 시장이에요.
다음에 확인하면 좋을 것 3가지:
- AX러닝혁신센터를 중심으로 한 AI 교육 상품이 실제 매출과 마진 회복으로 이어지는지
- 교육서비스 대비 빠르게 커지는 외국어서비스, 특히 미국 자회사 LTI의 해외 확장이 매출 비중을 얼마나 더 키우는지
- 2년 연속 줄어든 매출과 영업이익률이 계절적 요인의 정상화만으로 회복되는지, 아니면 구조적으로 더 눌린 수준에 머무는지
6. 조심해서 봐야 할 점은요?
솔직하게 짚어볼게요.
첫째, 고객 쏠림이 커요. 2025년 매출 상위 5개 거래처가 전체 매출의 43.4퍼센트를 차지하는데, 그중 대부분이 삼성 계열사예요. 안정적인 모기업 물량이 바닥을 받쳐주는 대신, 삼성그룹의 교육예산 정책이나 인사제도가 바뀌면 그 영향을 고스란히 받을 수 있는 구조예요.
둘째, 정부 지원 프로그램 의존도도 무시할 수 없어요. 삼성청년SW아카데미 위탁운영(349억원)과 K-Digital Training 프로그램(217억원)을 합치면 566억원으로, 2025년 매출의 약 17퍼센트에 해당해요. 정부 예산 편성 방향이 바뀌면 흔들릴 수 있는 몫이 작지 않다는 뜻이에요.
셋째, 최근 11년 사이 영업이익률이 최저 5.28퍼센트에서 최고 11.48퍼센트까지 움직였어요. 6.2퍼센트포인트 정도의 폭인데, 매출멀티캠퍼스 교육예산이라는 경기민감한 항목에 기대는 사업 특성상 이익 변동성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요.
넷째, 교육서비스와 외국어서비스 모두 계절성이 뚜렷해요. 기업의 경영계획과 조직개편, 인사이동이 몰리는 12월부터 2월까지가 비수기이고, 외국어평가는 채용 시즌인 3월과 9월에 응시가 몰려요. 분기별 실적을 볼 때 이 계절성을 감안하지 않으면 일시적인 부진을 구조적인 둔화로 오해할 수 있어요.
7. 멀티캠퍼스 주가, 지금 비싼 걸까요?
PER 추이 (최근 3년)
PER는 지금 주가로 멀티캠퍼스의 1년치 이익을 몇 배 주고 사는 셈인지를 보여주는 숫자예요. PER가 10이면 이익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원금을 뽑는 데 10년이 걸린다는 뜻이에요. 멀티캠퍼스의 오늘 종가(25,250원) 기준 PER는 6.34배예요. 2025년 결산 기준으로도 6.96배(TTM 6.87배) 수준이라, 최근 값들이 꽤 낮은 편에서 움직이고 있어요.
다만 멀티캠퍼스는 최근 2년 연속 순이익이 줄어든 회사이기도 해요. 이익이 줄어드는 국면에서는 주가가 그보다 더 빨리 떨어지지 않는 이상 PER가 오히려 높아 보이는 착시가 생길 수 있는데, 지금 PER가 낮다는 건 시장이 이익 감소보다 주가를 더 크게 낮춰놨다는 뜻이기도 해요. PBR은 오늘 종가 기준 0.65배로, 장부에 적힌 순자산가치보다도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어요. 시가총액은 1,497억원인데, 이 정도면 시장이 매출 정체와 마진 압박이라는 최근 흐름에 상당히 보수적인 눈높이를 적용하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어요.
결국 지금 주가엔 "AI 기업교육이라는 새 축이 눌린 마진을 다시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매출과 이익이 당분간 정체되거나 더 눌릴 수 있다"는 걱정 쪽에 조금 더 무게가 실려 있는 값으로 보여요. 어느 쪽이 맞을지는, 앞서 5번에서 짚은 확인거리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풀리는지 보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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