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씨씨글라스,
건물의 겉과 속을 함께 채우는 회사
by ReadingStock's Analyst
- 케이씨씨글라스는 유리와 인테리어라는 두 사업을 함께 꾸리는 회사인데, 요즘은 유리 쪽이 크게 흔들리고 있어요.
- 2025년 매출은 1조9,006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했지만 순이익은 마이너스 836억원으로 적자를 냈어요.
- 영업현금흐름도 2025년 마이너스 180억원으로 돌아서면서, 이익뿐 아니라 실제 현금 사정도 나빠졌어요.
- 부채비율이 최근 몇 년 평균보다 높아진 상태에서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리스크예요.
- 지금 PSR 0.21배라는 낮은 몸값에는, 유리 부문이 다시 이익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낮은 기대가 담겨 있어요.
1. 케이씨씨글라스, 무엇으로 돈을 버나요?
아파트나 상가를 지을 때 창문에 끼우는 판유리, 그 유리를 만드는 회사예요. 다만 케이씨씨글라스가 만드는 유리는 건물 창문에만 쓰이는 게 아니에요. 자동차 앞유리나 옆유리 같은 자동차용 안전유리도 함께 만들거든요. 원래는 2020년에 케이씨씨(KCC)라는 큰 회사에서 유리·인테리어 사업부만 떼어내 새로 만들어진 회사인데, 만들어지자마자 자동차 유리를 만들던 코리아오토글라스라는 회사를 합쳐서 지금의 모습이 됐어요.
그런데 케이씨씨글라스를 유리회사로만 알면 절반만 아는 셈이에요. 매출의 절반 가까이는 홈씨씨라는 브랜드로 파는 인테리어 자재에서 나오거든요. 바닥에 까는 PVC바닥재나 강마루, 창문틀, 욕실자재 같은 것들을 건설사와 인테리어 업체에 팔고, 홈씨씨 매장이나 온라인몰을 통해 일반 소비자에게도 직접 팔아요. 여기에 아파트를 지을 때 땅속에 박는 콘크리트파일까지 조금 곁들이고 있고요. 그러니까 케이씨씨글라스는 건물의 겉을 만드는 회사이면서 동시에 건물의 속을 채우는 회사인 셈이에요.
이 두 사업이 요즘 서로 다른 표정을 짓고 있다는 게 지금 케이씨씨글라스를 이해하는 핵심이에요. 국내 건설경기가 가라앉으면서 판유리를 만들어 파는 유리 부문은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는 반면, 인테리어 유통 쪽은 상대적으로 조금 더 버티는 흐름을 보이고 있거든요. 한마디로 정리하면 케이씨씨글라스는 유리와 인테리어라는 두 다리로 서 있는 회사이고, 지금은 그중 유리 쪽 다리가 휘청이고 있는 시기라고 볼 수 있어요.
2. 실적, 그래서 얼마나 잘 벌고 있나요?
매출 · 영업이익
케이씨씨글라스의 매출은 꾸준히 늘어왔어요. 2021년 1조1,757억원이던 매출이 2024년에는 1조9,033억원까지 커졌고, 2025년에도 1조9,006억원으로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어요. 그런데 매출이 늘거나 유지되는 동안 이익은 정반대로 움직였어요. 2025년 순이익은 마이너스 836억원으로, 케이씨씨글라스는 이 해에 적자를 냈어요. 매출은 그대로인데 이익만 사라진 셈이에요.
매출총이익률 · 영업이익률 · 순이익률
이유는 마진에 있어요. 매출총이익률(팔고 남은 돈에서 원가만 뺀 비율)이 2021년 25.2%였는데 2025년에는 7.3%까지 떨어졌어요. 만원어치를 팔면 원가를 빼고 2,520원이 남던 회사가, 지금은 730원 정도밖에 안 남는 회사가 된 거예요. 원가율이 이렇게 뛰어오른 가장 큰 이유는 판유리 자체가 표준화된 제품이라는 데 있어요. 어느 회사가 만들어도 품질 차이가 크지 않다 보니, 건설경기가 나빠져 수요가 줄면 곧바로 가격을 낮춰서라도 팔아야 하는 구조거든요. 국내 건설경기 둔화와 저가 수입유리 유입이 겹치면서 판가 자체가 눌린 셈이에요.
여기에 판관비까지 감안하면 상황이 더 뚜렷해져요. 영업이익률은 2021년 13.7%에서 2025년에는 마이너스 4.0%로 돌아섰어요. 매출총이익률이 7%대까지 눌린 상태에서는 평소 수준의 인건비, 판매관리비만 나가도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로 뚫리기 쉬워요. 벌어들이는 돈 자체가 고정비를 감당하기에 빠듯해졌다는 뜻이에요. 순이익률도 2021년 10.0%에서 2025년 마이너스 4.4%로 함께 무너졌고요. 최근 4개 분기(2026년 1분기까지)로 봐도 영업이익률 마이너스 4.15%, 순이익률 마이너스 4.14%로 적자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요.
