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알비,
공장에서 집을 찍어내는 국내 유일 모듈러 전문기업
- 엔알비는 모듈러 건축물을 만들어 팔기보다 빌려주는 방식으로 수익을 쌓는 회사예요.
- 매출의 약 60%가 임대 수입이고, 2025년 영업이익률은 7.56%로 본업에서는 흑자예요.
- 다만 이자 비용 탓에 순이익률은 -0.9%로 아직 적자라, 공모자금 약 298억 원을 빚 상환에 먼저 썼어요.
- 매출 상당 부분이 LH 같은 공공 발주에 기대고 있어, 정부 예산 방향이 바뀌면 실적이 바로 흔들릴 수 있어요.
- 이익이 없어 PER 대신 보는 PBR 1.88배에는 모듈러 시장 성장에 대한 프리미엄이 얹혀 있어요.
1. 엔알비, 무엇으로 돈을 버나요?
"집을 공장에서 만든다"는 말이 좀 낯설게 들리죠? 보통 건물은 현장에서 짓잖아요. 땅을 파고, 콘크리트 붓고, 거푸집 세우고. 그런데 엔알비는 이걸 완전히 뒤집어요. 공장에서 방 하나짜리 '모듈'을 미리 만들어두고, 현장에 가져가서 레고처럼 쌓는 거예요. 이게 바로 모듈러 건축, 또는 OSC(Off-Site Construction)라고 부르는 공법이에요.
엔알비가 특별한 건 이 한 가지를 파고든 전문 기업이라는 점이에요. 2019년에 설립됐고, 국내 최초 모듈러 전문기업을 표방해요. 제품 개발부터 설계, 제작, 현장 설치, 유지관리까지 전 과정을 혼자 할 수 있는 회사는 국내에서 엔알비가 유일하다고 해요. 그리고 고층 아파트를 100% 모듈러 공법으로 지을 수 있는 기업도 지금은 엔알비 하나예요. 세계 최초로 '라멘조 PC 모듈러' 방식을 상용화했거든요. 쉽게 말해, 공장에서 만든 콘크리트 블록을 수직으로 22층까지 쌓을 수 있는 기술이에요.
사업은 크게 두 갈래예요. 하나는 이동형 학교처럼 나중에 다시 옮길 수 있는 '순환형 모듈'이고, 다른 하나는 아파트 같은 영구적인 고층 주택용 'PC 모듈러'예요. 그런데 돈이 어디서 들어오느냐를 보면 더 흥미로워요. 매출의 약 60%가 임대 수입이에요. 모듈을 팔아버리는 게 아니라 빌려주고 매달 돈을 받는 구조거든요. 용역이 약 22%, 제품 판매가 약 18%예요. 즉 엔알비는 건설사보다 임대업자에 가까운 수익 구조를 갖고 있어요.
한마디로 엔알비는 이래요. 공장에서 집을 찍어내서, 팔기보다 빌려주는 방식으로 꾸준히 현금을 모으는 회사예요. 지금은 아직 흑자 전환 전이지만, 그 공장이 얼마나 커지느냐가 이 회사의 미래를 결정하는 구조예요.
매출 · 영업이익
2. 그래서, 얼마나 잘 벌고 있나요?
숫자를 보면 흥미로운 그림이 나와요.
2025년 기준 매출총이익률은 20.74%예요. 만 원 팔면 약 2,074원이 원가를 뺀 기본 수익으로 남는다는 뜻이에요. 건설업이 원래 마진이 박한 업종인 걸 감안하면, 이 수치는 나쁘지 않아요. 공장에서 표준화된 방식으로 대량 제작하기 때문에 원자재 낭비나 현장 변수가 줄어들거든요. 전통 현장 시공 방식에 비해 원가 통제가 훨씬 유리한 구조예요.
영업이익률은 7.56%예요. 만 원 팔면 756원이 영업 이익으로 남는다는 계산이에요. 매출총이익률과 영업이익률 사이 차이가 꽤 크죠. 그 차이는 대부분 판매관리비 때문이에요. 아직 초기 기업이라 연구개발비, 인건비, 공장 운영비 등 고정 비용 부담이 크거든요. 앞으로 매출 규모가 커질수록 이 판관비 비중이 눌리면서 영업이익률도 올라갈 여지가 있어요.
그런데 순이익률은 -0.9%예요. 영업에서는 흑자인데 최종 당기순이익은 적자예요. 왜 그럴까요? 차입금이 많아서 이자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이에요. 공장 세 곳을 짓고, 생산 인프라를 쌓는 데 돈이 많이 들었으니 그 빚에 대한 이자가 영업 이익을 갉아먹는 구조예요. 상장으로 조달한 공모자금 대부분을 빚 상환에 먼저 썼다고 하니, 이자 부담이 서서히 줄어들 수는 있어요.
