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일제지,
위기를 넘기고 몸을 추스르는 특수지 회사
by ReadingStock's Analyst
- 국일제지는 담배관련지와 강판간지 같은 특수지를 만드는 회사인데, 2023년 법정관리까지 갔다가 2024년 SM그룹 품에 안기며 몸을 추스르는 중이에요.
- 2025년 매출은 678억원으로 2022년 1,125억원보다는 작지만 전 저점인 2024년 564억원보다는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0.73퍼센트까지 적자 폭을 줄였어요.
- 부채비율은 2022년 167.1퍼센트에서 2025년 11.66퍼센트까지 뚝 떨어졌는데, 이건 실적이 아니라 SM그룹의 대규모 증자로 빚을 갚아준 결과예요.
- 가장 무거운 리스크는 과거 자회사 그래핀 사업을 둘러싼 허위성 기대와 그 여파로 이어진 법정관리, 전 대표의 자본시장법 위반 유죄 판결, 그리고 그로 인한 대규모 지분 희석이에요.
- 오늘 종가 기준 시가총액 4,143억원에 담긴 기대는 순이익이 아니라 매출(PSR 6.29배) 대비로 가늠해야 하는데, 이는 아직 완공되지 않은 구미 공장의 성공을 미리 담은 값에 가까워요.
1. 국일제지, 무엇으로 돈을 버나요?
국일제지가 만드는 종이는 마트에서 살 수 있는 종류가 아니에요. 담배 필터나 포장에 들어가는 담배관련지, 그리고 철강을 운반할 때 강판 사이사이에 끼워 넣어 녹슬지 않게 막아주는 강판간지 같은 특수지가 주력이에요. 둘 다 최종 소비자 눈에는 잘 안 띄지만, 담배회사나 철강회사가 요구하는 두께와 강도에 맞춰 그때그때 다르게 만들어 납품하는 다품종 소량생산 제품이라 아무 제지회사나 뛰어들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에요. 예전에는 아산 공장에서 크라프트지 같은 산업용지도 직접 만들었는데, 돈이 안 남는 사업이라 몇 년 전 제조는 접고 지금은 완제품을 사다 되파는 유통으로만 남겨뒀어요.
국일제지 하면 그래핀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텐데, 자회사가 신소재 개발을 내걸었던 이 사업은 여전히 이렇다 할 매출로 이어지지 못했고, 오히려 회사를 벼랑 끝까지 몰고 간 원인이 됐어요. 자세한 사정은 6번에서 다시 짚을게요. 지금 국일제지를 이해하려면 그래핀이 아니라 본업인 특수지, 그리고 최근 회사에 생긴 큰 변화를 봐야 해요. 2023년 국일제지는 빚을 못 갚아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이듬해 SM그룹 계열사가 대규모 자본을 넣으며 새 주인이 됐어요. 그 돈으로 묵은 빚을 거의 다 갚았고, 지금은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에 여러 공장을 하나로 합치는 통합공장을 짓고 있어요.
한마디로 국일제지는, 한 번 크게 흔들렸다가 새 주인 아래에서 다시 몸을 만드는 중인 특수지 회사예요. 지금 숫자만 보면 아직 적자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회사지만, 그 적자의 성격이 예전과는 달라졌다는 점이 이 회사를 이해하는 열쇠예요.
2. 실적, 그래서 얼마나 잘 벌고 있나요?
매출 · 영업이익
국일제지의 매출은 2022년 1,125억원까지 늘었다가 아산 산업용지 제조를 접으면서 2024년 564억원까지 쪼그라들었어요. 그런데 2025년에는 678억원으로 다시 늘었어요. 순이익도 2022년 185억원 손실, 2023년 213억원 손실을 거쳐 2025년에는 19억원 손실로 적자 폭이 눈에 띄게 줄었어요. 흑자로 완전히 돌아선 건 아니지만, 방향 자체는 확실히 좋아지는 쪽이에요.
매출총이익률 · 영업이익률 · 순이익률
마진을 보면 최근 몇 년이 롤러코스터였어요. 매출총이익률은 2022년 마이너스 2.56퍼센트까지 떨어졌다가 2025년에는 8.18퍼센트까지 올라왔어요. 여기엔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하나는 원재료인 펄프를 대부분 수입해 쓰다 보니 국제 펄프 가격이 오르내릴 때마다 원가가 그대로 흔들린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만성 적자였던 아산 제조 사업이 빠지면서 마진을 깎아먹던 요인이 사라졌다는 점이에요. 그런데 매출총이익률이 이렇게 회복됐는데도 영업이익률은 여전히 마이너스 0.73퍼센트예요. 국일제지 매출에는 자체 생산하는 특수지 말고도 다른 회사 제품을 사다 되파는 유통 매출이 섞여 있는데, 유통은 원래 마진이 얇은 장사라 전체 평균 마진을 갉아먹어요. 여기에 매출 규모 자체가 아직 크지 않다 보니 공장과 연구개발에 들어가는 고정비를 충분히 나눠 감당하지 못하는 것도 한몫하고요. 원가, 제품 구성, 규모, 이 세 가지가 동시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셈이에요.
