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로보틱스,
세계에 하나뿐인 로봇을 만들면서 곳간부터 다시 채우는 회사
by ReadingStock's Analyst
- 티로보틱스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정밀 진공로봇을 만들면서, 최근 몇 년은 무너졌던 재무구조부터 다시 추스르고 있는 회사예요.
- 2025년 매출은 438억원까지 줄었고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27.2%로 최근 8년 중 가장 나빴어요.
- 그런데 같은 해 영업현금흐름은 141억원으로 돌아섰고, 부채비율은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바뀌며 333.2%에서 83.0%까지 낮아졌어요.
- 다만 순이익(마이너스 431억원)은 전환사채 파생상품 평가손실에 크게 흔들리는 숫자라, 매출의 상당 부분이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한 곳을 통해 나가는 구조와 함께 눈여겨봐야 해요.
- 지금 주가 12,890원에 매겨진 PSR 7.42배에는 유리기판과 휴머노이드 같은 다음 성장 축에 대한 기대가 담겨 있어요.
1. 티로보틱스, 무엇으로 돈을 버나요?
티로보틱스는 2004년에 세워진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진공이송로봇 전문회사예요. 반도체 웨이퍼나 디스플레이용 유리기판은 공정 도중 먼지 하나만 붙어도 그 위에 쌓아올린 회로가 통째로 못 쓰게 되는데, 그래서 이 공정들은 진공 상태의 챔버 안에서 이뤄지고, 그 안에서 얇고 비싼 기판을 사람 손 대신 옮겨주는 게 진공로봇이에요. 조금이라도 흔들리거나 먼지를 일으키면 그 자체로 불량이 나기 때문에, 정밀도 자체가 아무나 넘볼 수 없는 진입장벽이 돼요.
티로보틱스가 특별한 건 이 로봇을 세계 1위 반도체장비회사인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와 함께 만들어왔다는 점이에요. 2008년 두 회사가 10세대, 11세대급 초대형 진공로봇을 공동개발했고, 지금도 티로보틱스가 만드는 로봇의 상당 부분이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를 거쳐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중국 BOE 같은 글로벌 패널사의 장비 안으로 들어가요. 소비자가 직접 마주치는 얼굴은 삼성전자나 BOE의 디스플레이 공장이지만, 실제로 티로보틱스가 돈을 받는 상대는 그 장비를 만드는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에 가까운 셈이에요. 유리기판이 3미터가 넘는 11세대급 진공로봇을 양산할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에서 티로보틱스가 유일하다는 점이 이 회사의 기술력을 가장 잘 보여줘요.
여기에 더해 최근 몇 년은 자율이동로봇, 흔히 AMR이라고 부르는 물류로봇 사업도 함께 키우고 있어요. 2차전지 생산 라인처럼 무거운 자재를 자동으로 실어 나르는 로봇인데, 미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600대 넘는 로봇을 공급한 레퍼런스를 이미 쌓아뒀어요. 진공로봇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황에 매달린 사업이라면, AMR은 2차전지를 비롯한 다른 제조업 현장으로 발을 넓히는 시도인 셈이에요. 한마디로 정리하면, 티로보틱스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어떤 제품은 사실상 유일하게 만들 수 있는 정밀 로봇 기술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 기술을 살 손님이 몇 안 되는 대형 장비사와 패널사에 쏠려 있는 회사예요.
2. 실적, 그래서 얼마나 잘 벌고 있나요?
매출 · 영업이익
최근 3년 매출은 667억원(2023년), 607억원(2024년), 438억원(2025년)으로 계속 줄었어요.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가 설비 투자를 줄인 영향이 가장 커요. 티로보틱스의 로봇은 고객사가 새 공장을 짓거나 라인을 늘릴 때 팔리는 물건이라, 업황이 식으면 기술력과 무관하게 주문 자체가 줄어들거든요. 순이익은 더 극단적으로 움직였는데, 2023년 마이너스 497억원, 2024년 마이너스 8억원, 2025년 마이너스 431억원으로 해마다 큰 폭으로 출렁였어요. 이 순이익의 널뛰기는 뒤에서 따로 짚을게요.
