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유씨피,
삼성 하나에 걸었던 운명을 나누기 시작한 분리막 회사
by ReadingStock's Analyst
- 더블유씨피는 필름 폭 5.5미터의 세계 최초 광폭 습식분리막 기술을 갖췄지만 삼성SDI 한 곳에 매출이 몰려 있다가 그 주문이 줄면서 크게 휘청인 회사예요.
- 2025년 매출은 3,221억원에서 1,108억원으로 크게 줄었고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115.19퍼센트까지 떨어졌지만, 2026년 1분기 매출은 428억원으로 26.5퍼센트 늘고 영업손실은 205억원으로 32.6퍼센트 줄며 반등 조짐을 보였어요.
- 헝가리에 약 9,530억원을 투자해 짓는 새 분리막 공장이 2026년 본격 양산에 들어가고, SK온·LG에너지솔루션·북미 전기차 회사로 고객이 늘어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요.
- 가장 큰 리스크는 부채비율이 2022년 15.36퍼센트에서 2025년 117.49퍼센트까지 뛰고 유동비율은 36.36퍼센트로 낮아진 재무구조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분리막 업계 전체의 공급과잉이에요.
- 최근 1년 주가 수익률은 마이너스 5.82퍼센트로 같은 업종의 다른 회사들보다 하락폭이 훨씬 작았는데, 이는 지금의 실적보다는 고객 다변화와 헝가리 공장이라는 앞으로의 변화에 시장이 무게를 두고 있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어요.
1. 더블유씨피, 무엇으로 돈을 버나요?
전기차나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열어보면, 양극과 음극 사이에 아주 얇은 필름 한 장이 끼워져 있어요. 두 전극이 직접 닿지 않게 갈라주면서도 리튬이온만 미세한 구멍으로 오갈 수 있게 해주는 부품인데, 이걸 분리막이라고 불러요. 더블유씨피는 이 분리막을, 그중에서도 필름을 화학 용매로 뽑아내는 습식 방식으로 만들어 파는 회사예요.
그런데 돈을 버는 구조를 들여다보면 조금 위태로운 지점이 있었어요. 2025년만 해도 더블유씨피 매출의 98.2퍼센트가 삼성SDI 한 곳에서 나왔거든요. 배터리를 만드는 회사는 여럿인데, 더블유씨피의 분리막을 사가는 곳은 사실상 하나였던 셈이에요.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더디게 늘면서 삼성SDI가 배터리 생산 속도를 늦추자, 그 충격이 고스란히 더블유씨피의 주문 감소로 넘어왔어요. 이 이야기는 2번에서 숫자로 다시 짚어볼게요.
그럼에도 더블유씨피가 분리막 업계에서 계속 이름을 올리는 이유는 만드는 방식에 있어요. 분리막은 필름을 얼마나 넓게, 얼마나 빨리 뽑아내느냐가 원가를 가르는데, 더블유씨피는 필름 폭을 5.5미터까지 넓힌 설비를 세계 최초로 갖췄어요. 경쟁사 대부분이 4미터 폭 설비를 쓰는 것과 비교하면 한 번 생산할 때 뽑아내는 필름의 양 자체가 달라요. 여기에 필름 두 장을 동시에 코팅하는 듀얼 코팅 기술까지 더해서, 한 장씩 코팅하는 경쟁사보다 같은 시간에 훨씬 많은 물량을 처리할 수 있고요. 설비를 가득 채워 돌릴 수만 있다면 원가에서 유리한 회사라는 뜻인데, 문제는 지금 그 설비를 채울 물량 자체가 부족하다는 데 있어요.
정리하면 더블유씨피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필름으로 원가를 낮출 수 있는 기술은 갖췄지만, 정작 그 기술을 써먹을 고객이 한 곳에 몰려 있다가 그 고객의 주문이 줄면서 크게 휘청인 회사예요. 그래서 지금 더블유씨피의 이야기는 결국 삼성SDI 하나에 걸었던 운명을 얼마나 여러 고객으로 나누느냐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어요.