ROE (자기자본이익률)
ROE는 2022년 마이너스 37.83퍼센트에서 2025년 마이너스 1.55퍼센트까지 좋아졌어요. 얼핏 크게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걸 온전히 실적 회복으로만 읽으면 곤란해요. ROE는 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인데, SM그룹이 새 주인이 되면서 대규모 증자로 자기자본 자체가 몇 배로 불어났거든요. 분모가 이렇게 두꺼워지면 앞으로 이익이 조금 늘어나는 정도로는 ROE가 예전만큼 크게 움직이기 어려워요. 그러니 국일제지가 완전히 흑자로 돌아선 뒤에도, 예전과 비슷한 수준의 ROE를 찍으려면 예전보다 훨씬 큰 절대 이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해요.
3. 현금흐름,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요?
영업현금흐름 · FCF
장부상 이익과 통장에 실제로 들어오는 현금은 다른 이야기예요. 국일제지는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이 2024년 135억원 마이너스였는데, 2025년에는 36억원 플러스로 돌아섰어요. 장부상으로는 여전히 적자였는데도 실제 현금은 벌어들이기 시작했다는 뜻이라, 회사 안에서 돈이 도는 방식이 눈에 띄게 나아졌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영업으로 번 현금에서 설비투자를 뺀 잉여현금흐름 기준으로 보면 2025년에도 여전히 마이너스예요. 시가총액 대비로 따진 FCF수익률이 마이너스 4.23퍼센트인데, 구미 통합공장을 짓는 데 큰돈이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에요. 다만 최근 4분기를 합친 기준으로는 이 FCF수익률이 플러스 0.7퍼센트로 돌아선 흔적도 보여요. 지금 국일제지의 현금 이야기는, 장사로 버는 돈은 회복되기 시작했지만 그보다 더 큰돈을 공장 짓는 데 쓰고 있어서 곳간 전체로는 아직 줄어드는 중이라는 이야기예요. 이 현금이 국일제지에 무엇을 가능하게 하냐면, 바로 다음 장에서 볼 구미 공장 투자예요.
4. 배당과 투자, 번 돈을 어디에 쓰나요?
국일제지는 배당도, 자사주 매입도 하지 않는 회사예요. 대신 최근 몇 년 자본 이야기에서 가장 크게 바뀐 건 빚이에요. 부채비율이 2022년 167.1퍼센트에서 2023년 63.22퍼센트, 2024년 15.81퍼센트를 거쳐 2025년에는 11.66퍼센트까지 떨어졌어요. 이게 장사를 잘해서 스스로 빚을 갚은 결과라면 좋겠지만, 실제로는 2023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국일제지를 SM그룹 계열사가 인수하면서 대규모 자본을 새로 넣었고, 그 돈 대부분이 은행과 채권자들에게 진 묵은 빚을 갚는 데 쓰였어요. 그러니까 지금의 낮은 부채비율은 회사가 스스로 만든 체력이 아니라 새 주인이 깨끗하게 청소해준 결과라고 보는 게 정확해요.
빚을 청산하고 남은 여력은 배당이 아니라 구미 통합공장 건설에 향하고 있어요. 유동비율이 668.39퍼센트까지 치솟은 것도 같은 맥락인데, 당장 쓸 돈이 남아돌아서가 아니라 큰 공사를 앞두고 실탄을 쟁여둔 상태에 가까워요. 오랫동안 생존이 급했던 회사가 지금 처음으로 확장이라는 선택지를 쥐게 된 셈이고, 지금은 그 돈을 주주에게 나눠주기보다 공장에 재투자하는 쪽에 확실히 무게가 실려 있어요.
5.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국일제지가 지금 그리고 있는 그림의 핵심은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에 짓고 있는 통합공장이에요. 회사는 이 공장이 완공되면 여러 공장에 흩어진 생산과 물류를 한곳으로 모아 생산능력을 지금보다 크게 늘리고, 물류비 절감을 통해 영업이익률을 지금의 적자에서 두 자릿수대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어요. 여기에 2027년까지 특수지 분야에서 세계 상위권 공급사로 도약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도 함께 제시했고요.