매출총이익률 · 영업이익률 · 순이익률
먼저 매출총이익률부터 보면 좀 의외예요. 매출이 3년째 줄어드는 와중에도 2025년 매출총이익률은 27.6%로 최근 8년 중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왔거든요. 만원어치를 팔면 2,760원을 원가를 떼고 남긴다는 뜻인데, 매출이 줄었는데도 이 비율이 오히려 좋아졌다는 건 물량을 억지로 밀어내며 가격을 깎는 대신 남는 장사만 골라 받고 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어요. 문제는 그 아래 단계예요. 영업이익률은 2025년 마이너스 27.2%로 최근 8년 중 가장 나쁜 수준까지 떨어졌어요. 매출총이익은 괜찮은데 영업이익이 이렇게 크게 깎이는 이유는 판매관리비, 그러니까 연구개발과 조직을 운영하는 데 드는 고정비 성격의 비용이 매출이 주는 속도만큼 함께 줄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매출이 반토막 나는 동안 고정비는 버티고 있으니 이익률이 눈덩이처럼 나빠지는 전형적인 역레버리지 구간에 들어간 셈이에요.
가장 눈에 띄는 건 순이익률이에요. 2025년 순이익률은 마이너스 98.3%로, 영업이익률보다 훨씬 더 깊이 파였어요. 이 차이는 영업이 더 망가져서가 아니라 회계상 이유가 커요. 티로보틱스가 발행한 전환사채에는 채권자가 정해진 가격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붙어 있는데, 이 권리의 가치를 매 분기 시가로 다시 매겨서 손익에 반영해야 해요. 주가가 오르면 이 권리의 가치도 함께 올라가고, 그만큼이 고스란히 회계상 손실로 잡히는 구조예요. 실제로 2025년에만 관련 파생상품 평가손실이 64.5억원(자기자본의 7.74%) 쌓였는데, 현금이 실제로 나간 게 아니라 장부상으로만 잡히는 손실이에요. 이 구조 때문에 순이익률은 2023년 마이너스 74.5%, 2024년 마이너스 1.3%, 2025년 마이너스 98.3%로 해마다 크게 출렁였는데, 이 널뛰기는 사실 영업이 좋아졌다 나빠졌다 한 결과라기보다는 주가가 오르내린 결과에 훨씬 가까워요. 그래서 티로보틱스의 실제 사업 체력을 보려면 순이익률보다 매출총이익률과 영업이익률을 먼저 봐야 해요.
ROE (자기자본이익률)
ROE는 2025년 마이너스 88.2%로, 최근 8년 평균(마이너스 30.6%)보다도 훨씬 깊은 수준이에요. ROE는 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이라 분자인 이익이 크게 흔들리면 ROE도 같이 흔들리는데, 티로보틱스는 자기자본 자체가 두껍지 않은 회사라 이 흔들림이 그대로, 오히려 더 크게 전달돼요. 2023년 ROE가 마이너스 161.9%까지 떨어졌던 것도 같은 이유예요. 순이익이 앞서 본 것처럼 파생상품 평가손실에 크게 좌우되다 보니, 결국 ROE도 영업 실력보다는 주가 변동과 자본 규모라는 두 변수에 더 많이 휘둘리는 구조라고 보면 돼요. 가장 최근 4개 분기(TTM) 기준으로는 마이너스 44.6%로 2025년보다는 덜 나쁜데, 순이익 널뛰기가 다소 진정된 결과로 볼 수 있어요.
3. 현금흐름,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요?
영업현금흐름 · FCF
장부에 적힌 이익과 통장에 들어오는 현금은 다를 때가 많은데, 티로보틱스는 그 차이가 유독 크게 벌어졌던 회사예요. 영업현금흐름은 2023년 마이너스 155억원, 2024년 마이너스 47억원이었다가 2025년 141억원으로 오랜만에 뚜렷한 플러스로 돌아섰어요. 매출 대비로 보면 32.3%인 셈인데, 앞서 본 순이익(마이너스 431억원)과는 정반대 방향이에요. 순이익이 파생상품 평가손실 때문에 크게 깎였던 반면, 실제 현금이 오가는 영업활동은 오히려 좋아졌다는 뜻이에요.
다만 2025년 현금흐름이 좋아진 속내를 들여다보면 마냥 반가워하기는 일러요. 재고자산이 1년 전보다 46.1%, 매출채권이 68.1% 줄어든 영향이 커요. 매출이 줄어드는 만큼 재고와 받을 돈도 함께 줄면서, 그동안 묶여 있던 현금이 풀려나온 거예요. 문제는 이게 매출이 다시 늘어나면 반대로 작동한다는 점이에요. 실제로 가장 최근 4개 분기(TTM) 기준으로는 영업현금흐름이 다시 마이너스 16.0%로 돌아섰어요. 그러니 2025년의 현금 개선은 진짜 이익 체력이 좋아졌다기보다는, 매출이 줄어드는 국면에서 한 번 풀려나온 일회성 현금에 가까워요.
