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스텝,
남의 영상을 꾸며주다 자기 콘텐츠를 짓기 시작한 회사
by ReadingStock's Analyst
- 자이언트스텝은 광고와 영화에 들어가는 컴퓨터그래픽을 만들어주던 회사에서, 버추얼프로덕션과 버추얼휴먼 같은 자기 기술과 콘텐츠를 파는 회사로 갈아타는 중이에요.
- 2025년 매출은 367억 원으로 전년보다 크게 줄었고,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51.73퍼센트로 여섯 해째 적자가 이어지고 있어요.
- 영업활동으로 번 현금도 2025년 마이너스 124억 원으로, 장부 적자만이 아니라 통장에서도 돈이 계속 빠져나가는 상태예요.
- 영업이익률이 최근 5년 사이 마이너스 8.77퍼센트에서 마이너스 61.59퍼센트까지 크게 출렁였다는 점이 실적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드는 가장 큰 리스크예요.
- 지금 주가는 순자산의 0.58배, 최근 매출의 0.78배 수준인데, 이 몸값에는 적자 기업이라는 걱정과 새 사업으로의 전환에 대한 기대가 함께 담겨 있어요.
1. 자이언트스텝, 무엇으로 돈을 버나요?
자이언트스텝은 우리가 광고나 영화, 드라마를 볼 때 화면 속에서 마주치는 컴퓨터그래픽을 만들어주는 회사예요. 폭발 장면이나 존재하지 않는 배경, 실사로는 찍을 수 없는 장면 같은 걸 컴퓨터로 그려내는 일이죠. 이런 일을 VFX라고 부르는데, 자이언트스텝은 광고에 들어가는 VFX와 영화나 드라마에 들어가는 VFX를 둘 다 하는 회사예요. 광고주나 제작사가 프로젝트를 발주하면 그때그때 수주를 받아 작업해주는 방식이라,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대로 그림을 만들어주는 외주 성격이 강한 사업이에요.
그런데 자이언트스텝을 지금 시점에서 이해하려면 이 얼굴만으로는 부족해요. 최근 몇 년 사이 회사가 힘을 쏟는 곳이 확 달라졌거든요. 프로젝트를 수주해서 납품하고 끝나는 사업에서 벗어나, 스스로 만든 기술과 콘텐츠로 반복해서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으로 옮겨가려는 시도가 한창이에요. 자체 버추얼 스튜디오를 짓고 그 안에서 가상 배경을 실시간으로 촬영하는 버추얼 프로덕션 사업을 키우고 있고, 사람처럼 움직이고 말하는 버추얼 휴먼도 여러 해에 걸쳐 개발해왔어요. 최근에는 해외 애니메이션 제작에 투자자로 참여해 그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전시 사업까지 벌이고 있고요.
왜 이런 방향 전환이 필요했을까요. 광고와 영상 VFX 시장에는 비슷한 일을 하는 업체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발주처의 예산 사정에 따라 일감 자체가 들쭉날쭉해요. 아무리 잘 만들어도 회사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에 실적이 크게 흔들리는 구조인 거예요. 반면 스스로 만든 기술이나 캐릭터, 콘텐츠는 한 번 자산으로 만들어두면 여러 곳에서 반복해서 활용할 수 있죠. 자이언트스텝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남의 영상을 꾸며주는 외주 일에서 자기 콘텐츠와 기술을 파는 일로 갈아타는 중인 회사예요. 다만 이 전환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다음 숫자들을 보면 훨씬 잘 읽혀요.
2. 실적, 그래서 얼마나 잘 벌고 있나요?
매출 · 영업이익
자이언트스텝의 2025년 매출은 367억 원이에요. 2024년 501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꽤 큰 폭으로 줄어든 숫자예요. 광고와 영상 VFX 쪽 수주가 줄어든 영향이 컸어요. 순이익은 2025년 마이너스 176억 원으로, 매출보다 더 큰 규모의 손실이 났어요. 매출 자체가 크지 않은 회사에서 이만큼의 순손실이 났다는 건, 벌어들이는 돈보다 쓰는 돈이 훨씬 많다는 뜻이에요.