매출총이익률 · 영업이익률 · 순이익률
ROE는 -0.62%예요. ROE는 "내 자본으로 얼마나 벌었나"를 보여주는 지표예요. 지금은 순이익이 마이너스니까 당연히 ROE도 마이너스로 나와요. 다만 절댓값 자체는 작아요. 자기자본이 두꺼운 편이라 손실이 자본 전체를 크게 흔들지는 않는 상태예요. 앞으로 이익이 조금씩 나기 시작하면 ROE도 빠르게 플러스로 전환될 수 있어요. 반대로 손실이 더 커지면 ROE도 같이 내려가겠죠. 비교할 과거 데이터가 1년치밖에 없어서 추세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핵심은 엔알비가 이자 부담을 얼마나 빠르게 줄이느냐에 ROE 방향이 달려 있다는 거예요.
ROE (자기자본이익률)
3. 실제로 손에 쥐는 현금은요?
장부에 이익이 잡혔다고 통장에 돈이 쌓이는 건 아니에요. 특히 임대 사업은 특이한 구조예요. 모듈을 만들고 현장에 납품하는 데 돈이 먼저 나가고, 임대료는 나중에 조금씩 들어오거든요. 공사비는 한 번에 나가는데 수입은 몇 년에 걸쳐 나눠 들어오는 셈이에요.
그런데 2025년 엔알비의 영업현금흐름은 약 30억 원으로 플러스예요. 순이익은 적자인데 실제 현금 흐름은 흑자라는 뜻이에요. 건물이나 기계 같은 자산은 쓸수록 가치가 줄어드는데, 이 감소분을 비용으로 잡으면 장부상 이익은 줄어들어요. 하지만 실제로 현금이 나간 건 아니니까 현금흐름 계산에선 다시 더해줘요. 그래서 장부 이익보다 현금이 더 많이 남을 수 있어요.
OCF 마진은 5.06%예요. 만 원 팔면 506원이 실제 현금으로 들어온다는 뜻이에요.
FCF(자유현금흐름)는 마이너스 22.51%예요. 영업으로 번 현금보다 설비에 쓴 돈이 훨씬 많다는 거예요. 공장 세 곳에 총 7만 4천 평 규모 생산 벨트를 깔았으니 자연스러운 모습이에요. 성장 투자를 이제 막 마친 단계에서는 FCF 마이너스가 오히려 당연할 수 있어요.
이 현금 흐름이 갖는 의미는 이래요. 30억 원의 영업현금흐름은 지금으로선 작지만, 이 현금이 앞으로 임대 포트폴리오가 쌓일수록 복리처럼 늘어날 수 있어요. 브릿지스쿨 같은 이동형 모듈을 하나 납품하면, 그 임대료가 수년간 계속 들어오는 구조거든요. 생산 인프라 투자가 일단락되면, 현금 흐름이 뚜렷하게 달라지는 전환점이 올 수 있어요. 그 전까지는 외부 자금 조달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라는 점도 솔직히 인정해야 해요.
영업현금흐름 · FCF
4. 번 돈을 어디에 쓰나요?
지금 엔알비에 배당은 없어요. 자사주 매입도 없고요. 2025년 7월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공모로 자금을 조달했는데, 그 돈의 70% 이상인 약 298억 원을 고금리 차입금 상환에 먼저 썼어요.
이게 무슨 의미냐면, 지금 엔알비의 최우선 과제는 주주에게 돈을 돌려주는 게 아니라 재무 안정화라는 뜻이에요. 빚이 있는 상태에서 이자가 계속 나가면 이익을 내도 남는 게 없으니까요. 빚부터 갚고, 그다음 생산 설비를 키우고, 그 설비로 더 많은 모듈을 만들어 임대 수입을 쌓아가는 순서예요.
주주환원보다 재투자를 선택하는 건 엔알비 사업 특성상 불가피해요. 임대 사업은 먼저 설비를 갖춰야 나중에 돈이 들어오는 구조거든요. 밭을 갈고 씨를 뿌려야 나중에 수확이 있듯이, 지금 자본을 설비에 쏟아붓는 단계예요. 핵심 인력 유지를 위해 스톡옵션도 활용하고 있어요. 임직원엔알비 성장에 직접 이해관계를 갖게 하는 장치예요.
당분간 배당이나 자사주 환원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엔알비가 쌓은 설비와 수주 기반이 현금 흐름으로 바뀌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상황이 달라질 거예요.
5.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시장 쪽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정부의 모듈러 의지예요. LH와 GH의 2030 OSC 로드맵을 보면, 모듈러 공동주택 시장이 2030년경 약 1조 7,500억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돼요. 국토부도 2026년 이후 연간 3,000호까지 발주 물량을 늘리겠다고 밝혔어요. '모듈러 건축 활성화 지원 특별법' 제정도 본격화되고 있어서, 법이 만들어지면 수요 확대가 구조적으로 뒷받침될 수 있어요.