그래도 이 현금은 티로보틱스에게 의미가 있어요. 재무구조를 정리하고 다음 성장 축을 준비하는 동안 버틸 시간을 벌어주거든요. 뒤에서 볼 것처럼 티로보틱스는 최근 몇 년 부채를 크게 줄였는데, 그 여력의 일부가 바로 이렇게 확보한 현금에서 나와요. 진짜 관전 포인트는 이 현금이 다시 줄어드는 다음 국면에서, 그때는 재고 감소가 아니라 진짜 이익에서 현금이 나올 수 있는지예요.
4. 배당과 투자, 번 돈을 어디에 쓰나요?
먼저 솔직하게 짚을 게 있어요. 티로보틱스는 2023년에 2억원 규모로 배당을 한 번 한 것 말고는, 그 뒤로는 배당도 자사주 매입도 하지 않았어요. 매출이 줄고 영업적자를 내는 회사가 배당에 현금을 쓴다면 오히려 그게 이상한 선택일 수 있어요.
그럼 지금 티로보틱스는 번 돈을 어디에 쓰고 있을까요. 최근 몇 년의 흐름을 보면 답은 빚을 정리하는 쪽이에요. 2025년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순유출 71.7억원이었는데, 새로 돈을 끌어오기보다는 단기차입금과 유동성 부채를 갚는 데 현금을 썼다는 뜻이에요. 여기에 2023년부터 2026년 사이 발행된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가 거의 매분기 주식으로 전환되고 있는데, 이 전환이 갚아야 할 부채를 자본으로 바꿔주는 또 다른 경로예요. 즉 티로보틱스는 새로 번 현금과 채권의 주식 전환, 두 가지를 동시에 활용해 재무구조를 가볍게 만드는 데 집중해 왔어요.
이런 자본배분은 성장기 회사의 재투자와는 결이 달라요. 공장을 늘리거나 연구개발에 쏟아붓는 대신, 먼저 곳간과 대차대조표를 추스르는 데 힘을 쓰고 있다는 뜻이거든요. 순이익이 파생상품 평가손실로 크게 흔들리는 동안 재무 여력까지 얇았다면 다음 투자를 밀어붙이기 어려웠을 텐데, 그래서 지금은 빚을 줄여 몸을 가볍게 만든 다음 유리기판이나 자율이동로봇 같은 다음 성장 축에 힘을 실을 준비를 하는 단계로 보는 게 맞아요.
5.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티로보틱스가 최근 밝힌 다음 행보는 크게 두 가지예요.
하나는 유리기판, 그러니까 글래스 서브스트레이트 이송용 진공로봇이에요.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BOE 같은 패널사들이 반도체 패키징용 유리기판에 새로 투자를 늘리고 있는데, 티로보틱스는 관련 신제품을 새로 공개했어요. 이게 의미 있는 이유는, 기존 디스플레이용 진공로봇 수요가 줄어든 자리를 유리기판이라는 새 응용처가 메워줄 수 있기 때문이에요. 다른 하나는 자체 개발한 산업용 휴머노이드 TR-Works예요. 자율이동로봇 기술로 만든 하체에 다관절 로봇팔을 얹은 형태로, 실물을 처음 공개하고 여러 산업 현장에서 실증을 진행 중이에요. 여기에 더해 자율이동로봇 사업 자체도 북미에서 대형 수주를 추가로 따냈다는 소식이 있었어요.
다만 둘 다 아직 매출로 확실히 잡히는 단계는 아니라는 점은 짚어야 해요. 지금 벌어들이는 돈은 여전히 기존 진공로봇과 자율이동로봇 본업에서 나오고, 유리기판과 휴머노이드는 다음 성장을 여는 열쇠가 될 수 있는 옵션에 가까워요.
다음에 확인하면 좋을 것 3가지를 정리하면 이래요. 첫째, 유리기판용 진공로봇이 실제 수주와 매출로 이어지는지예요. 둘째, 휴머노이드 TR-Works가 실증을 넘어 실제 판매로 이어지는 시점이 언제인지예요. 셋째,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의 설비 투자 사이클이 언제 다시 살아나는지, 그래서 기존 진공로봇 본업 매출이 반등하는지예요.
