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한퓨얼셀,
잠수함에서 증명한 기술로 수소 인프라까지 넓히는 회사
by ReadingStock's Analyst
- 범한퓨얼셀은 잠수함 밑바닥에서 검증받은 연료전지 기술을 발판으로, 이제는 수소충전소 인프라까지 사업을 넓혀가는 회사예요.
- 2025년 매출은 434억원, 영업이익률 1.98퍼센트로 흑자를 냈지만 가장 최근 네 개 분기를 합치면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 5.18퍼센트로 다시 적자로 돌아섰어요.
- 2025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17억원으로 크게 늘었는데, 그 사이 부채비율도 116.58퍼센트까지 올라 곳간을 헐어 투자에 쓰는 흐름이 뚜렷해요.
- 가장 큰 리스크는 매출이 대형 계약 단위로 잡히는 구조라 분기별 실적이 크게 출렁인다는 점과, 부채비율이 과거 평균 42.34퍼센트에서 크게 뛰었다는 점이에요.
- 지금 시가총액은 1,420억원으로 매출의 3.74배 수준인데, 이 몸값에는 잠수함 국산화 확대와 수소충전소, 모빌리티 신사업이 실제 매출로 커질지에 대한 기대가 함께 담겨 있는 셈이에요.
1. 범한퓨얼셀, 무엇으로 돈을 버나요?
물속에 오래, 조용히 숨어 있어야 하는 잠수함에게는 산소 없이도 전기를 만들어내는 장치가 필요해요. 그 핵심 부품이 수소연료전지 모듈인데, 이걸 독자 기술로 개발해서 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상업화한 회사가 범한퓨얼셀이에요. 2018년부터 해군의 최신 잠수함인 장보고-III급에 이 모듈을 독점으로 공급하고 있고요. 한 번 잠수함에 들어간 부품은 그 배가 창정비(정기 대수리)를 받을 때마다 예비품이나 교체품으로 다시 매출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처음 팔고 끝나는 장사가 아니라 그 잠수함이 퇴역할 때까지 오래 이어지는 관계를 만드는 사업이에요.
범한퓨얼셀의 매출을 뜯어보면 이 잠수함용을 포함한 연료전지 공급이 최근 3개년 평균으로 약 50퍼센트, 수소충전소를 짓는 사업이 약 29퍼센트, 건물용 연료전지 같은 나머지가 약 21퍼센트를 차지해요. 같은 수소연료전지 업종으로 묶이는 두산퓨얼셀은 발전소에 들어가는 대형 발전용 연료전지가 주력이고, 일진하이솔루스는 수소를 담는 고압탱크를 만들어요. 반면 범한퓨얼셀은 국방(잠수함)과 인프라 구축(수소충전소)이라는, 서로 다른 성격의 두 사업을 양 축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 독특해요.
왜 이 조합이 특별한가 하면, 잠수함용 연료전지는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시장이 아니에요. 국방 규격 인증을 통과해야 하고, 오랜 시간 신뢰를 쌓아야 채택되는 자리라 경쟁자가 쉽게 넘어오기 어려워요. 실제로 2024년에는 한화오션과 장보고-III Batch-II 3번함용 연료전지모듈 공급계약을 286억원 규모로 맺었고, 2026년에는 방위사업청과 기존 함정 3척(도산안창호함·안무함·신채호함)의 연료전지 예비품을 공급하는 약 70억 8,300만원 규모 계약도 체결했어요. 초기 납품, 그리고 뒤이은 유지보수 계약이 이렇게 하나씩 쌓이는 구조인 셈이에요. 여기에 수소충전소 사업은 기체수소를 넘어 부피를 훨씬 줄인 액화수소 쪽으로 무게를 옮기며 몸집을 키우는 중이고요.