매출총이익률 · 영업이익률 · 순이익률
본업이 얼마나 남는 장사인지를 보는 영업이익률은 2025년 마이너스 51.73퍼센트예요. 만원어치를 팔면 5,173원을 손해 본다는 뜻이니, 팔면 팔수록 손해가 커지는 구조라는 걸 숨김없이 보여주는 숫자예요. 최근 열두 달(TTM) 기준으로는 마이너스 56.47퍼센트로 오히려 더 나빠졌고요. 왜 이렇게 됐을까요. 광고와 영상 VFX는 프로젝트별 수주 사업이라 그해 참여한 작품 수에 따라 매출 자체가 들쭉날쭉해요. 반면 그래픽 인력과 장비, 스튜디오 같은 고정비는 수주가 줄어도 크게 줄이기 어렵죠. 수주가 빠지면 매출은 줄어드는데 비용은 그대로 남아 적자 폭이 커지는 거예요. 여기에 앞서 본 버추얼 프로덕션, 버추얼 휴먼 같은 새 사업에 들어가는 투자 부담까지 얹히면서 적자가 한층 깊어졌어요. 순이익률은 마이너스 47.9퍼센트로 영업이익률과 비슷한 수준이에요.
ROE (자기자본이익률)
주주가 맡긴 돈으로 얼마나 벌었는지를 보는 ROE는 2025년 마이너스 32.84퍼센트예요. ROE는 결국 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이라, 적자가 나면 마이너스로 나오는 게 당연해요. 다만 최근 열두 달 기준으로는 마이너스 39.12퍼센트로 더 벌어졌는데, 이건 적자가 이어지면서 자기자본 자체가 얇아진 영향도 섞여 있어요. 자기자본이 얇아진 상태에서는 같은 금액의 손실이 나도 ROE 낙폭이 더 커 보이는 효과가 생겨요. 그래서 자이언트스텝의 ROE는 숫자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그 위에 깔린 영업이익률 자체가 실제로 나아지는지를 함께 지켜봐야 하는 지표예요.
3. 현금흐름,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요?
영업현금흐름 · FCF
장부에 찍히는 이익과 통장에 실제로 들어오는 현금은 다른 이야기예요. 자이언트스텝은 2025년 영업활동으로 마이너스 124억 원의 현금흐름을 기록했어요. 순손실 176억 원보다는 적은 규모지만, 여전히 본업에서 현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뜻이에요. 매출 대비로 보면 마이너스 33.68퍼센트 수준이니, 100만 원어치를 팔아도 오히려 33만 원 넘게 현금이 새어나간다는 얘기예요.
여기에 설비투자까지 감안한 FCF(잉여현금흐름)를 보면 상황은 조금 더 나가요. 매출 대비 FCF 비율을 보는 FCF수익률은 2025년 마이너스 13.72퍼센트로, 2024년보다도 나빠졌어요. 최근 열두 달 기준으로는 마이너스 16.87퍼센트까지 벌어졌고요. 이익도 적자, 영업현금흐름도 적자, 설비투자까지 뺀 FCF도 적자인 셈이니, 자이언트스텝은 지금 본업만으로는 스스로 돈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태예요. 이런 회사가 그동안 버텨온 건 앞서 사업을 시작할 때 확보해둔 현금 여력 덕분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 여력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는 6번에서 다시 짚어볼게요.
4. 배당과 투자, 번 돈을 어디에 쓰나요?
자이언트스텝은 배당을 하지 않는 회사예요. 여섯 해째 적자가 이어지고 있으니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선택이에요. 주주에게 나눠줄 여윳돈이라는 건 먼저 회사에 남는 이익이 있어야 생기는 개념인데, 지금은 그 이익 자체가 마이너스인 상태거든요.
그렇다고 회사가 아무 데도 돈을 쓰지 않고 있는 건 아니에요. 앞서 본 것처럼 영업현금흐름과 FCF가 모두 마이너스라는 건, 본업을 유지하고 새 사업을 준비하는 데 계속 현금이 들어가고 있다는 뜻이에요. 지금 자이언트스텝의 자본배분 우선순위는 비교적 뚜렷해요. 주주환원보다는 버추얼 프로덕션, 버추얼 휴먼, 자체 지식재산권 같은 새 사업의 축이 자리 잡을 때까지 회사를 버티게 하는 데 현금을 쓰는 쪽이에요. 이 신사업이 매출과 이익으로 이어지는지가 앞으로 자본배분의 방향을 바꿀 열쇠예요.
5.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자이언트스텝이 공개적으로 밝힌 방향은 분명해요. 자체 버추얼 스튜디오를 통한 버추얼 프로덕션 사업을 키우고, 여러 해 동안 개발해온 버추얼 휴먼을 활용한 새로운 사업 모델을 준비하고 있어요. 또 해외 애니메이션 제작에 투자자로 참여해 확보한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체험형 전시 사업도 시작했고, 여러 해 동안 개발해온 모바일 게임도 해외 시장 출시를 준비 중이에요. 광고와 영상 VFX 하나에 기대던 사업 구조에서, 여러 축으로 나눠 반복 수익을 만들어내려는 시도예요.