ROE (자기자본이익률)
ROE(자기자본이익률)는 2020년 10.0%에서 2025년 마이너스 6.1%까지 내려왔어요. ROE는 결국 그 해 벌어들인 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이라, 분자인 이익이 적자로 돌아서면 ROE도 함께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어요. 다만 케이씨씨글라스처럼 자기자본이 두꺼운 회사는 이익이 흔들려도 ROE가 크게 출렁이지는 않는 편이에요. 반대로 말하면, 이익이 회복되더라도 두꺼운 자본 위에서 움직이는 구조라 ROE가 단숨에 예전 수준으로 튀어오르긴 어렵다는 뜻이기도 해요.
3. 현금흐름,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요?
영업현금흐름 · FCF
장부상 이익과 통장에 들어오는 현금은 다른 이야기예요. 영업활동으로 실제 벌어들인 현금(영업현금흐름)을 보면, 2024년에는 2,036억원이 들어왔는데 2025년에는 오히려 마이너스 180억원으로 돌아섰어요. 순이익이 마이너스 836억원으로 적자를 낸 영향이 현금에도 그대로 나타난 셈이에요. 영업현금흐름을 매출로 나눈 비율(OCF마진)로 보면 2024년 10.7%에서 2025년 마이너스 0.9%로 뒤집혔고, 최근 4개 분기 기준으로도 마이너스 1.66%로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요.
사실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에요. 2022년에도 한 차례 마이너스 714억원을 기록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순이익 자체는 940억원으로 흑자였어요. 이익은 나는데 현금이 빠져나간 해였던 거죠. 반면 2025년은 이익도 마이너스 836억원으로 적자, 현금흐름도 마이너스로 나란히 적자라는 점에서 성격이 더 무거워요. 벌어들이는 돈 자체가 줄었다는 뜻이니까요. 여기에 설비투자까지 뺀 FCF를 시가총액과 비교한 FCF수익률도 2025년 마이너스 19.3%로, 시가총액 대비로 봐도 그만큼의 현금이 빠져나간 셈이에요.
두둑한 현금은 회사가 불황을 버티는 체력이자, 배당이나 재투자를 계속할 수 있는 밑천이 돼요. 그런데 지금 케이씨씨글라스는 그 밑천이 오히려 줄어드는 국면에 들어서 있는 거예요. 다만 지난 몇 년간 벌어놓은 자산과 여유가 있어서 당장 자금이 마르는 상황은 아니지만,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상태가 길어지면 배당이나 투자 여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요.
4. 배당과 투자, 번 돈을 어디에 쓰나요?
케이씨씨글라스는 매년 배당을 지급해온 회사예요. 배당수익률(주가 대비 배당금 비율)로 보면 2021년 4.0%에서 2022년 6.5%, 2023년 5.4%, 2024년 4.8%를 거쳐 2025년에는 6.0%로 다시 올라왔어요. 눈여겨볼 점은 2025년이 순이익 마이너스 836억원으로 적자를 낸 해라는 거예요. 그런데도 배당수익률이 오히려 전년보다 높아졌어요. 이익이 늘어서가 아니라, 주가가 낮아진 상태에서도 배당 자체는 크게 줄이지 않고 지급했다는 뜻으로 볼 수 있어요.
적자를 낸 해에도 배당을 이어간다는 건, 그 해 벌어들인 이익이 아니라 그동안 쌓아둔 곳간에서 나눠준다는 뜻이에요. 당장은 가능하지만, 적자가 한두 해 더 이어진다면 지금 수준의 배당을 계속 지켜내기는 쉽지 않을 수 있어요. 반면 케이씨씨글라스는 최근 몇 년간 인도네시아에 새 유리공장을 짓는 데도 현금을 써왔어요. 배당과 해외 공장 투자, 두 곳에 동시에 현금을 쓰고 있는 셈이라, 지금처럼 영업에서 현금이 잘 안 들어오는 시기가 길어지면 두 가지를 계속 함께 끌고 가기가 부담스러워질 수 있어요.
5.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케이씨씨글라스가 최근 몇 년간 가장 공을 들인 곳은 인도네시아예요. 국내 건설경기가 꺾이는 동안에도 해외에서 새 판로를 만들기 위해 인도네시아에 판유리 공장을 지었고, 최근 상업생산에 들어갔어요. 동남아시아 현지 수요를 채우는 것을 시작으로 오세아니아, 중동까지 수출을 넓혀가겠다는 게 회사가 밝힌 계획이에요.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장이 막힌 상황에서, 해외로 판을 넓혀 돌파구를 찾으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어요.