매출 · 영업이익
2. 실적, 그래서 얼마나 잘 벌고 있나요?
2025년 더블유씨피의 매출은 1,108억원이었어요. 1년 전인 2024년 3,221억원에서 확 줄어든 숫자예요. 매출총이익률은 마이너스 102.12퍼센트,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115.19퍼센트, 순이익률은 마이너스 146.25퍼센트까지 떨어졌고요. 만원짜리 분리막을 팔 때마다 원가로만 만원 넘게 나갔다는 뜻이니, 팔면 팔수록 손해가 쌓이는 상황이었던 거예요.
이렇게까지 마이너스가 커진 이유를 하나로 설명할 순 없어요. 먼저 공장은 이미 지어놓은 상태에서 삼성SDI 주문이 줄어드니, 설비 감가상각비 같은 고정비는 그대로인데 그걸 나눠 낼 매출이 확 줄어버렸어요. 여기에 팔리지 않고 남은 재고를 낮은 가격에 처분하면서 생긴 손실까지 겹쳤고요. 2년 전만 해도 상황은 정반대였어요. 2022년엔 매출총이익률 26.58퍼센트, 영업이익률 22.54퍼센트로 분리막치고는 꽤 남는 장사였거든요. 이때는 삼성SDI 물량이 탄탄했고, 앞서 본 5.5미터 광폭 설비의 생산성이 고스란히 이익으로 이어졌던 시기예요. 즉 지금의 적자는 기술력이 사라져서가 아니라, 그 기술력을 발휘할 물량이 사라졌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보는 게 맞아요.
최근 네 개 분기(2026년 1분기 기준)로 보면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 85.7퍼센트로, 2025년 결산(마이너스 115.19퍼센트)보다는 적자 폭이 다소 줄었어요. 실제로 2026년 1분기 매출은 428억원으로 1년 전보다 26.5퍼센트 늘었고, 영업손실은 205억원으로 1년 전보다 32.6퍼센트 줄었어요. 공장 가동률이 바닥을 찍고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어요. 고정비가 큰 사업은 물량이 줄 때 손실이 확 커지지만, 반대로 물량이 늘면 이익도 그만큼 빠르게 커질 수 있다는 게 특징이거든요. SK온, LG에너지솔루션, 그리고 북미 전기차 회사까지 고객이 늘어나는 흐름이 실제 매출로 확인되면, 지금의 마이너스 마진이 예상보다 빨리 반전될 여지가 있는 거예요.
ROE는 2022년 5.91퍼센트에서 2025년 마이너스 18.12퍼센트까지 내려왔고, 최근 네 개 분기 기준으로는 마이너스 19.94퍼센트예요. 원래 더블유씨피는 자기자본에 비해 빚이 적은 회사라 이익이 흔들려도 ROE가 크게 출렁이지 않아야 정상인데, 최근 몇 년 사이 빚이 빠르게 늘면서(이 부분은 6번에서 다시 볼게요) 이익이 나빠지는 충격이 ROE에 더 크게 반영되는 구조로 바뀌고 있어요.
매출총이익률 · 영업이익률 · 순이익률
ROE (자기자본이익률)
3. 현금흐름,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요?
장부에 찍히는 이익과 실제 통장에 들어오는 현금은 다른 이야기예요. 더블유씨피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3년 1,343억원으로 꽤 두둑했는데, 2024년엔 마이너스 158억원, 2025년엔 마이너스 275억원으로 돌아섰어요. 매출 대비 영업현금흐름 비율도 2023년 44.04퍼센트에서 2025년 마이너스 24.78퍼센트로 뒤집혔고요. 이익뿐 아니라 실제로 벌어들이는 현금 자체가 마르기 시작했다는 뜻이에요.
