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어스,
병원에 기기를 파는 게 아니라 매달 사용료를 파는 회사
by ReadingStock's Analyst
- 씨어스는 웨어러블 심전도 기기와 입원환자 모니터링 서비스를 병원에 구독시켜 사용료를 받는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예요.
- 2025년 매출이 482억원으로 전년(81억원) 대비 크게 늘면서 순이익도 160억원 흑자로 돌아섰어요.
- 다만 영업활동으로 실제 들어온 현금은 21억원에 그쳐, 재고와 매출채권이 크게 늘어난 만큼 이익과 현금 사이 격차가 남아 있어요.
- 국내 매출이 대웅제약이라는 특정 유통 파트너에 크게 의존하고, 미국·UAE·베트남 등 해외 사업은 아직 초기 계약·검증 단계라는 점은 유의할 부분이에요.
- 2026년 8월 7일 종가 기준 PER은 54.56배로, 지금 가격에는 해외 확장과 새 기술이 만들어낼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가 상당 부분 담겨 있는 걸로 보여요.
1. 씨어스, 무엇으로 돈을 버나요?
병원 침대 옆에 붙은 심전도 기계나 손목에 차는 웨어러블 기기를 본 적 있을 텐데, 씨어스는 이런 기기 자체를 만들어 팔고 끝나는 회사라기보다, 기기와 분석 서비스를 묶어서 병원에 '구독'시키는 회사예요. 정수기 회사가 정수기를 놓고 매달 렌탈료를 받는 것처럼, 씨어스는 웨어러블 심전도 기기인 모비케어와 입원환자 생체신호를 지켜보는 씽크를 병원에 깔아두고, 그 분석 서비스에 대한 사용료를 계속 받는 구조예요.
모비케어는 부정맥을 오래 붙여서 확인해야 하는 환자에게 웨어러블 기기를 채우고, 심전도 신호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서 의료진에게 결과를 보내주는 서비스예요. 씽크는 입원 환자의 심전도, 체온, 혈압, 산소포화도 같은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한 화면에 모아 보여주는 서비스고요. 두 서비스 모두 사람이 밤낮없이 붙어서 지켜보기 힘든 걸 기계와 인공지능이 대신 지켜봐주는 셈이에요.
씨어스가 특별한 건 이 서비스를 국내 병원에 실제로 넓게 깔아뒀다는 점이에요. 2020년부터 대웅제약과 손잡고 국내 유통을 맡기면서, 지금은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해 900여 개 의료기관에 제품이 들어가 있어요. 한 번 병원에 설치되면 그 병원이 계속 사용료를 내는 구조라, 병원 수가 쌓일수록 매출도 같이 쌓이는 사업이에요. 2024년 6월 기술성장기업 특례로 코스닥에 상장했으니, 아직 상장한 지 얼마 안 된 회사이기도 해요.
한마디로 씨어스는, 기기를 한 번 팔고 끝나는 회사가 아니라 병원을 구독시켜서 계속 사용료를 받는 회사예요. 지금 회사가 하는 모든 일, 국내 병원을 더 늘리는 것도, 해외로 나가는 것도, 결국 이 구독시키는 병원 숫자를 늘리는 일로 수렴해요.
매출 · 영업이익
2. 실적, 그래서 얼마나 잘 벌고 있나요?
2025년 매출은 482억원이에요. 2024년 81억원이었던 걸 생각하면 1년 사이 매출이 거의 6배로 뛴 거예요. 순이익도 마이너스89억원에서 160억원으로, 적자에서 흑자로 완전히 돌아섰고요. 이렇게 숫자가 확 뒤집힌 이유는 간단해요. 병원에 기기를 깔고 서비스를 붙이는 초기 단계에는 영업 인력과 기기 준비 비용이 먼저 나가고, 매출은 병원 수가 어느 정도 쌓여야 비로소 눈에 띄게 늘어나는 구조거든요. 900여 개 병원까지 확산시킨 지금이 바로 그 문턱을 넘은 시점인 셈이에요.
매출총이익률 · 영업이익률 · 순이익률
마진을 뜯어보면 이 반전이 더 뚜렷해요. 매출총이익률은 2024년 42.42%에서 2025년 72.42%로 뛰었어요. 만원어치 팔면 원가를 빼고 7,242원이 남는다는 뜻인데, 이건 기기 한 대를 만드는 원가가 병원 수가 늘어난다고 같이 늘어나지는 않기 때문이에요. 씨어스가 파는 건 결국 분석 소프트웨어와 서비스가 핵심이라, 병원이 하나 더 늘어도 추가로 들어가는 원가는 크지 않거든요.
영업이익률은 2024년 마이너스107.18%에서 2025년 33.89%로 돌아섰어요. 매출총이익률과 영업이익률 사이에 여전히 차이가 나는 건 영업 인력과 판매관리비가 들어가기 때문인데, 이 격차가 작년보다 훨씬 좁아졌다는 게 중요해요. 매출이 늘어나는 속도가 판관비 늘어나는 속도보다 훨씬 빨랐다는 뜻이거든요. 순이익률도 33.31%로 영업이익률과 큰 차이가 없는데, 이건 이자비용이나 다른 영업외 부담이 크지 않다는 뜻이에요.