다만 이 방향 전환은 국내 VFX 업계 전반이 겪고 있는 구조적인 어려움 위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해요. 컴퓨터그래픽과 VFX를 다루는 업체 수가 늘면서 프로젝트 하나를 놓고 여러 업체가 경쟁하는 구도가 자리잡았고, 이 때문에 매출이 늘어도 이익이 따라오지 않는 어려움을 자이언트스텝만이 아니라 업계 전체가 겪고 있어요. 새 사업이 이 구조적인 부담을 상쇄할 만큼 자리 잡느냐가 관건인 셈이에요.
다음에 확인하면 좋을 것 3가지를 꼽아볼게요. 첫째, 버추얼 프로덕션이나 버추얼 휴먼, 지식재산권 사업에서 나오는 매출이 실제로 커지는지예요. 둘째, 영업이익률이 지금의 마이너스 51.73퍼센트에서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는지예요. 셋째, 지금처럼 현금이 계속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회사가 가진 현금 여력이 얼마나 버텨주는지예요.
6. 조심해서 봐야 할 점은요?
자이언트스텝을 볼 때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건 실적의 변동성이에요. 최근 5년 사이 영업이익률은 좋을 때 마이너스 8.77퍼센트, 나쁠 때 마이너스 61.59퍼센트까지 벌어졌어요. 그 폭이 52.82퍼센트포인트나 되는데, 이 정도로 크게 출렁인다는 건 어느 해의 숫자를 보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뜻이에요. 프로젝트 수주 여부에 실적이 크게 좌우되는 사업 구조가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에요.
두 번째는 재고와 매출채권이 줄어드는 흐름이에요. 재고자산은 전년 대비 40퍼센트 줄었고, 매출채권도 21.43퍼센트 줄었어요. 이건 여러 방향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현금흐름 관리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진행 중인 프로젝트나 청구할 매출 자체가 줄고 있다는 신호로도 읽힐 수 있어요. 앞서 본 매출 감소와 맞물려 봐야 할 대목이에요.
세 번째는 부채비율이에요. 2025년 기준 30.63퍼센트로 그동안의 평균인 28.94퍼센트보다 조금 높아졌어요. 절대적인 수준 자체는 아직 위험할 정도는 아니지만, 계속되는 적자와 현금 유출 속에서 부채가 늘어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봐야 해요. 매출은 줄고 손실은 이어지는데 새 사업에 계속 돈을 넣어야 하는 상황이라, 이 균형이 어느 순간 깨지지 않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요.
7. 자이언트스텝 주가, 지금 비싼 걸까요?
2026년 8월 12일 종가 기준으로 자이언트스텝 주가는 1,258원이고, 시가총액은 281억 원이에요.
보통 주가가 비싼지 싼지를 볼 때는 PER, 그러니까 지금 주가가 1년 순이익의 몇 배인지를 봐요. 그런데 자이언트스텝은 순이익 자체가 적자이기 때문에 PER이 마이너스로 계산돼요. 지금 값은 마이너스 1.48배인데, 이 숫자는 원금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기간을 알려주지 못해요. 분모가 되는 이익이 아예 없으니까요. 그래서 자이언트스텝처럼 적자가 이어지는 회사는 PER 대신 다른 잣대로 몸값을 봐야 해요.
이럴 때 쓸 수 있는 게 매출 대비 주가를 보는 PSR이에요. 지금 자이언트스텝의 PSR은 0.78배예요. 이익이 아니라 매출을 기준으로 삼는 값이라,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는 회사의 몸값을 가늠할 때 흔히 쓰는 지표예요. 0.78배라는 건 시장이 매기는 회사 값이 최근 매출의 1배에도 못 미친다는 뜻이에요. 순자산 대비 주가인 PBR도 0.58배로, 이 역시 1배 아래예요.
두 값 모두 1배를 밑돈다는 건, 지금 자이언트스텝의 몸값에 낙관적인 기대보다는 여섯 해째 이어지는 적자와 현금 유출에 대한 걱정이 더 크게 반영돼 있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어요. 동시에 이 몸값에는 버추얼 프로덕션이나 버추얼 휴먼, 지식재산권 같은 새 사업이 언젠가 매출과 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여지도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았다는 뜻이기도 해요. 결국 이 값이 싸다 비싸다를 지금 단정하기보다, 5번에서 짚은 확인거리들, 그러니까 새 사업의 매출 성장과 영업이익률 개선 여부를 지켜보며 함께 읽어야 하는 숫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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