정리하면 범한퓨얼셀은 잠수함이라는 가장 엄격한 시장에서 기술력을 증명한 뒤, 그 신뢰를 바탕으로 수소충전소 인프라라는 훨씬 넓은 민수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해가는 회사예요. 방산이라는 안정적인 뿌리와, 수소 인프라라는 성장 가능성이 큰 가지를 함께 갖고 있다고 보면 이해가 쉬워요.
매출 · 영업이익
2. 실적, 그래서 얼마나 잘 벌고 있나요?
2025년 범한퓨얼셀의 매출은 434억원이었어요. 매출총이익률은 12.53퍼센트, 영업이익률은 1.98퍼센트, 순이익률은 2.73퍼센트로 세 지표 모두 흑자를 냈어요. 만원짜리 물건을 팔았을 때 200원 정도가 영업이익으로 남았다는 뜻인데, 크지는 않지만 분명한 흑자였죠.
그런데 마진 구조를 좀 더 들여다보면 왜 이 숫자가 해마다 크게 흔들리는지가 보여요. 최근 4년 동안 영업이익률은 좋을 때 6.66퍼센트, 나쁠 때는 마이너스 17.17퍼센트까지 벌어졌어요. 진폭이 20퍼센트포인트를 훌쩍 넘는 셈인데, 이건 범한퓨얼셀의 매출 대부분이 프로젝트 단위로 잡히기 때문이에요. 잠수함용 연료전지 모듈 하나, 수소충전소 하나가 그 자체로 큰 계약이라, 그 계약이 초기 개발 단계인지 안정적인 양산·유지보수 단계인지에 따라 원가율이 완전히 달라져요. 그래서 매출총이익률 하나만 보고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판단하기보다는, 그 해에 어떤 계약이 매출로 잡혔는지를 함께 봐야 진짜 그림이 보여요.
그리고 지금, 가장 최근 네 개 분기를 합쳐 보면 이 흔들림이 다시 나쁜 쪽으로 나타나고 있어요. 매출총이익률은 6.36퍼센트로 낮아졌고,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5.18퍼센트, 순이익률은 마이너스 1.09퍼센트로 적자에 들어섰어요. 2025년엔 분명히 흑자였는데 왜 다시 적자로 돌아섰을까요. 앞서 봤듯 범한퓨얼셀의 매출은 대형 계약이 인도되는 시점에 맞춰 잡히는 구조라, 계약 하나가 이번 분기에 들어오느냐 다음 분기로 넘어가느냐에 따라 실적이 크게 출렁여요. 지금의 적자는 새로운 계약이 줄어서가 아니라, 매출로 인식될 계약 물량이 이 시기에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으로 보는 게 맞아요.
ROE(자기자본이익률)는 2025년 0.73퍼센트, 최근 네 개 분기 기준으로는 마이너스 0.26퍼센트예요. 원래 범한퓨얼셀은 자기자본이 두꺼운 편이라 이익이 조금 흔들려도 ROE가 크게 출렁이지 않는 회사였는데, 최근 부채비율이 빠르게 올라오면서(이 부분은 6번에서 자세히 볼게요) 앞으로는 이익 변화가 ROE에 좀 더 크게 반영될 수 있는 구조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점을 함께 알아두면 좋아요.
매출총이익률 · 영업이익률 · 순이익률
ROE (자기자본이익률)
3. 현금흐름,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요?
장부에 찍히는 이익과 통장에 들어오는 현금은 다른 이야기예요. 범한퓨얼셀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보면 2022년엔 124억원, 2023년엔 189억원이나 빠져나갔는데, 2024년부터 89억원으로 플러스가 됐고 2025년엔 217억원까지 늘었어요. 같은 기간 순이익은 2025년에 12억원에 그쳤는데, 현금은 그보다 훨씬 많이 들어왔다는 뜻이죠.