이익이 줄면 현금도 함께 준다는 건 당연하지만, 더블유씨피의 경우 여기에 헝가리 공장 투자까지 겹쳐서 현금이 더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어요. 더블유씨피는 헝가리에 약 9,530억원을 들여 새 분리막 공장을 짓고 있는데, 이 정도 규모의 투자를 영업에서 들어오는 돈만으로 감당하기는 애초에 벅찬 일이에요. 결국 부족한 돈은 빚으로 메꿀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가 다음 장에서 볼 부채비율 상승으로 이어져요.
지금 더블유씨피에게 현금은 여유 자금이 아니라, 헝가리 공장을 완공해서 고객을 늘릴 때까지 버텨야 하는 체력에 가까워요. 2026년 1분기 들어 영업손실이 줄어드는 흐름이 이 체력을 회복하는 신호로 보이지만, 아직 현금흐름 자체가 플러스로 돌아선 건 아니라서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할 대목이에요.
영업현금흐름 · FCF
4. 투자와 재무, 번 돈을 어디에 쓰나요?
더블유씨피는 아직 배당을 한 적이 없는 회사예요. 지금까지 벌어들인 돈, 그리고 부족해서 빌려온 돈까지 대부분 한 곳으로 향하고 있어요. 바로 헝가리 니레지하저시에 짓고 있는 분리막 공장이에요. 투자 규모는 약 9,530억원, 완공되면 연간 12억4,000만 제곱미터를 더 생산할 수 있는 설비가 들어서요. 국내 공장까지 합치면 더블유씨피의 총 생산능력은 23억7,000만 제곱미터로 늘어나요. 다행히 헝가리 정부로부터 2,000억원 넘는 보조금도 받을 예정이라, 투자 부담을 어느 정도는 나눠 갖게 돼요.
이런 자본배분은 지금 당장 주주에게 돈을 돌려주기보다는, 몇 년 뒤의 매출을 미리 심어두는 쪽에 가까워요. 분리막처럼 설비 투자가 곧 생산능력이자 곧 매출인 업종에서는, 지금 투자를 멈추면 나중에 고객이 늘어나도 만들어 팔 물건 자체가 없는 상황을 맞을 수 있거든요. 다만 이 투자를 자기 돈이 아니라 대부분 빚으로 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부담이에요.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같은 주주환원 이야기는, 헝가리 공장이 매출로 돌아오고 재무구조가 다시 안정된 다음에나 나올 수 있는 이야기라고 보는 게 맞아요.
5.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더블유씨피 이야기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삼성SDI 한 곳에 몰려 있던 고객이 실제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에요. SK온에는 미국 조지아 공장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라인용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분리막 공급이 시작됐고, LG에너지솔루션에는 4680·4695 원통형 배터리용 분리막을 지난해 1분기부터 테스트해와서 올해 상반기 안에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요. 북미 최대 전기차 회사와도 4680 원통형 배터리용 분리막 샘플과 셀 테스트가 진행 중이고요. 세 곳 모두 아직 본격적인 양산 공급 전 단계지만, 삼성SDI 하나에 걸려 있던 매출 구조가 실제로 갈라지기 시작했다는 신호예요.
여기에 헝가리 공장이 2026년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가면 유럽 고객사에 직접 공급할 수 있는 길도 열려요. 더블유씨피는 이런 흐름을 바탕으로 올해 4분기 흑자 전환을 목표로 잡고 있어요. 2026년 1분기 영업손실이 1년 전보다 32.6퍼센트 줄어든 것도 이 목표를 향한 첫 단추로 볼 수 있고요.
다음에 확인하면 좋을 것 3가지
- SK온·LG에너지솔루션·북미 전기차 회사향 분리막 공급이 실제 매출로 확인되는지
- 헝가리 공장이 계획대로 2026년 안에 본격 양산에 들어가는지
- 회사가 목표한 4분기 흑자 전환이 실제로 이뤄지는지
6. 조심해서 봐야 할 점은요?