엔알비 자체 계획도 있어요. IPO 공모자금 일부를 투입해 연간 생산 가능한 모듈 수를 3,600모듈에서 5,400모듈까지 늘리는 게 목표예요. 공장 자동화도 진행 중이에요. PC 부재 제작을 수작업에서 자동화 라인으로 전환하면 투입 인력이 줄고, 품질 일관성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어요.
공공 발주에서도 실적이 쌓이고 있어요. LH 의왕초평 22층 모듈러 공공주택과 GH 하남교산 R&D 과제를 맡으면서 정부 사업의 핵심 파트너로 이름을 올렸어요.
다음에 확인하면 좋을 것 세 가지를 짚어드릴게요.
첫째, 생산 CAPA 확대가 예정대로 완료되는지, 그리고 실제 수주 물량이 그 용량을 채우고 있는지를 보세요. 공장이 커도 채우지 못하면 고정비만 늘어나요.
둘째, 이자 비용이 줄어드는 속도예요. 빚 상환으로 금융비용이 줄어들면 순이익 흑자 전환 시점이 앞당겨지거든요.
셋째, 모듈러 특별법 입법 진행 상황이에요. 법제화 여부에 따라 공공 발주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 이 법의 진행이 엔알비에는 가장 큰 외부 변수 중 하나예요.
6. 조심해서 봐야 할 점은요?
솔직히 짚어야 할 부분이 몇 가지 있어요.
첫 번째는 공공 의존도예요. 엔알비 매출의 상당 부분은 LH, GH 같은 정부 기관에서 나와요. 정부가 모듈러 발주를 줄이거나 예산을 삭감하면 실적이 바로 흔들려요. 국내 모듈러 시장이 아직 공공 주도 초기 단계라는 점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가장 큰 위험이기도 해요.
두 번째는 재무 구조예요. 부채비율이 104.98%예요. 자기자본만큼 빚이 있다는 뜻이에요. 업종 평균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고, 차입금 의존도도 크다고 알려져 있어요. 임대 사업은 구조적으로 초기에 돈이 많이 나가고 나중에 받는 방식이라, 자금 조달 문제는 항상 따라다녀요. 현금비율(유동비율 41.71%)을 보면 단기 채무 상환 여력도 넉넉한 편은 아니에요.
세 번째는 경쟁 심화예요. 삼성물산, LG 같은 대형 건설사들이 모듈러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요. 지금은 엔알비가 앞서 있지만, 대기업이 자본을 쏟아붓기 시작하면 기술 선점 우위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울 수 있어요.
네 번째는 물류 리스크예요. 공장이 전라북도 군산·김제에 몰려 있어요. 수도권 공사 현장까지 대형 모듈을 운반하려면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아요. 대형 프로젝트 여러 개가 동시에 몰리면 생산 병목이 생길 수도 있어요.
다섯 번째는 기술 전환 위험이에요. 2024년에 철골 방식에서 PC 방식으로 생산 전략을 바꾸면서 실적이 일시적으로 빠진 적이 있어요. 앞으로도 기술 전환이 생기면 비슷한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좋아요.
7. 지금 주가, 비싼 걸까요?
PER은 보통 "지금 엔알비의 주가가 연간 이익의 몇 배인가"를 보는 지표예요. 원금을 이익으로 회수하는 데 몇 년이 걸리냐는 감각이에요. 그런데 엔알비는 지금 순이익이 마이너스예요. 이익이 없으니 PER이 의미 있는 숫자로 나오지 않아요.
그래서 지금 주가를 평가할 때 쓸 수 있는 지표는 PBR이에요. 2025년 기준 PBR은 1.88배예요. 이건 "시장이 엔알비의 장부 자산 가치보다 1.88배 비싸게 본다"는 뜻이에요. 달리 말하면, 지금 보유한 공장과 설비, 자본의 가치 이상으로 미래 성장 가능성에 프리미엄을 얹어 사는 셈이에요.
지금 주가(7,430원, 시가총액 약 810억 원)에는 엔알비가 단순히 지금 버는 것 이상, 즉 모듈러 시장이 커지면서 생산 CAPA가 실적으로 이어질 거라는 기대가 담겨 있어요. 시장이 그 기대에 돈을 걸고 있는 것이죠.
5번에서 짚은 것들, 즉 생산 능력이 실제 수주로 채워지는지, 이자 부담이 줄어드는지, 특별법이 통과되는지를 확인하면서 그 기대가 현실로 바뀌어 가는지를 지켜보는 게 중요해요. 기대가 실적으로 확인되면 지금 주가의 의미가 달라지고, 그렇지 않으면 프리미엄이 흔들릴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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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기준: 2025 FY + None T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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