다만 이 그림은 아직 완성된 이야기가 아니라 공사장 위의 이야기예요. 회사가 목표로 내건 계획과 실제로 완공된 뒤 나오는 숫자는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두면 좋아요.
다음에 확인하면 좋을 것 세 가지예요.
- 구미 통합공장이 계획대로 완공되고, 그 시점 이후 실제로 영업이익률이 눈에 띄게 개선되는지.
- 지금 마이너스인 잉여현금흐름이 공장 완공을 전후로 플러스로 돌아서는지.
- 유통 매출 비중이 줄고 특수지 자체 생산 비중이 다시 커지는지, 즉 마진이 낮은 사업 구조가 자체 생산 중심으로 바뀌는지.
6. 조심해서 봐야 할 점은요?
가장 무거운 리스크는 국일제지의 과거예요. 2019년 자회사 국일그래핀이 그래핀 신소재 개발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크게 뛰었지만, 이 사업은 이후 유의미한 매출로 이어지지 못했어요. 참고로 이 그래핀 사업은 종이를 만드는 국일제지의 본업과는 아예 별개인 신소재 사업이었다는 점은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어요. 문제는 이 사업이 실체 없는 기대만 키운 채 손실만 쌓이면서, 결국 국일제지가 2023년 사채 원리금을 갚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점이에요. 당시 대표이사는 회생신청 직전 보유주식을 대량 매도하는 등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혐의로 기소돼 2024년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1심에서 징역형과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어요. 회사의 주력 사업인 제지업 자체가 잘못됐다기보다는, 곁가지 신사업을 둘러싼 지배구조와 공시의 문제가 회사를 망가뜨린 사례라고 보는 게 정확해요.
두 번째는 그 결과로 생긴 지분 구조예요. 법원이 회생계획을 강제로 인가하고 SM그룹 계열사가 기존 발행주식의 여러 배에 달하는 신주를 인수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는데, 그만큼 법정관리 이전부터 주식을 들고 있던 소액주주의 지분은 크게 희석됐어요. 2024년에는 전직 경영진의 배임 혐의가 새로 적발돼 상장폐지 심사 사유가 한 차례 더 추가되기도 했고, 이후 개선 절차를 거쳐 거래가 재개되며 위기를 넘겼어요. 한 번 흔들린 회사가 완전히 정상 궤도에 올라섰다고 안심하기보다는, 지배구조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지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어요.
세 번째는 업황 자체의 변동성이에요. 최근 11년 동안 국일제지의 영업이익률은 2015년 2.16퍼센트에서 2022년 마이너스 9.82퍼센트까지 12퍼센트포인트 가까이 출렁였어요. 국제 펄프 가격과 특수지 수요에 따라 실적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라, 지금의 흑자 전환 흐름도 이 변동성 안에서 봐야 해요. 지금 부채비율이 11.66퍼센트로 낮다지만 이건 최근 11년 평균 부채비율이 100퍼센트에 육박했던 회사라는 점을 함께 기억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7. 국일제지 주가, 지금 비싼 걸까요?
국일제지는 아직 적자라 PER로 가치를 따지기 어려워요. 오늘 종가 기준 PER은 마이너스 166.34배로 나오는데, 순이익 자체가 마이너스라 나온 숫자일 뿐 실제로 참고할 만한 값은 아니에요. 대신 매출과 시가총액을 비교하는 PSR로 가늠해볼 수 있는데, 오늘 기준 국일제지의 PSR은 6.29배예요. 매출 1원을 벌 때마다 시장이 그 몇 배의 값을 매기고 있다는 뜻인데, 아직 영업이익도 못 내는 회사치고는 결코 낮지 않은 배수예요.
PBR은 오늘 기준 3.47배예요. 장부에 적힌 순자산 가치보다 시장이 훨씬 높은 값을 매기고 있다는 뜻이에요. 참고로 2025년 결산 기준 PBR은 3.27배였는데, 이렇게 시점마다 값이 다른 건 그 사이 주가와 자기자본 규모가 함께 움직였기 때문이에요.
지금 4,143억원짜리 시가총액에 담긴 기대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매출 678억원이라는 지금 규모나 여전히 적자인 영업이익보다는, 앞서 5번에서 본 구미 통합공장이 완공된 뒤 그려질 미래의 국일제지에 더 가까운 값으로 보여요. 이 기대가 근거 있는 것인지는, 5번에서 짚은 확인거리들과 6번에서 짚은 지배구조 리스크가 앞으로 어떻게 풀리는지를 함께 지켜보면서 각자 판단할 부분이에요.
- 이 글은 공시 자료와 시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동 생성된 참고 자료이며, 투자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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