가장 먼저 볼 건 앞서 본 고객 집중이 낳은 실적 변동성이에요. 2022년 22.54퍼센트였던 영업이익률이 2024년엔 마이너스 22.03퍼센트까지 내려왔는데, 이 진폭만 해도 44.57퍼센트포인트예요. 그런데 2025년엔 여기서 한 번 더 떨어져서 마이너스 115.19퍼센트까지 밀렸으니, 고객 하나의 주문 변화가 실적을 얼마나 크게 흔들 수 있는지 보여주는 숫자예요. 지금 진행 중인 고객 다변화가 실제로 자리 잡기 전까지는 이 변동성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 어려워요.
두 번째는 재무구조예요. 부채비율은 2022년 15.36퍼센트에서 2025년 117.49퍼센트까지 뛰었는데, 이건 최근 4년 평균(46.01퍼센트)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에요. 같은 기간 유동비율은 414.25퍼센트에서 36.36퍼센트로 곤두박질쳤고요. 헝가리 공장 투자를 빚으로 감당하면서 생긴 결과인데, 흑자 전환이 예상보다 늦어지면 이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걸 감안해야 해요.
세 번째는 업종 전체가 겪고 있는 공급과잉이에요. 경쟁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2년 연속 영업적자를 내며 국내 일부 공장 가동을 멈추고 중국 공장까지 팔았고, 국내외 분리막 공장의 평균 가동률이 20퍼센트대 초반에 머물렀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더블유씨피의 최근 1년 재고자산은 49.76퍼센트, 매출채권은 39.92퍼센트나 줄었는데, 이건 그만큼 회사 규모 자체가 쪼그라들었다는 뜻이기도 해서 마냥 긍정적으로만 볼 숫자는 아니에요.
7. 더블유씨피 주가, 지금 비싼 걸까요?
더블유씨피는 최근 네 개 분기 기준으로 순이익이 적자라서 PER(주가수익비율)로 몸값을 가늠하기가 어려워요. 오늘(2026년 8월 6일) 종가 7,450원 기준 PER은 마이너스 1.42인데, 이익이 마이너스일 땐 PER도 마이너스로 나와서 원금을 몇 년 만에 회수하는지를 보여주는 본래 의미가 사라져요. 이런 경우엔 매출을 기준으로 몸값을 가늠하는 PSR(주가매출비율)을 참고하는 게 나아요.
오늘 종가 기준 더블유씨피의 시가총액은 2,521억원이에요. 여기에 매출을 겹쳐 보는 PSR은 1.84배로, 매출 만원어치마다 시장은 18,400원 정도의 가치를 매기고 있는 셈이에요. 반면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28배로, 장부에 쌓인 자본 만원어치를 시장은 2,800원에 사고 있고요.
흥미로운 건 이렇게 자산가치 대비로는 낮게 거래되는 와중에도, 더블유씨피의 최근 1년 주가 수익률이 마이너스 5.82퍼센트로 같은 업종의 SK아이이테크놀로지(마이너스 49.38퍼센트), 엔켐(마이너스 69.01퍼센트), 천보(마이너스 25.65퍼센트), 제이오(마이너스 51.29퍼센트)보다 훨씬 덜 빠졌다는 점이에요. 연초 이후로는 오히려 19.39퍼센트 올랐고요. 지금 벌어들이는 이익만 놓고 보면 더블유씨피가 유독 나은 회사는 아닌데도 주가가 상대적으로 버틴 건, 5번에서 본 고객 다변화와 헝가리 공장이라는 구체적인 변화가 진행 중이라는 데 시장이 무게를 두고 있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어요. 지금 가격에는 그 변화가 실제 흑자 전환으로 이어질 거라는 기대가 담겨 있는 셈이라, 그 기대가 맞아떨어지는지는 앞서 짚은 확인 포인트들을 하나씩 지켜보면 될 것 같아요.
- 이 글은 공시 자료와 시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동 생성된 참고 자료이며, 투자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 모든 수치는 DART 공시 원문에서 직접 추출하며, 본문 작성 후 공시값과 자동 대조하는 검증 단계를 거칩니다. 대조에 실패한 수치는 발행되지 않습니다. 기사 등 2차 자료는 배경 설명에만 사용하고, 숫자가 충돌할 경우 공시값을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