이런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범한퓨얼셀이 하는 사업의 성격 때문이에요. 잠수함이나 수소충전소 같은 대형 계약은 계약금이나 중도금처럼 미리 받는 돈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 매출로 잡히기 전에 현금이 먼저 들어오는 일이 흔해요. 2025년의 매출 대비 영업현금흐름 비율(OCF마진)이 50.01퍼센트나 되는 것도 이런 흐름을 보여주는 숫자예요. 다만 가장 최근 네 개 분기로 보면 이 비율이 13.07퍼센트로 다시 낮아졌는데, 앞서 본 것처럼 이 시기에 매출로 인식된 계약 물량 자체가 적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어요.
이렇게 들어온 현금은 범한퓨얼셀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져요. 지금 벌이고 있는 액화수소충전소 계약을 이행하고, 모빌리티 같은 새로운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밑천이 되어주거든요. 다만 이 현금이 그대로 곳간에 쌓이고 있는 건 아니고, 오히려 투자 속도가 현금이 들어오는 속도보다 더 빨라서 빚도 함께 늘고 있다는 점은 짚어야 해요. 이 현금을 어디에 쓰고 있는지는 4번에서 이어서 볼게요.
영업현금흐름 · FCF
4. 배당과 투자, 번 돈을 어디에 쓰나요?
범한퓨얼셀은 지금까지 배당을 한 적이 없는 회사예요. 대신 2026년 초에는 조금 특이한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했어요. 보유하고 있던 자기주식 17만 8,500주(약 70억원 규모)를 교환대상으로 하는 교환사채를 발행한 거예요. 만기는 2031년 1월이고 표면이율은 0퍼센트라 별도 이자를 받지 않는 구조인데, 신주를 새로 찍어 지분을 희석시키는 대신 이미 갖고 있던 자사주를 활용했다는 점이 눈에 띄어요.
이렇게 조달한 자금과 영업에서 들어온 현금이 향하는 곳은 명확해요. SK플러그하이버스와 맺은 676억원 규모의 액화수소충전소 8개소 구축 계약을 이행하는 데, 그리고 육상·해양 모빌리티용 연료전지 생산시설에 1,6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실행하는 데 쓰일 돈이에요. 즉 범한퓨얼셀은 지금 주주에게 돈을 돌려주는 시기가 아니라, 잠수함 다음 성장축을 준비하는 데 현금과 조달 자금을 모두 쏟아붓는 시기를 지나고 있는 거예요.
이런 성향이 나쁜 건 아니에요. 수소산업 자체가 지금 초기 인프라를 까는 단계라, 계속 투자하지 않으면 다음 계약을 따낼 기회 자체를 놓칠 수 있는 업종이거든요. 다만 신주 발행 대신 자사주를 활용한 교환사채를 골랐다는 점에서, 지분 희석은 최소화하면서 필요한 돈을 마련하려는 방향성만큼은 읽을 수 있어요.
5.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가장 눈에 띄는 다음 카드는 장보고-II급 잠수함의 연료전지 국산화예요. 지금 운용 중인 장보고-II급에는 아직 독일산 연료전지가 들어가 있는데, 범한퓨얼셀이 2024년 8월에 이 부품의 국산화 개발과 항해·시험을 마쳤고, 지금은 국방 규격화 절차를 밟고 있어요. 이게 실제 교체 수주로 이어지면 기존 잠수함 물량과는 별개의 새로운 매출원이 열리는 셈이에요.
수소충전소 쪽에서는 SK플러그하이버스와의 계약처럼 액화수소충전소 구축 사업이 계속 이어질지가 관전 포인트고요. 좀 더 먼 미래를 보면, 범한퓨얼셀은 일반 선박(상선)용 연료전지와 수소버스 같은 모빌리티용 연료전지로도 사업을 넓히려 하고 있어요. 선박용은 5메가와트급 이상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상업화 단계는 아니고, 모빌리티용도 관련 업체와 핵심부품 공동개발 협약을 맺은 초기 단계라, 지금 당장 매출에 기여하는 사업은 아니에요. 다만 앞서 본 1,600억원 규모의 생산시설 투자가 이 두 사업을 향한 준비라는 점에서, 몇 년 뒤를 보고 심어두는 씨앗으로 보면 됩니다.