ROE는 2024년 마이너스41.46%였다가 2025년 40.5%로 완전히 뒤집혔어요. 이렇게 큰 폭으로 출렁인 건 씨어스가 아직 자기자본이 두껍지 않은 초기 단계 회사이기 때문이에요. 자기자본이 두꺼운 회사는 이익이 좀 늘어도 자본 대비 비중이 작아서 ROE가 크게 안 움직이는데, 반대로 자기자본이 아직 얇은 회사는 이익이 흑자로 돌아서는 순간 ROE가 확 뛰어요. 부채비율도 36.81%로 낮은 편이라, 이번 ROE 개선이 빚을 늘려서 만든 착시가 아니라 순수하게 이익이 좋아진 결과라는 점도 짚어둘 만해요.
ROE (자기자본이익률)
3. 현금흐름,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요?
장부에 찍힌 이익과 통장에 들어오는 현금은 다른 이야기예요. 2025년 순이익은 160억원인데, 영업활동으로 실제 들어온 현금은 21억원에 그쳤어요. 이익은 크게 늘었는데 현금은 그만큼 못 따라온 거예요. 왜 이런 차이가 날까요?
답은 재고와 매출채권에 있어요. 재고자산이 전년 대비 233.33% 늘었고, 매출채권은 423.81% 늘었어요. 병원과 해외 파트너사에 공급할 기기 물량을 미리 만들어 쌓아두고, 계약을 맺은 곳에 물건은 이미 넘겼는데 아직 돈을 못 받은 상태라는 뜻이에요. 특히 해외처럼 처음 거래를 트는 곳은 초도 물량부터 대금 회수까지 시차가 있게 마련이라, 매출은 장부에 먼저 잡히고 현금은 뒤늦게 들어오는 구간에 들어선 셈이에요.
이건 회사가 부실해서가 아니라 빠르게 크는 회사들이 흔히 겪는 성장통에 가깝지만, 그렇다고 그냥 넘길 일은 아니에요. 지금 재고와 매출채권으로 묶여 있는 돈이 실제 현금으로 잘 전환되는지가 앞으로 씨어스의 재무 건전성을 판단하는 핵심이거든요. 2024년에는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111억원으로 아예 마이너스였다가 2025년에 플러스로 돌아선 것 자체는 분명 긍정적인 신호예요. 다만 아직 그 폭이 순이익 규모에 비해 작다는 점은 앞으로 몇 분기 더 지켜봐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에요. 지금 씨어스는 벌어들인 돈을 곳간에 쌓아두기보다, 재고와 매출채권 형태로 다음 성장에 미리 깔아두고 있는 상태라고 보면 돼요.
영업현금흐름 · FCF
4. 배당과 투자, 번 돈을 어디에 쓰나요?
씨어스는 아직 배당도, 자사주매입도 한 적이 없어요. 2024년까지는 적자였으니 배당할 여력 자체가 없었고, 2025년에 처음 흑자로 돌아섰는데도 그 이익을 주주에게 돌려주기보다는 사업을 키우는 데 쓰는 쪽을 택했어요. 앞서 봤듯이 벌어들인 이익 중 상당 부분이 현금이 아니라 재고와 매출채권 형태로 묶여 있고, FCF수익률도 2025년 0.04%에 그쳐서 사실상 남는 여윳돈 자체가 거의 없는 상황이기도 해요.
그렇다면 이 돈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을까요. 씨어스가 최근 벌인 일들을 보면 답이 나와요. 미국에서는 모비케어가 FDA 품목허가를 받아 진출 채비를 마쳤고, 중동에서는 UAE 헬스케어 그룹과 대형 공급계약을 맺었고, 베트남에서는 현지 파트너와 손잡고 정식 론칭까지 했어요. 국내에서도 새로운 예측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돼 품목허가 절차를 밟고 있고요. 하나같이 지금 당장 돈이 되는 일이 아니라, 앞으로 몇 년에 걸쳐 매출로 돌아올 씨앗을 심는 일이에요. 상장한 지 얼마 안 된 회사가 막 이익을 내기 시작한 지금 시점에 배당보다 이런 재투자를 택한 건, 지금 깔아둔 국내 900여 개 병원이라는 기반을 해외로, 그리고 새로운 기술로 넓히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여요.
5.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씨어스가 그리는 다음 그림은 국내에서 검증한 구독 모델을 해외로 그대로 옮기는 거예요. 미국에서는 모비케어가 FDA 510(k)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메디케어 같은 큰 시장으로 들어갈 문이 열렸고, 중동에서는 UAE 최대 헬스케어 그룹인 퓨어헬스 계열사와 3년간 최소 1470만달러 규모로 모비케어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어요. 아부다비 병원에서 이미 개념검증을 마쳤고, 이제 병상 단위 본계약으로 넘어가는 단계라고 해요. 베트남에서는 현지 유통사와 독점계약을 맺고 국립아동병원 등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하노이에서 정식 론칭 행사를 열었고, 이걸 발판 삼아 태국과 인도네시아로 넓히겠다는 계획도 밝혔어요. 호주에서도 현지 파트너와 함께 병원을 대상으로 시장을 검증하는 단계고요.