국내에서는 정부의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의무화 확대가 변수예요. 건물의 열 손실을 줄여주는 로이유리 같은 고부가가치 코팅유리 수요를 늘릴 수 있는 정책 변화거든요. 저가 수입유리와 가격으로만 경쟁하는 대신 기술로 차별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어요. 다만 정책이 실제 착공 물량 증가로 이어지기까지는 시차가 있을 수 있어서, 지금 당장의 실적 반등을 기대하긴 이른 상태예요.
인테리어 및 유통 부문은 유리 부문과 달리 비교적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어요. 프리미엄 바닥재나 친환경 소재 같은 상품 구성을 강화하는 흐름이 계속된다면, 유리 부문이 부진한 동안 회사 전체를 받쳐주는 역할을 계속할 수 있어요.
다음에 확인하면 좋을 것 3가지를 꼽아보면요. 첫째, 인도네시아 공장의 가동률과 수출 물량이 실제로 늘어나는지예요. 공장은 완공됐지만 아직 본격적인 매출 기여가 숫자로 확인되지는 않았거든요. 둘째, 국내 건설 착공면적과 판유리 판가가 바닥을 찍고 돌아서는지예요. 지금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 여기에 있으니까요. 셋째, 영업현금흐름이 다시 플러스로 돌아오는지예요. 지금처럼 마이너스인 상태가 이어지면 배당이나 추가 투자 여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요.
6. 조심해서 봐야 할 점은요?
가장 먼저 볼 건 이익의 변동폭이에요. 케이씨씨글라스의 영업이익률은 최근 6년 동안 최고 13.7%에서 최저 3.0%까지, 2025년에는 아예 마이너스까지 벌어졌어요. 최고와 최저 사이 격차가 10.65%포인트에 달할 만큼 출렁이는 업종이라는 뜻이라, 건설경기 사이클에 실적이 크게 좌우된다는 점을 감안하고 봐야 해요.
부채비율도 지켜볼 대목이에요. 2025년 부채비율은 67.8%로, 최근 몇 년 평균인 47.1%보다 뚜렷하게 높아진 상태예요. 인도네시아 공장 투자와 최근 이익 감소가 겹치며 자기자본이 얇아진 영향인데, 지금 수준 자체가 위험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적자가 더 길어지면 이 비율은 계속 올라갈 수 있어요.
재고 자산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어요. 최근 1년간 재고가 12.6% 늘었는데, 같은 기간 매출채권(외상으로 받을 돈)은 오히려 8.5% 줄었어요. 팔리는 속도보다 재고가 더 빨리 쌓이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요. 건설경기 부진으로 판유리 출하량이 줄어드는 상황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재고가 계속 쌓이면 나중에 재고를 정리하느라 판가를 더 낮춰야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요.
마지막으로 솔직하게 짚자면, 지금 케이씨씨글라스의 핵심 사업인 유리 부문이 확실한 반등 시점을 스스로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에요. 인도네시아 공장과 코팅유리 같은 새로운 축이 있지만 아직 숫자로 증명된 단계는 아니고, 그 사이에 재무 여력이 얼마나 버텨줄지가 관건이에요.
7. 케이씨씨글라스 주가, 지금 비싼 걸까요?
주가를 이익과 비교하는 지표가 PER이에요. 원금을 회수하는 데 몇 년이 걸리는지 보여주는 숫자인데, 지금 케이씨씨글라스는 2025년에 적자를 냈고 최근 4개 분기로 봐도 여전히 적자라서 PER 자체를 계산할 이익이 없어요. 그래서 지금은 PER 대신 매출과 주가를 비교하는 PSR(주가매출비율)로 봐야 해요.
2026년 8월 7일 종가 24,950원 기준으로 케이씨씨글라스의 시가총액은 3,985억원이고, PSR은 0.21배예요. 매출 1만원어치를 파는 회사를 시장이 2,100원 정도로 쳐준다는 뜻이에요. 매출 규모에 비해 시가총액이 상당히 낮게 매겨져 있는 셈인데, 앞으로 이익을 잘 낼 거라는 기대보다는 지금 적자를 내고 있고 언제 흑자로 돌아설지 불확실하다는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숫자에 가까워요.
자산 대비로 보는 PBR(주가순자산비율)도 0.29배예요. 회사를 지금 당장 청산해서 장부상 자산을 나눠준다고 가정했을 때보다도 낮은 값에 주식이 거래되고 있다는 뜻이에요. 다만 PBR이 낮다고 무조건 싼 건 아니에요. 지금처럼 이익이 마이너스이고 그게 언제 회복될지 불확실하면, 시장은 장부상 자산 가치를 온전히 인정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거든요.
결국 지금 주가에 담긴 건 싸다 비싸다의 문제가 아니라, 케이씨씨글라스가 유리 부문의 적자를 벗어나 다시 이익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낮은 기대예요. 5번에서 짚은 것처럼 인도네시아 공장과 코팅유리 수요, 그리고 영업현금흐름이 다시 플러스로 돌아오는지를 확인하면서 이 기대가 바뀌는지 지켜보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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