다음에 확인하면 좋을 것 3가지
- 장보고-II급 잠수함 국산화 연료전지가 실제 교체 수주로 이어지는지
- 액화수소충전소, 모빌리티, 선박용 같은 신사업이 실제 매출로 잡히기 시작하는지
- 지금 늘어난 부채비율과 낮아진 유동비율이 투자 성과가 나오면서 다시 안정되는지
6. 조심해서 봐야 할 점은요?
가장 먼저 볼 건 실적의 변동성이에요. 범한퓨얼셀의 매출은 잠수함이나 수소충전소 같은 대형 계약이 인도되는 시점에 맞춰 잡히는 구조라, 계약 하나의 타이밍만 바뀌어도 분기 실적이 크게 출렁여요. 실제로 2025년엔 영업이익률이 1.98퍼센트로 흑자였는데 가장 최근 네 개 분기로는 마이너스 5.18퍼센트로 적자에 들어섰죠. 여기에 잠수함용 매출은 국방 예산 편성이나 함정 건조 일정에도 좌우되는데, 이건 범한퓨얼셀이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에요.
두 번째는 재무구조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점이에요. 부채비율은 과거 4년 평균 42.34퍼센트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116.58퍼센트까지 올랐어요. 반대로 유동비율(1년 안에 갚을 빚을 현금성 자산으로 얼마나 덮는지)은 최근 분기 기준 75.37퍼센트까지 내려왔고요. 성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곳간을 헐어 쓰는 건 흔한 일이지만, 이 속도가 계속되면 재무적으로 여유가 줄어드는 국면에 들어와 있다는 뜻이라 눈여겨봐야 해요. 최근 1년 사이 매출채권도 22퍼센트 넘게 늘었는데, 계약이 늘어나면서 아직 회수되지 않은 돈도 함께 쌓이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어요.
세 번째는 지금 벌이고 있는 신사업들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모빌리티용, 선박용 연료전지나 액화수소충전소 확장 모두 투자는 이미 시작됐지만, 실제로 얼마만큼의 매출과 이익으로 돌아올지는 아직 지켜봐야 하는 단계예요. 기대만큼 속도가 나지 않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봐야 해요.
7. 범한퓨얼셀 주가, 지금 비싼 걸까요?
범한퓨얼셀은 최근 네 개 분기 기준으로 순이익이 적자라서 PER(주가수익비율)로 가치를 따지기가 어려워요. 오늘(2026년 8월 5일) 종가 기준 PER은 마이너스 342.75인데, 이익이 마이너스면 PER도 마이너스로 나와서 몇 년 만에 원금을 뽑는다는 본래의 뜻으로 해석하기가 힘들거든요. 이런 경우엔 대신 매출을 기준으로 몸값을 가늠하는 PSR(주가매출비율)을 참고하는 게 나아요.
오늘 종가 기준 범한퓨얼셀의 시가총액은 1,420억원이에요. 여기에 매출을 겹쳐서 보는 PSR(주가매출비율)은 3.74배예요. 매출 만원어치마다 시장은 3만 7,400원 정도의 가치를 매기고 있다는 뜻인데, 지금 벌어들이는 매출 규모보다 훨씬 높은 값을 쳐주고 있다는 얘기예요. 다만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88배로, 장부에 쌓인 자본 만원어치를 시장은 8,800원에 사는 셈이라 오히려 자산가치보다 조금 낮게 거래되고 있어요.
이 두 숫자를 같이 놓고 보면, 지금 범한퓨얼셀의 몸값은 눈앞의 이익이나 쌓아온 자산보다는 앞으로의 이야기에 더 무게를 두고 매겨져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잠수함 국산화 교체 물량이 실제로 수주로 이어지고, 액화수소충전소와 모빌리티 같은 신사업이 매출로 커질지에 대한 기대가 지금 가격에 담겨 있는 셈이죠.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둘지는 5번과 6번에서 짚은 확인 포인트들을 함께 살펴보면서 판단하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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