국내에서는 씽크와 연동되는 악성부정맥 예측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식품의약품안전처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됐어요. 환자가 심정지에 이르기 전에 위험한 부정맥이 나타날 가능성을 미리 예측해서 의료진에게 알려주는 기술인데, 하반기 품목허가를 신청하고 이후 보험수가를 받는 게 다음 단계예요. 보험수가가 붙으면 이미 깔아둔 900여 개 병원이 이 새 기술을 넓히는 발판으로 바로 쓰일 수 있어요.
다만 이런 계획들은 대부분 이제 막 계약을 맺었거나 검증을 마친 초기 단계라, 지금 재무제표에는 아직 성과가 거의 반영돼 있지 않아요. 씨어스는 2026년 해외 매출 비중을 30% 이상으로, 2027년에는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과 맞먹는 수준까지 키우겠다는 목표를 밝혔는데, 이 목표가 실제 숫자로 확인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거예요.
다음에 확인하면 좋을 것 3가지를 꼽아보면 이래요.
- 미국 FDA 허가 이후 실제 매출이 얼마나, 언제부터 잡히기 시작하는지
- UAE 개념검증 이후 병상 단위 본계약이 언제, 얼마 규모로 체결되는지
-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된 예측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품목허가와 보험수가를 언제 받는지
6. 조심해서 봐야 할 점은요?
가장 먼저 짚을 건 앞서 3번에서 본 재고와 매출채권 문제예요. 재고자산이 233.33%, 매출채권이 423.81% 늘어난 건 성장하는 회사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이 속도가 계속되면 회사가 실제로 손에 쥐는 현금보다 장부상 숫자만 부풀어 보이는 상태가 길어질 수 있어요. 물건은 넘겼는데 돈을 못 받는 기간이 늘어나면, 아무리 이익이 잘 나도 회사 운영에 필요한 현금이 부족해지는 상황이 올 수 있거든요.
두 번째는 국내 매출이 대웅제약이라는 특정 유통 파트너를 통해 대부분 발생한다는 점이에요. 이 협업 덕분에 900여 개 병원까지 빠르게 확산될 수 있었지만, 반대로 말하면 이 유통망 하나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이기도 해요.
세 번째는 지금 한창 벌이고 있는 해외 사업들이 아직 계약이나 검증 초기 단계라는 점이에요. 미국, UAE, 베트남, 호주 모두 최근에야 움직임이 나왔고, 계약된 물량이 실제 매출로 잡히기까지는 시차가 있어요. 지금 시장이 기대하는 만큼 이 해외 사업들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 그 기대가 다시 조정받을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해요.
마지막으로 씨어스는 2024년 6월에 상장한 회사라 재무 데이터가 2024년, 2025년 두 해치밖에 없어요. 지금까지의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지, 아니면 한 번의 반전으로 끝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판단할 수 있는 상태예요.
7. 씨어스 주가, 지금 비싼 걸까요?
PER은 지금 주가가 이 회사 1년 치 이익 몇 배에 거래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숫자예요. 쉽게 말하면 지금 이 가격에 회사를 통째로 사서, 그 회사가 버는 이익만으로 원금을 회수하는 데 몇 년이 걸리는지를 알려주는 값이에요.
2026년 8월 7일 종가 23,000원 기준으로 씨어스의 PER은 54.56배예요. 2025년 결산 기준으로 보면 102.92배까지도 나오는데, 이렇게 기준 시점에 따라 숫자가 크게 달라지는 이유는 2025년 한 해 동안 이익이 워낙 가파르게 늘었기 때문이에요. 이익이 늘어나는 회사는 최근 실적을 반영할수록 PER이 낮아 보이는 착시가 생기는데, 지금 씨어스가 딱 그런 상황이에요.
54.56배라는 숫자는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에요. PBR도 22.09배, PSR도 18.17배로 모두 높은 편이고요. 이건 시장이 지금의 이익 수준만 보고 이 가격을 매긴 게 아니라, 앞으로 미국과 중동, 베트남으로 이어지는 해외 확장과 새로운 예측 인공지능 기술까지 반영해서 미래의 더 큰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어요. 다만 그 기대가 크다는 건, 반대로 5번에서 짚은 확인거리들, 그러니까 해외 계약이 실제 매출로 얼마나 빨리 전환되는지에 따라 이 가격에 대한 평가도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지금 주가가 싸다 비싸다를 단정하기보다는, 이 숫자가 어떤 미래를 가격에 담고 있는지를 이해하고 지켜보는 게 더 중요해 보여요.
PER 추이 (최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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