6. 조심해서 봐야 할 점은요?
좋은 얘기만 하면 광고가 되니 걸리는 점도 솔직하게 짚어볼게요.
첫째, 매출과 이익의 변동성이 원래도 크고 방향까지 나쁜 쪽으로 굳어지고 있어요. 최근 8년 사이 영업이익률이 최고 8.5%에서 최저 마이너스 14.9%까지 23.4%포인트나 벌어졌는데, 2025년 영업이익률(마이너스 27.2%)은 그 최저치보다도 더 나빠요. 실적이 원래 출렁이는 회사인데, 최근으로 올수록 그 출렁임이 더 나쁜 쪽으로 향하고 있다는 뜻이에요.
둘째, 순이익이 파생상품 평가손실에 크게 좌우되는 구조라는 점이에요. 전환사채의 전환권 가치를 매 분기 다시 매기다 보니, 주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회계상 손실이 커지는 역설적인 구조예요. 현금이 나가는 손실은 아니지만, 순이익이라는 숫자만 보고 티로보틱스를 판단하면 실제 사업과 동떨어진 결론을 내릴 수 있어요. 앞으로도 전환사채가 남아 있는 한 이 변동성은 계속될 가능성이 커요.
셋째, 매출이 사실상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라는 한 고객사를 통해 크게 나가는 구조라는 점도 짚어야 해요. 진공로봇 매출의 상당 부분이 티로보틱스를 거쳐 나가다 보니,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의 설비 투자 사이클과 반도체·디스플레이 업황에 실적이 크게 좌우돼요. 실제로 최근 3년 매출 감소도 이 업황 침체가 가장 큰 원인이었고요.
넷째, 재무구조는 최근 크게 좋아졌지만 그 개선이 이익에서 나온 게 아니라는 점도 함께 봐야 해요. 부채비율은 2023년 333.2%에서 2025년 83.0%까지 뚝 떨어졌는데, 이건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바뀌면서 부채가 자본으로 옮겨간 결과예요. 평균적으로 부채비율이 208.9%였던 걸 감안하면 지금 수준은 확실히 가벼워졌지만, 앞으로 남은 전환사채가 더 전환되면 주주 몫이 계속 희석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두면 좋아요.
7. 티로보틱스 주가, 지금 비싼 걸까요?
PER은 지금 주가를 한 해 버는 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라, 회사를 통째로 샀다고 치면 지금 버는 속도로 원금을 되찾는 데 몇 년 걸리는지를 보는 숫자예요. 그런데 티로보틱스는 지금 순이익이 적자인 데다, 앞서 본 것처럼 그 순이익 자체가 파생상품 평가손실에 크게 흔들리는 숫자라 PER로 지금 가격을 가늠하기는 더더욱 어려워요. 그래서 대신 매출을 기준으로 한 PSR과, 자산을 기준으로 한 PBR을 봐야 해요.
2026년 8월 21일 종가 12,890원 기준으로 티로보틱스의 시가총액은 2,908억원이에요. 가장 최근 분기까지 반영한 PSR은 7.42배예요. 매출의 7배가 넘는 값이 매겨져 있다는 건, 지금 매출 규모 자체보다는 유리기판이나 휴머노이드 같은 다음 성장 축이 자리를 잡을 거라는 기대, 그리고 반도체·디스플레이 업황이 돌아서면 기존 진공로봇 매출도 다시 늘어날 거라는 기대가 함께 반영돼 있다고 볼 수 있어요. PBR은 4.73배로, 지금 장부에 잡힌 자기자본보다 훨씬 큰 값이 매겨져 있어요. 자기자본 자체가 최근 몇 년 사이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바뀌면서 빠르게 불어난 걸 생각하면, 이 배수에는 그 자본이 앞으로 헛되지 않게 쓰일 거라는 기대까지 얹혀 있는 셈이에요.
결국 지금 가격에 담긴 건 티로보틱스가 반도체·디스플레이 업황 침체를 지나 재무구조를 정리한 지금, 유리기판과 휴머노이드라는 다음 카드로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를 거라는 기대예요. 그 기대가 맞는지는 5번에서 정리한 세 가지 확인거리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달려 있어요. 싸다 비싸다를 가르기보다는, 그 기대가 지금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지켜보는 게 더 의미 있을 거예요.
- 이 글은 공시 자료와 시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동 생성된 참고 자료이며, 투자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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